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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면접후기 모음..'내가 지금 뭘 보고 있나'

조회수 2020. 7. 30. 15: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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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플래닛에는 제출된 기업리뷰, 면접후기 등 콘텐츠 승인을 담당하는 팀이 있다. 시스템적인 작업이 대부분이라지만, 그래도 잡플래닛에 제출된 모든 정보를 보는 담당자들인 셈이다. 그런 그들에게도 혼란스러운 글들이 있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건가' 싶은 콘텐츠들이다. 

 컴퍼니 타임스팀은 최근 제출된 콘텐츠 중 승인되어 공개 된 면접 후기를 4건 전달 받았다. 참고로, 너무 혼란하여 거절된 면접후기를 공개할 수 없는 점을 애석하게 생각한다.


◇ 도대체 직무와 무슨 상관?

 어떤 면접자는 설비 직무를 지원했으나 백덤블링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2020년 면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심지어 이 회사는 대기업이다.

 대기업의 묘기 면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는 한 대기업이 임원 면접 중 ‘저글링' 시범을 보여준 뒤, 따라하면 가산점을, 못하면 감점을 주는 면접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 기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실패하더라도 도전한 자세에 가산점을 준다. 실제로 실패한 지원자 한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 회사는 2005년에도 면접 자리에서 장기자랑을 시켰고 회사 사가(社歌)를 끝까지 외워 부른 지원자가 후한 평가를 받았다.

 어떤 면접을 보느냐는 회사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일하는데 크게 상관 없는 건 면접에서도 다루지 않는건 어떨까. 아니면 입사해서 일 안하고 저글링이나 백덤블링만 하고 있어도 월급 주고 승진시켜 주던가. 입사해서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행동은 면접 자리에서도 시키지 말자.


◇ 면접은 의식의 흐름에 맡긴다!

 진정한 혼란은 무엇하나 예측할 수 없을때 온다. 1차 면접이 끝나자 갑자기 계획에 없던 2차 면접을 진행하더니, 그 자리에 들어온 대표가 의식의 흐름대로 면접을 리드하는 상황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살면서 책한권 읽지 않던 대표는 글쓰는 사람을 비판하더니 올해 책을 한권 내실 계획이니 조만간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마지막 출근 통보를 제외하면 지금 이 자리가 면접 자리가 맞는지 혼란스럽다. 참고로, 다른 면접 후기를 보면 저 대표님은 2차 면접에 2시간 이상 늦으신 바람에 면접이 취소된 이력도 있다.

대표의 독서론 연설 전에는 취미, 연애, 혈액형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고 한다. 소개팅도 이렇게 하면 망한다.


◇ 일어나라, 모솔이여! 그대들을 이용한 저자에게 분노하라!

 애인이 있냐는 질문은 의외로 흔하다.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봤냐는 질문도 생각보다 빈번하다. 생각보다 많은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사생활에 큰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친구가 없다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고 해서 “너 바보"라고 받아치는건 상도덕을 넘어 인권 차원의 문제다. 면접 자리만 아니라면, 사장님에게 “사모님을 사랑하느냐”고 물어봐도 정당방위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그 나이에 남친도 안사귀는 바보'를 뽑았으면 연애할 시간이라도 보장해줘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놓고 한달에 한두번 빼고 야근 시키는 건 무슨 심보인가. 설마 이 모든 것이 회사 상황을 알고 있는 사장님의 큰 그림이었나.


◇ 대중문화 헤비유저가 묘사한 면접의 느낌적 느낌

 취미는 영화보기, 평소에는 케이팝을 즐겨들을 법한 지원자가 자신의 면접 경험을 3줄로 요약했다. 어이없던 면접의 느낌적 느낌을 비유적으로 살려냈다. 기업 리뷰 쪽에서는 종종 이렇게 장원급제형 콘텐츠가 들어오곤 하는데, 면접 후기에서는 흔치 않아 인상적이었다는 담당부서의 평이 있었다.

 추억의 영화와 과거의 대중 가요, 비교적 최근 실적이 아팠던 영화까지 들먹여야 했던 지원자의 혼란이 면접 내용에서도 느껴진다. 무엇보다 IT/인터넷 직군에 지원했으나, ‘자차 소유 여부'가 면접 진행 여부를 가르는 최초 질문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회사 상황이 그렇다면 미리 전화 등을 통해 확인하여 면접 여부를 결정하거나 채용공고 등에 제대로 명시해두는 것이 구직자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면접 시간만 알려주고 장소는 알려주지 않기, 개인사 질문으로 꼬리 물기, 면접 이후에도 결과 통보해주지 않기 등 면접 뿐만 아니라 전체 채용 과정을 통해 지원자에게 혼란을 선사하는, 전형적인 ‘올 놈만 오라’는 마인드의 채용갑질 기업으로 보인다.


 이런 기업은 피해야 한다. 이런 기업 피하라고 잡플래닛이 존재한다. 이렇게 여전히 혼란한 2020년 7월이 흘러간다.

김지예 기자 jykim@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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