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의 '2억'은 과욕이었나?
지난 29일, 롯데 자이언츠는 FA를 선언했던 노경은과의 협상 결렬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대다수의 조건에서 합의를 봤다고 알려졌지만, 계약금 2억원이 문제였습니다.
선수와 구단 양측 모두 물러나지 않으며 계약이 결렬된 것입니다.
해당 발표 이후 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2014시즌 3승 15패 ERA 9.03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졌고 이후 급격한 내리막을 탔고 2016시즌에는 벤치와의 갈등 끝에 롯데로 트레이드 되었습니다.
롯데 이적 이후에도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지 못하고 은퇴 위기에 몰렸던 노경은은 FA 자격 취득을 앞둔 지난시즌 롯데 선발진의 구세주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9승 6패 ERA 4.08 퀄리티스타트 10회 RA9-WAR 4.1
팀 마운드 사정 상 선발과 롱 릴리프를 오가는 희생을 보여줬고, 그 와중에도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겼습니다.
선발로 꾸준히 뛰었더라면 충분히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팀 사정 상 불펜으로 이동했고, 또 다시 선발로 이동해 호투한 것은 성적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노경은에게 롯데가 제시한 최종 계약 조건은 2+1년에 총액 23억원(보장금액 11억 , 옵션 12억)입니다.
최근 들어 FA 계약 시 옵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또 수년간 부진했던 노경은이 36세 시즌을 맞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 구단의 조건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 FA 시장의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롯데가 노경은 선수에게 제시한 계약에서 옵션의 비중은 절반 이상이라 상당히 높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노경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옵션 설정에 대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FA 총액을 2억 늘리면서 그 금액을 계약금으로 달라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옵션 12억원 중 2억원을 계약금, 즉 보장금액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 보직을 가리지 않고 등판하며 개인 성적을 희생한 부분이 있고 옵션 비중이 절반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보장 비율을 높이고 싶은 베테랑 투수 노경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양측 모두 강경한 분위기에서 협상 종료를 선언한 이상, 노경은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투구하는 모습을 다시 볼 가능성은 희박해 진 상황입니다.
사인 앤 트레이드도 없다고 선언한 롯데 구단이라 보상 선수가 발생하는 타 구단 이적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현재 노경은에게는 해외리그 진출 또는 강제 은퇴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기교파 투수로 변신에 성공하며 선발투수로 재도약 가능성을 보인 노경은이 이대로 KBO리그 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면 야구팬들로서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KBO 리그] 노경은은 어떻게 다시 '노경은' 총이 되었나(트랙맨)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가 부족한 롯데와 지난해 재기에 성공한 노경은이 아무쪼록 서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일 듯 합니다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글/구성: 이상평 에디터, 김PD
[KBO 야매카툰] 142화 - 베테랑 한파, 가장 불운한 FA는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