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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 가격 인상해도 잘 팔릴 수밖에 없는 이유

조회수 2020. 11. 3. 13: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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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아이폰의 비결? 100% 성공하는 신제품의 비밀

아이폰은 망할 것이다?

현대사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상품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이폰은 출시 전 실시했던 설문조사로 보면 실패작이었다. “모든 필요를 충족해 주는 단 하나의 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인과 일본인, 독일인의 약 30%만이 “좋다”고 답했다. 조사결과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도 이렇게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
“아이폰이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전혀!”

아이폰을 직접 보는 것과 가정해 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소비자는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을 직접 대면하자(즉, 매장에 발을 들여놓고 혁명적인 새 기기를 손에 쥐어보자) 그걸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다. 무관심은 곧 열망으로 바뀌었다.


기업이 가격책정 실험을 하면서 소비자에게 흔히 하는 질문이 있다. “이 신발을 얼마에 사겠습니까?”라는 것인데, 실제로 이런 질문을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인지 떠올려보라. 난 한 번도 없다. 소비자가 가상의 신발을 얼마 주고 사겠다고 하는 것과, 실제로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집어 든 다음 아깝기 짝이 없는 돈을 꺼내 점원에게 건네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신발회사는 소비자평가를 제대로 받으려면 시제품을 멋지게 만들어 매장에 전시한 다음 고객에게 파는 편이 훨씬 낫다.

거짓말하는 평범한 사람들

조지 갤럽 (출처 : Gallup 공식 사이트)

이 개념을 특히 잘 이해한 이가 있었다. 여론조사를 본 적 있다면, 이 이름도 분명 들어봤을 거다. 조지 갤럽. 그는 설문조사나 질문지 방식을 매우 회의적으로 봤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행동을 남에게 말할 때 진실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었다. 응답자는 해당 신문의 1면을 모두 꼼꼼히 읽었다고 주장하겠지만, 실은 곧바로 스포츠면이나 패션면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 그는 인터뷰팀을 구독자의 집으로 보내 실제로 그들이 어떤 면을 읽고 또 읽지 않는지 일일이 지켜보며 표시하게 했다. 무언가 좀 어색한가? 물론 그렇다. 설문조사보다 정확할까? 확실히 그렇다. 이와 관련해 갤럽은 다음과 같이 썼다.

거의 예외 없이, 앞선 설문조사에서 했던 응답들이 거짓이었임을 입증했다.

넷플릭스 메인 화면

갤럽의 아날로그식 실험은 오늘날의 디지털식 추적의 선구자였다. 이런 접근법이 기이해 보인다면, 넷플릭스가 당신이 무엇을 시청하고 주된 시청 시간대가 언제고 <하우스 오브 카드>의 마지막 시즌을 끝까지 봤는지 등을 정확히 알고 있음을 상기하기 바란다. 갤럽이 그랬듯이, 넷플릭스는 관찰방식이 당사의 보고방식보다 훨씬 정확하다는 걸 안다.

날면서 테스트하기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 IDEO도 오랄비로부터 어린이용 칫솔의 디자인을 의뢰받은 후, 어쩌면 짜증을 부를 수도 있는 이러한 조사를 진행했다. 오랄비 경영진은 당황했고 당연히 반대했지만.

상상하는 것과 직접 관찰은 확연히 다르다

IDEO 직원은 5살짜리 아이가 칫솔질에 열중하는 동안 그 옆에 서서 부지런히 메모를 했다.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IDEO가 밝혀낸 것에 집중해 보자. IDEO 이전, 어린이용 칫솔 제조업체는 손이 작은 아이들에 맞춰 칫솔도 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른용 칫솔을 가져다 조금 더 작게 만들었다.

그러나 IDEO의 현장조사 결과, 어린이는 어른과 칫솔질 방식이 다르다는 게 밝혀졌다. 손가락이 아닌 주먹 전체로 칫솔을 잡는다는 것. 어린이는 손가락을 놀려 칫솔 다루는 기술이 부족한데, 어린이용 칫솔은 손잡이 부분이 작아서 다루기가 어려웠다. 오랄비 경영진은 곧 손잡이 부분이 더 크고 뚱뚱한 어린이용 칫솔을 만들었고, 이 칫솔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어른과 다른 아이의 칫솔질 방식

현실과 동떨어진 인위적인 테스트보다는 소비자의 행동을 생활 속에서 관찰하는 편이 더 낫다. 즉, 따라야 할 기본원리는 동일하다. 바로 ‘날면서 테스트하기’다. 하늘을 날 때와 동일한 조건 아래서 테스트하라. 그러면 머지않아 당신은 하늘 높이 솟아오를 것이다.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 애플
핵심인재들의 독특한 생각 단련법
세상을 바꿀 위험하지만 혁명적인 발상, 문샷

저자소개


오잔 바롤

전직 로켓과학자이자 현직 법학자.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2003년 ‘화성표면탐사로버 프로 젝트’에 참여해 2대의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화성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업의 생태계를 뛰어넘어, 아이오와 로스쿨을 역사상 가장 높은 학점으로 수석 졸업했고, 2년간 변호사로 일하다 루이스앤클라크 로스쿨에서 법학 교수가 되었다.

비록 로켓과학과는 멀어졌지만 온갖 위기상황에서 가장 재빠르게, 가장 훌륭한 답을 찾아내야 하는 로켓 과학자의 판단력과 사고방식이 법학자가 된 후에도 일과 삶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좀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웹사이트(ozanvarol.com)를 열어 정기적으로 관련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글들을 토대로 집필한 이번 책에서는 ‘로켓과학자의 생각법’을 ‘법학자의 논리’로 유려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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