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라진 남편을 '이곳'에서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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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도중,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그리고 그런 남편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났다면 기분이 어떨까.
절대 느껴보고 싶지 않은 그 기분을 느끼게 된 주인공이다. 아나라는 이름의 여인.
1990년대 미국 마이애미에서 살고 있는 여성으로 이혼의 아픔을 딛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다.
여기서 주목할 건 아나의 남편이 지니고 있는 특이한 이력이다.
이름 후안 파블로 로케. 아나가 그와 처음 만났을 당시 그는 마이애미에서 꽤나 유명한 스타였다.
왜냐고? 쿠바에서 미국으로 무려 헤엄쳐서 건너온 망명자였기 때문.
쿠바에서 파일럿이자 군 장교로 복무 중이던 후안 파블로 로케는 쿠바 체제에 불만을 품고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
그 먼 거리를 헤엄쳐서 오다니... 여러모로 대단한 남자.
게다가 친절하고 매너도 좋고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했다.
이러니 아나가 반해, 안 반해?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끌렸고 뜨거운 열애 끝에 결혼까지 결심하게 된 것이다.
높은 유명세를 자랑하듯 두 사람의 결혼식은 그야말로 세기의 결혼식을 방불케 했다.
수많은 하객들이 이들을 축하해줬고 거물 중의 거물, 재미 쿠바인 재단의 회장까지 결혼식에 참석했을 정도니 말이다.
참고로 이 회장님, 평소엔 모습을 잘 안 드러 낸다고 하니 이 결혼식이 얼마나 성대한 결혼식이었는지 짐작 가실 거다.
이렇게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해피엔딩이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잠적해 버렸다. 말도 없이, 연락도 안 받고.
사실 결혼 전부터 조짐이 보였다. 결혼 전 남편인 로케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한 아나가 이를 따져 물으며 싸움이 시작됐던 것이다.
1990년대, 모두가 삐삐를 사용하고 핸드폰은 값이 너무 비싸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시절.
아나의 남편은 핸드폰을 유일하게 갖고 있는 남자였고 최소 8천 달러(한화 약 962만 원) 짜리 롤렉스 시계도 차고 있는 남자였다.
수트는 2천 달러(한화 약 240만 원) 짜리. 아무리 생각해도 남편이 하는 일에 비해 씀씀이가 너무 큰 거다.
아나는 마약을 의심했다. 숨기는 게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소리도 질렀다.
마약에 손댄 적 없어. 하지만 나에 대한 모든 걸 알진 못하잖아. 그러는 게 당신한텐 좋을 거야."
돌아온 대답은 의미심장한 말뿐... (수상하다, 수상해)
게다가 결혼 후에는 이런 사건까지 있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의 옷장이 텅 비어있던 것이다.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는데 별 일 아니라는 듯 이렇게 답했던 그다.
지난주에 인부들이랑 있었더니 옷이 다 먼지투성이가 됐지 뭐야. 그래서 드라이클리닝 맡겼어. 당신 귀찮게 하기 싫어서."
그리고 다음 날 남편은 사라졌다.
아나한테는 '주말 동안 출장을 간다'라고 말했던 그였는데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거다.
사라진 남편,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도대체 그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아나가 사라진 남편을 만난 건 아주 뜻밖의 장소에서였다.
사라졌던 남편이 TV에 출연한 것이다. 뉴스 프로그램 인터뷰를 하면서.
그리고 그 뉴스는 미국이 아닌 쿠바에서 실시간으로 방영되는 뉴스였다.
쿠바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살림까지 차린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쿠바에 있다?
그 사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와스프 네트워크'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라면서.
특히 놀라운 건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영화 말미에는 아나의 실제 모델이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까지 등장하니 끝까지 집중하며 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