루이비통 디자이너가 만든 이케아 가구
아블로(V): 내가 만드는 모든 제품에는 더블 미닝(double meaning)이 있다. 내 디자인 철학은 ‘tourist’와 ‘purist’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가구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패션에 목숨을 거는가 하면, 어떤 이는 단순하게 즐길 뿐이다. 난 두 가지 유형 모두를 위해 디자인한다. 제품은 표면적으로 봤을 때도 매력적이지만, 내면의 의미도 있어야 한다. 따옴표를 쓰는 건 내가 ‘관습’, ‘ 컨벤션’에 던지는 도전이다. “의자”는 과연 무엇인가? “카펫”, “침대”는? 따옴표는 보는 이에게 질문을 유도한다. 카펫은 그저 카펫에 불과한가? 가방은 조각이 될 수 없나?
모스트(M): 버질은 벽에 예술 작품으로도 걸 수 있는 카펫을 만들고 싶어 했다. 예를 들어 영수증 카펫에는 실제 판매가를 새겼는데, 이런 식으로 작은 유머를 삽입하는 건 전형적인 그만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V: 이케아는 홈 퍼니싱 분야에서 최고의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나와 협업하는 브랜드는 모두 핵심 가치,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이케아 역시 그렇다. 내가 디자이너로서 가진 임무는 그 역사를 현대 문화와 결합하고 오늘날의 청년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또 나는 이케아의 디자인 과정뿐만 아니라 생산, 배송하는 과정에서도 무언갈 배울 수 있었다. 이케아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을 준다. 그게 바로 참된 협업이라고 생각한다.
V: 우리가 인류로서 지구를 더 풍족하게 만들어야 하는 의무와도 같다. 데모크래틱 디자인은 보다 더 많은 이에게 닿는 방법이기도 하다.
M: 버질은 처음부터 원하는 바가 뚜렸하지만, 대량생산의 조건에 맞추는 것에 오픈마인드를 가졌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컬렉션을 만들 수도 없었겠지. ‘원오프’, ‘유니크’한 의자를 만드는 건 쉽지만, 그 프로토타입을 산업적으로 제작하는 건 또 다른 챌린지다. 버질은 이케아의 생산 과정에 대해 배울 준비와 유연한 마음가짐,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있다.
V: 내 머릿속에 의자를 디자인하고 원하는 소재를 찾는다고 해서 그걸 무작정 만들 수는 없다. 결국 바꿔야 하는 디자인은 있었지만, 타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