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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뿐일까? '성차별 면접'은 현재진행형

조회수 2021. 3. 25.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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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확인부터 성희롱까지 가지가지"..각양각색 '성차별 면접 유형'
"미투를 방지하기 위해 여자를 안 뽑는다, 결혼할 생각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최악 중의 최악. 여자 안 뽑을 거면 왜 불렀는지 이해가 안간다" (디스플레이 기업에서 면접을 본 구직자가 잡플래닛에 남긴 면접 후기 중)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동아제약 면접이 논란이 되자, '나도 성차별 면접을 당했다'는 각종 증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동아제약 사건으로 '성차별 면접'이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고있지만, 사실 이전부터 잡플래닛 면접 후기에는 '성차별적 질문'을 받았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된 지 34년이 지난 지금도 성차별 면접은 계속되는 중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잡플래닛에는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이들의 면접 후기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컴퍼니 타임스>는 잡플래닛 면접 후기, SNS 사례 등을 종합해, '면접 성차별' 사례를 유형별로 구분해 봤다.

1. "자취하면 남친이 왔다갔다 안 하겠나?"…애인 유무, 결혼·출산 계획 확인형

"남자친구 있는데 자취까지 하면 남자친구가 왔다갔다 안 하겠나? 직장에 얼마나 피해가 있겠느냐?"
(출산 계획 없다고 했더니) "지금 만나는 남자는 그 사실을 아느냐? 애는 낳아야 하지 않겠냐"
"아기 아프면 어떻게 할 거냐. 둘째 계획은 있느냐. (면접 후 나가는 면접자에게) 아이 잘 키워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성차별적 질문 유형이다. 동아제약의 '성차별 면접' 논란 이후 여성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호소한 사례 대부분은 '면접관이 직무와 관계 없는 애인 유무, 결혼·출산 계획 등을 물었다'는 것이었다. "남자친구 있느냐"로 시작해서 "결혼 계획 있느냐"로 이어지는 질문은 여성 구직자들 사이에서 '국룰'이라고 일컬을 정도. 

"결혼했느냐"는 질문은 "아이 낳을 생각 있느냐"로 이어지고, "아이가 있다"고 답하면 "일이 많은데 괜찮겠냐"로 이어진다. '아이가 있는 여성의 직무 능력'에 대한 편견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반응이다. <컴퍼니 타임스>는 지난해 7월 '논픽션 실화극'에서 결혼 여부, 자녀 유무 등을 묻고 "우리는 애 있는 사람 안 뽑는다. 이력서에 애 있다는 얘기를 왜 안 썼느냐"며 역정을 냈다는 '면접 실화'를 다루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3년 전 언론사 면접볼 때 '우리는 임출육(임신·출산·육아) 때문에 여자 안 뽑으려고 했다. 애 낳아도 출산휴가 3개월밖에 못 주는데 괜찮냐'고 했다. 그래서 '저는 아이 낳을 생각이 없습니다' 했더니 면접관이 '그래도 애는 낳아야지!' 이러더라. 뭐 어쩌라는 거야"라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잡플래닛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면접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제지사 경력직 채용 면접을 봤다고 밝힌 이용자는 "남자친구 유무, 결혼은 언제 할 것인지 물었다"며 "'결혼 생각은 머나먼 이야기라 잘 모르겠다' 하니, '무슨 소리하는 거냐고 지금 나이가 적령기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머슴살이도 대감집에서 하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유쾌하지 않은 인터뷰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해 5월 한 대기업 계열사 면접을 봤다는 한 구직자는 "여자들이 다니기 좋은 회사고 육아휴직 등 복지가 잘돼 있다고 해서 아기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괜찮은 오퍼라고 생각하고 면접에 갔다. 하지만 아기를 어떻게 케어하면서 회사를 다닐 건지 집요하게 물어봤다"고 했다. 또 "아이가 아프면 어떻게 할 건지, 둘째 계획은 있는지, 장기 출장은 갈 수 있는지" 물어보고, "면접 다 보고 나가는데 아이 잘 키우란 소리를 하더라"며 불쾌한 면접이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출처: 동아제약의 '성차별 면접 ' 논란 이후, 트위터에서는 유사한 질문을 받은 경험이 계속 공유되고 있다.

