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꼴찌가 내놓은 19금 아이디어로 대박난 회사

조회수 2020. 9. 18. 13: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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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이 인턴 키우는 회사 "수억원짜리 컨설팅 보다 인턴 아이디어가 낫다"
6월 25일까지 로엔엔터테인먼트 대졸 공채
공채에선 논리력, 인턴에선 끼를 우선으로
연차 상관없이 다양한 업무 맡을 수 있어

#무늬 없이 분홍색 페인트가 칠해진 방. 20대 남녀 두 명이 앉아있다. 이들 앞에는 술병과 나무 막대기가 쌓여있다. 나무 막대기를 하나씩 뽑으며 질문을 한다. "나랑 있을 때 몰래 방귀 뀐 적 있어?" "가장 최근에 나한테 거짓말 한 적 있어?" 솔직하기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나오면 술을 마신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다.

최근 화제가 된 동영상의 한 장면. 이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서 100만회, 유튜브에서 54만회 재생됐다. 제목은 '취중젠담'. 나무 막대를 쌓아두고 하나씩 뽑는 보드게임 '젠가'를 활용한 진실게임이다. 등장 인물은 실제 사귄지 200일 된 일반인 커플이다. 

취중젠담은 콘텐츠 제작사 '크리스피 스튜디오'가 만든 시리즈물이다. 지난 4월부터 '처음 보는 남녀' '엄마와 딸' 등 같은 콘셉트로 등장인물을 달리해 동영상 14개를 만들었다. 이 영상들은 모두 합쳐 두 달간 1000만회 이상 재생됐다.


크리스피스튜디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의 자회사다. 2016년 뽑은 1기 인턴 4명을 정식 채용해 만들었다. 로엔 관계자는 "이들은 인턴 기간인 6주 동안 내내 꼴찌였다"며 "하지만 마지막 평가에서 B급 영상으로 뉴미디어 세상을 흔들겠다며 '야매기획'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최종 1위를 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 팀의 멘토로 활동했던 차주현(29) 로엔 멜론서비스 1팀 매니저. 2013년 공채로 입사한 차씨가 대졸 공채 입사와 인턴 활동에 대한 팁을 소개한다. 로엔은 6월 25일까지 대졸신입 사원 공채 지원서를 받는다.(로엔터테인먼트 입사가이드 가이드 바로가기) 인턴 전형인 '넥스트 뮤직 라이프 인턴십'은 지난 6월 20일 지원을 마감했다. 

출처: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차주현 로엔엔터테인먼트 매니저

막연히 '로엔이 좋다' 대신 구체적 관심 필요

차씨는 로엔 내부 우수 직원 그룹인 '하이포’(하이 퍼포머·High performer의 줄임말)' 소속이다. 다양한 직무를 하는 30여명이 속한 그룹에서 차씨는 가장 어리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굵직한 프로젝트의 매니저를 맡아 성과를냈다"라는 평가다. 현재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과 함께 디지털 음원 플랫폼인 멜론 관련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그는 "로엔은 연차에 상관없이 직원의 가능성을 보고 업무를 준다"라며 "의사 결정과정에서 실무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로엔 입사 전 스타트업에서 1년간 인턴을 했다. 지금은 없어진 소셜미디어 큐레이션 서비스 '커빙'이라는 회사였다. 당시 담당한 서비스기획 업무가 성격과 관심사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 로엔에 지원했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숫자와 영업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콘텐츠를 다루면서 수평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로엔에 지원했습니다."


차씨는 입사 비결로 "인턴을 하면서 콘텐츠 마케팅·서비스기획 업무를 잘 아는 편이었고, 학교 수업에서 로엔의 주력 사업이었던 '멜론'에 대해 케이스 스터디를 해본 게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입사 후 멜론 검색서비스 개선 프로젝트 등을 맡았다.

출처: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차주현 매니저는 디지털 음원 플랫폼 멜론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차씨는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뭔가를 새로 만드는 것과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즐거워하는 걸 좋아한다면 기획자가 천직"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기획 분야 지원자를 위해 3가지 조언을 했다.


① 최대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서비스가 만들어진 이유를 분석해보면 좋다.

② IT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게 지속적으로 기술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다.

③ 최종 목적은 사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므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차씨는 "로엔에선 업무를 전문적으로 배우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라며 "디지털 음원 업계 1위라는 자부심도 함께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턴 1기로 활동하다가 정규 직원이 된 크리스피 스튜디오 직원들

공채와 인재상 다른 인턴 

공채 출신인 차주현 매니저는 2016년 1기 인턴 멘토로 활동했다. 로엔의 인턴 프로그램인 '넥스트 뮤직 라이프 인턴십'은 "젊은 열정과 당돌한 끼를 가진 인재를 뽑아 실무를 체험하게 하자"를 목표로 만들었다. 처음 인턴을 모집한 2016년 1000명 넘는 지원자 중 24명을 선발했다.


로엔은 공채와 인턴을 뽑을 때 각각 인재상이 다르다. 공채에서는 논리적이고 직무별 업무 역량이 있는 인재를 뽑는다. 인턴은 음악 사업에 대한 마니아적 기질과 생각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인턴은 서류전형에서 이름, 연락처, 주소, 학교 및 전공만 본다. 김성은 로엔 피플앤컬처팀장은 "보편적 능력보다는 창의적이고 끼를 가진 사람을 뽑기 위해 1분 자기PR 영상, 면접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인턴십 기간은 6주. 모두 마치면 300만원의 급여를 준다. 정규직 사원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근무한다. 선배 직원과 팀을 만들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실무자 뿐 아니라 박성훈 로엔 공동대표도 평가에 참여한다. 성과에 따라 정규직 전환도 가능하다.


차씨는 "스펙 대신 '끼'를 보고 뽑기 때문에 창의적인 인재가 많이 모였다"라며 "전형적인 선발 제도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만들다보니 결과물이 신선하다"라고 말했다.


박성훈 로엔 공동대표는 "수억원짜리 경영 컨설팅보다 젊고 열정을 가진 인턴들에게 어떤 시도든 해보라고 자리를 깔아주는 게 더 효과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2017년 하반기에 새로 선보일 서비스와 신규 사업 상당수가 인턴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라는 설명이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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