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인물인가요?"..우리동네 미모 은행원의 과거

조회수 2020. 9. 18.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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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가 우리동네 은행원? "제가 정말 쓰고 싶은 '왕관'은요.."
'미스전북眞' 출신 전북은행 이눈솔 계장
대학 시절, 주변 권유로 대회 나갔다가 입상
미인대회 참가 경험 살려 유능한 은행원으로 성장중

“키도 크고, 웃는 얼굴도 예쁘고…. 미스코리아 해도 되겠네.”


전북 익산의 전북은행원광지점에서 일하는 3년차 은행원 이눈솔(25) 계장은 종종 나이 드신 고객들로부터 칭찬을 듣는다. 평소 싹싹하고 예의 바른 직원을 격려해주는 마음에서 한 덕담일 것이다.  


그런데 이 계장은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흠칫한다. 이 계장은 ‘2012년 미스전북 진(眞)’이다.


“고객들이 칭찬해줘도 ‘감사하다’고 웃을 뿐, 제 이력을 말씀드리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좀 민망해서요.” 

출처: 전북은행 제공
'2012 미스전북 진' 출신의 전북은행 이눈솔 계장. 종종 사내 모델로도 활동한다.

얼떨결에 나간 대회에서 ‘미스전북眞’ 선발

이 계장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간 것은 전북대 3학년 때다. 2011년 말 친구따라 우연히 간 미용실에서 원장으로부터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고민 끝에 출전을 결심했다.


“제가 사실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려요. 뭐든 주저할 때가 많았어요. 인생에서 한 번쯤은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다른 목적이 있어서 나간 것은 아니고요.”

출처: 이눈솔 계장 제공
2012년 4월 열린 미스코리아 대회 전북지역 예선에서 이눈솔 계장이 무대를 걷고 있다

이듬해 대학을 휴학하고, 두달여간 거의 매일 미용실로 나가서 6명의 다른 참가자들과 ‘특훈’을 받았다. 60대 노(老)원장으로부터 무대 위에서 걷는 법, 말하는 법, 정중하게 인사하는 법 등을 배웠다. 알고보니 원장은 전북 지역 미스코리아 양성의 ‘대모’였다.


2012년 4월 이 계장은 ‘미스전북 진’의 영예를 안았다. 177㎝의 큰 키와 단아하고 상냥한 미소,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후 전북 대표로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에 나가,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모인 50여명과 경쟁했으나 입상에는 실패했다.  

2012 미스코리아 대회 지역 예선에 참가한 이눈솔 계장

“전국 대회에 나가보니 오랜 기간 준비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도 많았어요. 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 놀랐던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세상이 또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대회 출전을 마치고 학교에 복학하니 유명 인사가 돼 있었다. “아나운서나 연예인을 준비해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남들 앞에 서는 것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 계장은 4학년이 되면서 진로를 은행원으로 정했다. 경영학을 전공하며 경제나 금융에 흥미를 느꼈고,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이어서 은행원과 잘 맞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계장은 전북은행의 ‘미인대회 출신’ 특별채용을 통해 2015년 3월 입행했다. 

출처: 이눈솔 계장 제공
전북은행 원광지점 이눈솔 계장

전북은행, 미인대회 출신 특채…“업무 성과도 좋은 편”

전북은행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1989년부터 지역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전북 지역 미인대회 출신에게 입행 기회를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까지 30명의 미인대회 출신이 전북은행에 입행했다.


미인대회 특채라도 학점과 토익 등 공인영어성적이 하한선을 넘겨야 하고, 공채만큼은 아니지만 경쟁이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미인대회라고해서 외모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소양이나 인성, 학식 등을 모두 심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미인대회 입상자는 어느 정도 검증받은 인재로 여긴다”며 “입행 후 업무성과도 좋아서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봉사활동 갔을 때의 이눈솔 계장

미인대회에 나갔던 경험은 이 계장이 은행 업무를 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국 대회에 나가면 2개월 가량 합숙하면서 많은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을 통해 단기 목표 여러 개를 하나씩 달성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대회 참가자들과 합숙하면서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요령을 터특한 것도 고객 응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다. 

출처: 전북은행 제공
은행 지점에서 업무를 보는 이눈솔 계장

“미인대회에 나갔던 것은 소중한 추억이고, 후회하지 않아요. 미인대회 출신이라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면서 얼마든지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스코리아 대회 시상식처럼 회사에서 제 머리에 '왕관'을 씌워줄 수 있을 정도로 능력있는 은행원이 되고 싶습니다.”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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