2. "외모가 볼품없네, 성형수술 했나?"…외모 평가, 성희롱형

"외모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어디냐? 자존감과 연결되는 부분이라 물어보는 거다."
"사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거 아니냐. (위아래로 훑으며) 지금 볼품없다."
"치마 입고 화장실 청소 시켜도 할 수 있느냐?"

면접 자리에서 외모를 평가하고 지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잡플래닛에 올라온 한 생활가전 업체의 면접 후기에는 "피부가 뽀얗다. 피부 관리 어떻게 하느냐", "키가 몇이냐", "대답 못 하면 엉덩이 맞아야 한다"는 등 외모 품평과 성희롱성 발언을 당했다는 경험이 쓰여 있다.

디자인회사 면접을 봤다는 또 다른 구직자는 "아버지 어머니 직업을 물어본 후에 인신공격을 시작했다. 증명사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아니냐면서 위 아래로 훑으며 지금 볼품없다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그는 "두 시간 동안 계속된 인신공격을 참아내야 했다"고 썼다.

SNS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공유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A언론사 기자 실무면접 당시 "성형수술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질문에 대한 사과는 받지 못했다며 "그게 압박 면접의 일환이었다고 으스대며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고 썼다. 


3. "미투 때문에 여자 뽑을 생각 없는데"…대놓고 성차별 발언형

"미투 때문에 여자 뽑을 생각 없는데 그래도 불러봤다. 여자들은 결혼하고 애 낳고 금방 회사를 관둬서 문제다."
"여자 직원은 여우 같아야 하는데… 너는 여우 같은 직원이냐"
"여성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 대부분 멘탈이 약한데 본인은 어떤 편이냐"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과 무관한 발언을 듣게 되는 경우도 많다. 과거 한 정보통신 기업에서 면접을 봤다는 한 구직자는 "뜬금 없이 남자친구로 외국인은 어떻냐며 자기(면접관)가 소개시켜 준다고 했다. 여자 직원은 여우 같아야 하는데 기존 직원들은 다 곰같다. 너는 여우 같은 직원이냐"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의 후기를 남겼다. 

지난해 한 광고회사 디자이너 면접을 치뤘다는 구직자는 잡플래닛에 "마지막에 회사 내에 남자들 뿐인데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냐는 둥 황당한 질문을 하더라. 장난인 것 같긴 하지만 느낌 쎄한 채로 나왔다"는 후기를 남겼다.

2017년 편의점 사업을 운영하는 B 기업 면접을 봤다는 잡플래닛 이용자는, 면접관이 정장 바지를 입고 간 본인에게 "면접관이 남자일 수도 있는데 왜 불리하게 바지를 입었냐"는 질문을 했다고 썼다. 그 면접관이 "치마를 입은 다른 면접자에게도 치마가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한 채용 정보 플랫폼이 지난해 9월 구직자 17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구직자 중 21.1%가 '성별을 의식한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9.6%)보다 여성(30.6%)이 성별 관련 질문을 받은 경험이 3배 더 많았다.

'성별을 의식하고 던졌다'고 느낀 질문은 대표적으로 '결혼 계획'(50.7%, 복수응답), '출산·자녀 계획'(43%), '애인 유무'(37%), '야근 가능 여부'(34.5%), '특정 성별 중심 조직문화 적응에 대한 생각'(30.4%), '출장 가능 여부'(20%) 등이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8년 시행한 '노동시장 성 격차 해소를 위한 전략개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직장인·구직자 20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여성(44.2%)이 남성(22.4%)보다 2배가량 많았다.

여성의 경우는 '결혼·출산 유무와 계획'(58.6%), '결혼·출산 이후에도 계속 회사를 다닐 것인지'(60.5%) '자녀 유무'(41.4%), '직장에 타 성별 직원이 많은데 근무하기 불편하지 않겠는지'(41.3%) 등의 질문을 받아 본 경험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표적인 '성차별' 질문이다. 여성가족부와 10개 경제단체가 함께 만든 <성평등 채용 안내서 성평등 일자리, 차별 없는 채용이 만듭니다>는 △결혼·자녀 계획은 △아이가 있는데 직장 다닐 수 있느냐 △사진이 실물과 다르다 △뚱뚱한데 자기 관리가 부족한거 아니냐 △여자는 남자처럼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등을 대표적인 부적절한 질문으로 꼽았다.

장명성 기자 luke.ja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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