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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환하게 웃게 만든, 이 '꽃을 든 남자'의 정체

조회수 2020. 9. 24. 01: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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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배우 위해 오디션 정보 공개한 '스타' 캐스팅 디렉터 양성민
임수정·김현주 소속사 대표 양성민
영업사원 출신 캐스팅 디렉터
소셜미디어에 연예계 스폰서 관련 의견 밝혀

지난 2015년 5월 인기스타 한효주가 한 권의 책을 들고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그녀뿐 아니라 김소현, 변요한, 경수진, 이청아, 한보름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인증샷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책 제목은 '배우를 찾습니다'. 배우를 꿈꾸지만 방법을 몰라 막막한 이들을 위한 책이다. 노출, 성형수술처럼 민감하지만 공론화하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터놓고 조언했다. '배우 필독서'로 꼽히는 이 책은 1만5000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책을 쓴 YNK 엔터테인먼트 양성민(39) 대표는 "무명배우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어 글을 썼다"고 했다. 그는 출판 당시 CJ E&M 캐스팅 디렉터였다. 양성민 대표를 만나 배우와 매니지먼트 상생 전략에 대해 물었다.

출처: 양성민 인스타그램 캡처
김소현, 한효주 등 수많은 배우가 그의 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어떻게 엔터업계 일을 시작했나

"2004년 공채로 CJ 제일제당 영업부에 입사했습니다. 3년 동안 좋은 실적을 올리자 인사 담당자가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묻더군요. '숫자로 증명하는 영업 말고 글로 나를 보여주고싶다'고 했죠. 불문과를 졸업해 영화 보고 글 쓰는 게 취미였거든요. 그 후 그룹 홍보실로 옮겼습니다. CEO 스피치, 담화문을 작성하는 일을 약 3년 정도하다 CJ E&M으로 갔죠."


-CJ E&M TAR/캐스팅 팀 팀장으로 일했다는데

"TAR(Talent Artist Relationship)팀은 제작진과 연예인을 매칭하는 일을 했습니다. CJ E&M에 수많은 기획물이 있는데 막상 콘텐츠에 맞는 사람을 캐스팅하려면 시간이 걸렸어요. PD나 감독들도 연예인 개인 성향을 잘 모르거든요. 서로 니즈를 파악해 연결해주는 부서였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저예산 영화에 박보영 캐스팅에 성공한 양성민 대표

그는 모두 '어려울 것 같다'는 캐스팅을 해냈다. 5억원 규모의 저예산 영화 '돌연변이'가 그 예다. 제작진은 상상도 못했던 박보영과 이광수라는 몸값 높은 배우를 섭외한 것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만 좋다면 출연하겠다는 마음이 있었던 배우들이었습니다. 평소 친분으로 그런 성향을 잘 알고 있었죠. 개런티의 10분의 1에 불과한 금액으로 섭외에 성공한 비결입니다."


배우에 대해 많은 정보가 그에게 모였던 비결은 특유의 친화력에 있다. 톱스타건 무명배우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게 그의 신조다. "제 앞에 원빈이 있다 해도 톱스타 대하듯 특별히 하진 않으려 해요. 그래서 배우들도 저를 편하게 대하죠. 더 많은 업계 상황, 배우 속마음을 알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출처: 양성민 페이스북 캡처
'연예계 스폰서'에 관해 의견을 밝힌 페이스북 게시글

톱스타나 무명배우나 모두 같은 존재라 생각하는 양성민 대표는 '공평한 기회'를 위해 힘쓴다. 그는 소셜미디어로 '업계 관계자들'만 알고 있던 캐스팅 과정을 공유했다. 많은 배우 지망생들이 오디션에 지원 방법조차 몰라 시간 낭비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였다. 처음 페이스북에 썼던 '신인 배우 회사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는 글은 공유가 600회 이상이다. 이런 반응에 힘입어 2015년 5월 낸 책이 바로 '배우를 찾습니다'다.


-책은 무슨 내용인지

"배우 지망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담았습니다. 대다수가 정보나 네트워크가 부족합니다. 선뜻 아무 회사와 계약해 금전적 피해를 본다던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허송세월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제대로 된 정보가 중요하단 생각에 책을 냈어요. 지금은 좀 더 다양한 케이스를 고려한 '배우를 찾습니다' 2권 집필 중입니다."


-무명배우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캐스팅 권한을 가진 이들이 무명배우를 만나면 두 가지 반응을 보여요. '넌 안되겠다' 혹은 '하고 싶다면 해봐야지'거든요. 저는 후자입니다. 제 도움으로 오디션에 합격한 이들은 나중에 제가 필요할 때 어떤 보답이 될지 모르는 겁니다. 배우 이종석씨를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얘길 해줬으니까요."


양성민 대표는 2016년 2월 CJ E&M에 사표를 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이름을 건 매니지먼트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CJ는 그를 붙잡는 대신 YNK 설립을 도왔다. 양 대표가 재직 당시 이끌던 팀원을 YNK로 보냈고, CJ가 직접 YNK에 지분투자를 할 정도였다.


그와 시작을 함께 한 배우가 임수정이다. 여러 회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던 그녀였다. 양대표와 이전부터 캐스팅을 해오던 인연이 있었다. 김현주, 김인권 같은 연기파 배우가 신생 엔터테인먼트 YNK에 찾아온 이유도 양성민 대표에 대한 신뢰도 때문이었다. 현재 YNK 소속 배우는 총 7명이다. 

"배우 전문가를 꿈꾼다"는 양성민 대표

-매니지먼트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

"소속사 수익 배분율은 배우 위치나 개런티에 따라 다릅니다. 톱스타가 소속한 경우 회사에 많은 이익이 되죠. 하지만 리스크가 크고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관건은 신인 배우를 키워 개런티를 올리는 일인데 모든 회사가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쉽게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배우 출연료는 어떻게 정해지나

"보통 전작 기준으로 결정합니다. 최근에는 제작비가 많이 낮아지는 추세라 상승보다는 유지하는 경우가 많죠. 신인은 역할이나 출연 횟수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잠깐 등장하는 주인공 친구는 보통 몇십만 원에서 시작해 고정 출연하면 회당 100만원 정도입니다. 신인이 두 번째 드라마 주인공을 맡을 땐 회당 200만~300만원 정돕니다."


-연예인은 돈을 쉽게 많이 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기사가 나와 부각되는 것뿐이죠. 어떤 직업이든 상위 집단은 수익을 독점해요. 연예인은 운동선수처럼 프로의 세계입니다. 이미지를 유지하고 관리하는데도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듭니다.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는 건 합당하다 생각해요."

출처: 양성민 페이스북 캡처
2017년부터 YNK 소속 배우가 된 임수정

-연예계 산업 어떻게 전망하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 채널이 많아지면서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가 없어졌어요. 공중파 편성이 아닌 콘텐츠 싸움입니다. 추자현 남편 우효광 씨도 기존 공식이 무너진 경우죠. 사드(THAD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한중간 관계가 경직된 측면이 있었는데 역발상으로 추자현·우효광 부부가 화합하는 모습이 문화적으로 통한 거라 생각해요."


그는 2017년 9월부터 KAC 한국예술원 매니지먼트 전공 신임 교수로 강단에 선다. 앞으로 어떤 후배를 양성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 일의 본질은 소통과 서포트입니다. 스스로 희미해진대도 아티스트를 주인공으로 만들겠다는 희생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간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모여요. 제가 그랬으니까요."


글 jobsN 김지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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