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일몰을 담은 상가주택

조회수 2020. 5. 10. 14:2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데 스틸(De Stijl)

제주 상가주택 '데 스틸(De Stijl)'

은퇴 후 좋아하는 커피와 음악이 가득한 공간에서 새로운 생활을 보내고자 제주도로 내려간 클라이언트.

제주의 서쪽 끝, 제주에서 가장 멋진 일몰 풍경을 가진 이곳에 고래 모양의 차귀도를 닮은 모습으로, 차귀도를 바라보며 서 있는 집을 지었다.
△ 차귀도를 바라보는 데 스틸


고래섬을 바라보는 땅, 차귀도를 닮은 건물


푸른 바다와 차귀도가 보이는 제주의 서쪽 끝. 제주에서는 드물게 카페도 식당도 거의 없는 한가한 해안 도로에 위치한 대지는 제주에서 가장 멋진 일몰 풍경을 가진 곳으로, 고래 모양의 차귀도와 함께 보이는 일몰 풍경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렇게 탄생한 차귀도 방향으로 열린 사다리꼴의 건물은 모든 실내 공간에서 매일 다른 일몰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다양한 크기와 비율, 프레임의 창들을 두어 공간마다 다른 느낌으로 차귀도를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건축가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대지에서 바라보는 방향마다 펼쳐지는 서로 다른 풍경들을 다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땅 위에 펼쳐진 건축물을 상상했지만, 정해진 건폐율은 20%, 건물의 높이는 10미터로 제한되어 있었고 예산도 넉넉지 않았으며, 클라이언트 역시 너무 긴 동선과 펼쳐진 형태의 건물은 원치 않았다.


따라서 건축가는 차귀도를 닮은 모습으로, 차귀도를 바라보며 서 있는 형태의 건물을 디자인했다. 특히 차귀도를 닮은 경사가 있는 건물이 서로 중첩되는 형태는 노닐 수 있는 사이 공간들을 만들어줬으며, 건물로 들어서는 시퀀스는 진입 램프로 그 흔적이 남았고 다양한 방향으로의 풍경은 옥상 전망공간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통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클라이언트는 몬드리안으로 대표되는 데 스틸(De Stijl)을 본인이 지을 카페와 집의 컨셉으로 하길 원했지만, 구성주의의 색상 등을 확실하게 따르는 것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축가는 빨강, 노랑, 파랑과 검정 등 데 스틸의 색상을 곳곳에 포인트로 사용하였다. 

△ 컨셉 스케치

재료의 경우 클라이언트가 건물의 안팎 모두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기 원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중단열을 해야 하고 비용과 기술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 외단열 후 후처리를 하여 노출콘크리트의 느낌을 내는 방법도 있지만 클라이언트는 재료 자체의 느낌이 살기를 원해 결국 노출콘크리트를 포기하는 대신, 제주의 현무암 색상과도 어울리고 재료 자체의 느낌도 나쁘지 않은 빈티지 블랙 색상의 시멘트 벽돌을 기본 외장재로 선택하였다.


△ 층별 공간구성 다이어그램


카페 데 스틸(DE STJIL)

​ 

1층은 카페로, 마당 너머 차귀도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순수한 재료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노출콘크리트와 구로 강판, 데 스틸의 색상들로 꾸며져 있다.

ⓒ 사진. 장서윤(디자인랩 소소)
△ 카페에서 바라보는 차귀도의 모습
△ 주방
△ 카페에서 바라본 일몰 풍경

단독주택


거주공간인 2층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무엇보다도 차귀도로의 조망과 열린 느낌이 강조되었으며, 내장재 역시 클라이언트의 취향에 따라 과하거나 너무 튀지 않는 선에서 결정되었다.

△ 거실 및 주방
△ 거실에서 바라본 차귀도의 모습
△ 거실 및 주방
△ 안방 창으로 보이는 차귀도
△ 게스트룸
△ 거실에서 바라본 일몰 풍경
ⓒ 사진. 장서윤(디자인랩 소소)

옥상으로 오르는 길


클라이언트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 또 다른 공간은 옥상 공간이다. 옥상에서 차귀도와 한라산, 풍차들을 바라보는 풍경은 그에게 매우 중요했으며, 건축가는 옥상에서의 풍경만큼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을 중요하게 봤다.

△ 옥상으로 오르는 길

3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지루하지 않아야 했으며, 2층의 주택을 눈치채지 못하게 만들고자 했다. 또한 확 트인 옥상에 가기 전까지는 정해진 시선과 전망으로도 충분히 즐거워야 했다. 따라서 몸을 틀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고개를 젖히거나 숙일 때마다 전혀 다른 공간감을 느끼기를 바랐다.

△ 전망창 (우측)

갑자기 나타나는 전망을 위한 창과 어두운 벽 사이를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공중 계단, 또 한 번 몸을 돌렸을 때 보이는 아래의 계단과 바다가 충분히 다이내믹한 공간감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 옥상
△ 옥상에서 바라본 차귀도와 일몰 풍경

△ 1층 카페 입구(좌측) 및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우측)
△ 진입 및 주차공간

거의 매일 현장을 들여다보며 의견을 제안한 클라이언트의 열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데 스틸'을 만들어갈 것이다. 완성된 이 공간에서 모두가 제주의 노을과 고래 모양의 차귀도를 다양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①카페
①현관 ②안방 ③거실 ④주방 ⑤다용도실 ⑥손님방
①카페 ②거실 ③안방


건축개요


위치: 제주 한경면 용수리 

용도: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 

규모: 지상2층

대지면적: 684.00㎡ (206.91py) 

건축면적: 135.70㎡ (41.05py) 

연면적: 244.98㎡ (74.11py) 

건폐율: 19.84 % 

용적률: 35.82 % 

주차대수: 2대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사진: 윤동규 

시공: 케이아이 건설 

설계:디자인랩소소 건축사사무소 / 031.942.7955


──  

에이플래폼

대한민국 건축가가 전하는 건축이야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