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한 명씩 사라지는 충격적인 연극
마티아스 빈터베르크 독점공연으로 공포를 잊으세요. 음식도 드립니다."
핵 참사로 폐허가 된 도시, 누군가가 연극 홍보를 시작했다.
그는 재난 상황을 잠시 잊어보라는 달콤한 말을 늘어놓았다.
국립 극단의 배우였던 레오도 마찬가지.
남편 야코브는 이 시기에 갑자기 음식까지 주며 연극 공연을 한다는 것이 의심스러웠지만, 레오는 그를 설득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잠시라도 딸 알리스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레오의 가족은 물론이고 여러 생존자들이 삼삼오오 호텔로 모였다. 오랜만에 격식을 갖춘 옷차림을 하고서.
약속한대로 음식이 준비됐고, 모두 정신없이 식사를 했다.
이 얼마만에 먹어보는 고기인지, 황홀할 지경이었다.
이 공연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지 않습니다. 줄지어 선 객석도 없어요. 막간 휴식도 없습니다.
이 호텔이 우리의 무대입니다. 이 문들을 열고 나가서 흥미가 이는 건 뭐든 해보세요.
오늘 밤 일어나는 모든 일은 연출된 것임을 명심하세요. 모두 다 공연입니다."
레오와 야코브, 알리스도 조심스럽게 호텔의 곳곳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마티아스가 설명한대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호텔 곳곳에서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떤 배우들은 싸우기도 했고, 어떤 배우들은 마치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감동적인 재회의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레오의 가족은 배우 중 한 명인 라켈을 따라가기로 했다.
중년 여성인 라켈은 같은 공간에 있는 레오의 가족을 아랑곳 하지 않고 마티아스와 대화를 나눴다.
야코브는 이 연극이 여전히 수상했지만, 알리스는 연극에 꽤 집중한 듯 보였다.
알리스는 라켈의 뒤를 따라가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호텔 구석구석을 살피던 레오의 눈길을 잡은 것은 한 그림이었다. 염소의 머리가 그려진 그림.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던 레오는 기겁을 하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깜빡였어. 분명 깜빡였다고!
그림 속 염소의 눈이 깜빡거린 것을 본 것이다.
분명 레오는 그 모습을 봤지만, 야코브가 다시 그림을 살폈을 때는 평범한 그림일 뿐이었다.
이상한 일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호텔 안에서 사라진 사람은 알리스 만이 아니었다.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던 라르스도 아내와 딸을 찾아헤매고 있었다.
분명 이 호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가족을 찾아다니는 사이 이들은 가면의 존재를 완전히 잊었다.
배우과 관객을 구분할 수 있는 그 가면을.
공포의 연극이 펼쳐진 그날 밤의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살육호텔'이다.
지금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