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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전량 매도와 스톡옵션, 배재현 부사장에 관한 이야기들

조회수 2017. 6. 29. 18: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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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배재현 부사장과 리니지 M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과 논란들

엔씨소프트 배재현 부사장을 둘러싼 논란이 엔씨소프트가 이사회 의결 사항을 알린 뒤에야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22일, 배 부사장이 스톡옵션으로 엔씨소프트의 신주 1만 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 부사장은 <리니지 M> 출시를 앞둔 6월 중순 자신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주식 전량(8,000주. 0.04%)를 팔았다. 출시 하루 전인 20일, 출시 버전에 '거래' 기능을 빠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11% 가량 폭락했다. 그날 저녁 배 부사장의 지분 매각 사실이 공시를 통해 알려지며 ​내부자 거래 논란부터 퇴사설까지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엔씨소프트는 배 부사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납입금과 소득세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 해명했다.


22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스톡옵션에 대한 해명은 증명된 모양새다. 하지만 유저·투자자의 일부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채 불씨를 남겼다. 지난 13일부터 22일 사이, 엔씨소프트와 <리니지 M>, 그리고 배재현 부사장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과 논란을 정리했다.


※ 스톡옵션: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량의 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보통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


# 하루 전 시스템 변경 공지, 주가 폭락, 그리고 임원의 주식 매각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20일이었다. 20일 오후, 시장에 <리니지 M> 출시 버전에는 거래 기능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다는 정보가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또한 20일 오후 3시 30분경, 공식 커뮤니티 공지로 이 사실을 알렸다.


엔씨소프트는 당초 <리니지 M> 홍보 영상에 두 유저가 원작의 유명한 무기인 '진명황의 집행검'을 거래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거래'를 게임의 중요한 요소로 홍보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심의 문제가 발생했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하루 전,​ 12세 이용가 출시를 위해 이 요소가 출시 버전엔 포함되어 있지 않는다고 알렸다. 7월 5일 전까지 거래소를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는 20일, <리니지 M>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게임 출시 버전엔 '거래' 기능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알렸다.

이런 엔씨의 사정과 별개로, 게임을 기다린 기다린 유저들은 실망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엔씨소프트의 주가 또한 폭락했다. 20일 오후에만 주가가 11% 이상(4만 8,500원) 떨어졌을 정도다. <리니지 M>의 흥행을 예상하며 엔씨소프트 주식을 구매한 투자자들은 분노했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저녁, 엔씨소프트는 전자공시를 통해 배재현 부사장이 지난 13일과 15일 자신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주식 8,000주를 모두 매각했다고 알렸다. 배 부사장은 약 33억 원을 얻었다.


출시 하루 전 시스템 변경 공지, 주가 폭락, 그리고 그 전에 있었던 게임사 주요 임원의 주식 매각. 이 셋은 한데 얽혀 폭발적인 논란을 만들어 냈다.

엔씨소프트는 20일 저녁, 배 부사장이 지난 13일과 15일에 그가 보유한 엔씨소프트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 내부자 거래 논란부터 퇴사​설까지. 배 부사장을 둘러싼 논란들


가장 먼저 나온 얘기는 '내부자 거래' 이슈였다. 배 부사장이 <리니지 M> 출시 버전에 거래 기능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엔씨소프트 주가가 떨어지기 전 주식을 판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참고로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회사내부자가 직무와 관련해 알게 된 미공개 중요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거나 이를 이용해 주식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다. 갑작스러운 거래소 미포함 공지 때문에 손해를 본(혹은 그렇게 생각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당연히 문제시 할만한 부분이다. 실제로 일부 사람들은 이에 대해 금융위윈회에 제보를 했고, 위원회는 이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다른 논란은 회사 임원으로서 이것이 적절한 행위였냐는 것이다. 회사 임직원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주식 거래는 자유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회사 임원들의 주식 거래 이슈는 적지 않은 파급력을 가진다. 그 회사를 가장 잘 알고 있는(정확히 말하면 외부에서 그렇게 인식되는) 사람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회사의 부사장이 자사의 주력 타이틀이 나오기 직전에 자신이 가진 모든 주식을 처분했다. 회사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행동이다. 엔씨소프트 주주들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만한 부분이다.


마지막은 배재현 부사장 퇴사​설이다. 이것은 앞서 얘기한 임원으로서의 행보 논란의 연장선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배 부사장의 보유주 전량 매도는 엔씨소프트의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행보다. 만약 배 부사장이 계속 엔씨소프트에 있다면 해서 좋을 것이 없는 행동. 그렇다면 그가 엔씨소프트를 떠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흐름에서 나온 이야기다.

# 엔씨소프트 "스톡옵션 행사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


엔씨소프트는 배재현 부사장의 보유 주식 전량 매도가 '스톡옵션'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배재현 부사장이 가지고 있는 스톡옵션 중 일부를 행사하려 하는데, 이 때 필요한 주금납입금과 소득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와 함께 배 부사장이 이후 스톡옵션으로 기존보다 더 많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배 부사장은 2013년 2월, 엔씨소프트 이사회로부터 5만 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받았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14만 원'이다.


엔씨소프트의 해명은 22일 이사회 의결 사항이 공개되며 사실로 드러났다. 이사회 의결에 따르면 배재현 부사장은 스톡옵션으로 엔씨소프트 신주 1만 주를 구매할 예정이다. 그가 이전에 보유했한 주식보다 2,000주 더 늘어난 숫자다.


달리 보면, 배 부사장이 13일과 15일 주식을 처분한 까닭은 <리니지 M>으로 엔씨소프트 주가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보유 주식을 처분해 스톡옵션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셈이다. 스톡옵션은 주식 구매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주가가 높을 때 행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배 부사장의 이번 스톡옵션 행사는 그의 주식 처분을 전제로 했던 사퇴설 또한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게 한다. 13일과 15일 주식 매도가 진짜(?) 매도가 아니라, 스톡옵션으로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22일 공개한 이사회 의결 사항

# 그렇다면 내부자 거래, 모럴 해저드 이슈는?


단, 이번 배재현 부사장의 스톡옵션 행사가 시중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해명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내부자 거래' 이슈다.


배 부사장이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주식을 판매한 사실과, 배 부사장이 <리니지 M> 출시 버전에 거래 기능이 빠질 것을 알고 그것이 알려지기 전 주식을 매도했다는 의혹은 별개다. 둘은 함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배 부사장은 보유한 회사 주식에 변동이 있을 때 이를 공시하는 주요 임원이기 때문에, 금방 밝혀질 사실을 가지고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엔씨소프트 측도 내부자 거래는 아니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을 개운하게 납득시킬 수 있는 해명은 아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금융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밝혀질 전망이다.

내부자 거래 이슈와 별개로, 임원진으로서의 행보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물론 배 부사장 개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주가가 역대 최고 오른 시점에서 가진 주식을 처분하고 그렇게 확보한 현금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회사의 주력 타이틀이 나오기 직전, 회사 임원이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밖에 없다. 회사는 물론 투자자 차원에서도 좋은 얘기가 나오기 힘든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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