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혹은 사회주의? 현실을 반영한 듀랑고 경제시스템

조회수 2018. 2. 19. 15: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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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랑고 경제, 유저들에 의해 계속 변한다

지난 1월 25일 출시된 <야생의 땅 듀랑고>가 모바일 게임시장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 시스템. 듀랑고의 경제는 현실을 반영하듯 사실적이고 실험적인 요소가 많다. 온라인게임 세상에서 경제활동은 주요 콘텐츠로 여겨 진지 오래다. 듀랑고 또한 예외가 아니다. 게임 속 다양한 경제시스템을 현실의 경제와 비교해 봤다.

듀랑고 경제의 핵심은 수렵과 채집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누구나 나무를 베고, 풀을 뜯고, 불을 피우고, 도구를 만드는 등 기본적인 생존방식을 배우게 된다. 이런 단순한 작업들이 듀랑고 세계의 경제를 이끄는 근간이다. ‘울티마 온라인’ 같은 고전 MMORPG에서도 수렵과 채집활동을 기본으로 한다. 

채집경제 단계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때문에 듀랑고는 다른 MMORPG와는 달리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시작하면 장비를 맞추고 캐릭터를 육성하기 바쁜 다른 게임들에 비해, 듀랑고는 한 두 가지 능력만 가지고도 여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렸다.

듀랑고는 전문가와 분업의 사회다. 수렵과 채집경제는 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요구한다. 누구는 옷을 만들고, 누구는 집을 짓고, 누구는 공룡을 사냥해야 한다. 모든 것에 능한 만능캐릭터는 오히려 이도 저도 못하는 어정쩡한 캐릭터가 될 수 있다. 

듀랑고의 사회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들만 인정받는다. 자기가 못하는 일은 다른 플레이어와의 분업으로 해결할 수 있다. 분업은 ‘애덤 스미스’의 경제이론을 이상적으로 구현한 사례다. 그는 생산과정을 세부적이고 전문화된 공정으로 분할할 때 생산량이 극대화 된다고 말했다.

전문화와 분업은 게임 속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까지 게임들은 힘과 권력을 가진 소수가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듀랑고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사회를 구축해나가는 공동체 사회다. 그래선지 게임에선 잉여 인력이 없다. 한 두 가지 기술만 터득하면 어디에서나 인정받을 수 있다.

▲ 사유지는 입지조건이 중요하다. 배산임수는 게임이나 현실이나 명당의 조건이다.

부동산도 중요한 경제 시스템이다. 듀랑고에선 돈보다 땅이 더 중요하다. 돈은 거래의 수단이지만 부동산의 부의 척도다. 사유지가 넓은 유저는 그만큼 부자로 통한다. 부동산 입지조건도 중요하다. 현실에서도 지역에 따라 땅값이 다르듯, 자신의 사유지가 어디 위치하느냐 따라 가치가 다르다.

예를 들어 배산임수의 조건을 가진 땅(통발을 설치할 수 있는 강에 근접하고, 갈대가 많은 지역은 소위 금싸라기 땅으로 통한다)이나, 워프홀과 가까운 지역 등이 명당이다.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명당을 선점하기 위한 거대부족간의 다툼도 심하다. 채팅으로 서로를 비난한다든지, 심지어 남의 사유지 한가운데로 들어가 ‘알박기’를 하는 얌체족도 있다. 

듀랑고의 부동산 정책은 현실을 가장 많이 반영했다. 듀랑고는 유저들의 부동산에서 세금을 걷는다. 사유지가 넓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현실로 치면 집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종합부동산정책 정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땅이 넓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세를 내지 않기 위해 각종 편법 및 탈세행위가 유행하기도 했다. 

▲ 사유지를 유효기간을 연장하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듀랑고의 경제시스템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경제를 혼합한 형태로 진행된다. 플레이어의 사유재산을 보장하는 자본주의 논리를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공유하는 사회주의적 모습도 보여준다. 듀랑고는 사유재산이 철저히 보장한다. 사유지 내의 물건에 아무도 손을 못 대게 할 수 있고, 반대로 누구든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권한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길거리에 널린 풀 한 포기라도 남의 사유지에 있으면 손을 댈 수 없다. 유저간 거래는 자본주의 논리를 따른다. 죽은 다음 부활을 요청 할 때도 시스템적으로 보상을 내걸어야 하고, 누군가 공룡에게 쫓기고 있을 때 잡아주면 상대방의 경험치와 도축권한을 나눠 가질 수 있다.

부족단위에선 사회주의적 분배방식을 채택했다. 자원이나 물건들을 부족창고에 넣어두고 서로 나눠가질 수 있다. 창고에서 필요한 자원을 가져다 쓸 수 있고 필요 없는 물건을 맡길 수 있다. 기존 게임에선 개인 아이템은 팔거나 버리는데, 듀랑고에선 나누는 방식이다. 듀랑고의 경제는 지금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변화의 주체는 유저들이다. 유저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게임 속 환경을 발전시키고 있다. 듀랑고의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 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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