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음악세계, 어떻게 예술로 작용했나

조회수 2018. 6. 19. 18: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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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Ryuichi Sakamoto: Coda, 2017)
글 : 양미르 에디터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거장을 말할 수 있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마지막 황제>(1987년)로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을 받은 영화음악 감독부터, <전장의 크리스마스>(1981년) 등에 출연한 배우이자 모델(물론 이 작품엔 영화를 모르더라도 음악은 들으면 알 수 있는 그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가 들어있다), 그리고 뉴에이지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두 섭렵한 아티스트까지.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이 작품은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개인의 업적'이 아닌,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방사성 물질 노출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반핵활동가'로 나선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 상황에서 그는 쓰나미로 부서진 피아노를 찾으며 연주를 한다. 그 피아노에서 나오는 소리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조율된 피아노의 그것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류이치 사카모토는 "피아노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소리겠지만, 쓰나미를 겪은 피아노는 자연이 되돌린 소리라 더 애착이 간다"라고 말했다.
더 안전하고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반핵 활동을 하는 그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2014년 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는 평소 존경하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제의에 음악 현장으로 복귀한다. 그렇게 나온 OST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년)였다. 한 인간의 생존기를 담은 영화와 그의 상황은 어쩌면 동일 선상에 놓인 것은 아니었을까?

스티븐 쉬블 감독은 최대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듯한 연출을 펼친다. 그의 과거와 현재는 교차되며 편집된다. 또한, 류이치 사카모토를 바라보는 장면은 다소간 흔들린다거나, 줌을 갑자기 들어가는 등 일부 쇼트들이 고정되지 않고 불균질하게 움직인다. 이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1980년대 사람이 건반을 누를 수 없는 속도로 연주되는 컴퓨터 전자음악부터, 현재 새 지저귀는 소리가 넘쳐나는 숲속과 비가 내리는 집 앞 등 자연의 소리를 찾아 연구하는 그의 모습까지.

우리는 소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예술로 작용하는지를 이 작품을 통해 배워볼 수 있다. 다만, 다소 느긋하게 전개되는 작품을 보고 지루해할 관객이 등장할 수 있다.

2018/06/17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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