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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뮤지컬을 해요?

조회수 2021. 2. 3. 11: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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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대표 신춘수에게 들어본 현재 뮤지컬계의 상황

SHOW MUST GO ON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1년 넘게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공연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수만 명의 스태프와 배우들은 물론 공연업계 전체가 참담한 상황이다. 아무도 예상 못한 일이다. 그래서 지난 12월 30일, 10개의 뮤지컬제작사(오디컴퍼니, PMC프러덕션, 신시컴퍼니, 클립서비스, EMK,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CJ ENM, 에이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쇼노트)가 속한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는 거리두기 지침 완화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의 추진위원장인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에게 현재의 위기상황과 해결 방안,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뮤지컬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지켜야할 것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신춘수 대표

Q.

2020년 12월 30일 정부에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뮤지컬제작자들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A.

지금까지는 제작사나 프로듀서로서 열심히 공연을 기획하고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일에 집중해왔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생활고를 겪고 있는 배우와 스태프, 공연 종사자들을 돕는 방법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지난 여름, 8개의 큰 회사가 모여 ‘Show Must Go On’이 라는 기부 콘서트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코로나19로 모였지만 한국뮤지컬계 전반에 걸쳐 정리할 사항들이 굉장히 많은 거예요. 이 시장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 개선 방안, 다 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논의하다, 윤호진 선배님(에이콤인터내셔널)과 박명성 대표님(신시컴퍼니)이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를 출발시켜 보자고 하셨어요. 곧 오는 5월 사단법인출범을 목표로 여러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Q.

현장에서 가장 중심에 계신 분으로서 제작사는 물론 공연 종사자들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A.

저희가 호소문에 공연 종사자들을 1만여 명이라고 썼지만 규모가 큰 뮤지컬의 대략적인 스태프 인원이라 오케스트라, 무대 제작사, 마케팅 종사자, 그리고 대학로 뮤지컬까지 포함시키면 훨씬 많습니다. 한 해에 제작되는 뮤지컬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 60%가 줄었습니다. 공연에 참여를 못하고 멈췄던 기간이 일한 기간보다 많은 거죠. 공연 종사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60%의 일자리가 없어진 거니까요. 보통 대극장 뮤지컬의 편당 제작비는 50억에서 100억원 가량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 방침에 따라 공연계에 두 칸 띄어 앉기가 적용되면 객석의 30%만 판매할 수 있어 손익분기점의 반도 못 미칩니다. 현재는 제작사가 고스란히 그 손해를 감수하는 실정이고, 공연에 생계가 달린 스태프와 배우들 역시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생활이 어려워 공연계를 떠난 관계자들도 상당한 걸로 알고 있어요.

Q.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정부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코로나19 지원을 해줬습니다. 다만 지금 문화체육관광부 정책에 뮤지컬은 연극에 포함되어 있는 장르입니다. 뮤지컬은 예술이지만 상업적인 예술입니다. 독자적인 상업예술, 라이브 엔터테인먼트로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거죠. 공공재의 성격이 아니라 철저하게 대기업 자본, 민간 자본이 들어와 상업적인 예술로 발전시켰고, 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이 시장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처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공연예술 가운데 뮤지컬이 가장 대중적입니다. 인프라 구축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 뮤지컬의 시작과 출발점, 그리고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에 대해 진지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신춘수 대표

Q.

해외 투어 혹은 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손실이 더 크겠죠.

A.

아쉽게도 해외 투어의 경우 2년 전 미리 약속을 해 놓은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해에 대한 조정이 적은 편입니다. 코로나를 염두해 둔 계약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공연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내한한 해외 스태프의 체류비와 체제비는 당연히 나가는 거고, 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해외 스태프가 내한하면 2주 자가격리에 필요한 비용 역시 모두 제작사의 몫입니다. 뮤지컬 제작사들 이 전체 고용에 대한 산업을 끌어가는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Q.


대관료 역시 공연을 올리지 않더라도 똑같은 비용 부담이 있는 거고요?

A.

기본적으로 선납을 모두 한 상태에서 공연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계약 조항에 천재지변 정도만 있지 자세한 규정이 없습니다. 코로나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비책도 없는 계약서였던 거죠. 공공극장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을 포함하여 민간극장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도 필요합니다. 다만 민간극장 역시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아니기에 선의를 갖고 정부와 극장, 제작사가 다 함께 현실적인 협상과 대안을 위한 고민해야 합니다.

Q.

대개 뮤지컬 관객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지만 반면 이 상황에 무슨 문화 생활이냐며 공연 제작을 생업으로 보시지 않는 이들도 계십니다.

A.

이해의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대중을 이해시킬 수는 없어도 나라에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한국영화산업이 발달한 이유 중에는 좋은 인재들이 영화계에 들어온 덕이 큰데, 뮤지컬계에도 국내에서 실력을 쌓았거나 해외에서 공부하고 들어온 친구들이 참 많아요. 한국 뮤지컬이 발전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기는 지금입니다. K-팝처럼 K-뮤지컬은 국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지녔습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Q.

오디컴퍼니의 수장으로서 계속 지연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A.

올해 오디컴퍼니가 20주년을 맞아 새해 첫 선으로 준비한 작품입니다. 공연이 재차 연기되고 있어서 연습하고 있는 와중에도 사실 무거운 마음입니다. 울컥하는 감정도 생기고요. 공연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미치도록 큽니다. 오디컴퍼니에서 한 자리 띄어 앉기로 공연을 올리는 게 처음이라 과연 어떤 그림일까 상상 해보곤 합니다. 코로나를 뚫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 역시 더 집중해서 관람하시리라 기대합니다. 지금 이 시기를 잘 버텨내면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겠죠.

Q.

한국 뮤지컬계에 필요한 얘기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중에서 지금 가장 절실한 이슈는 아무래도 거리 두기 완화에 관한 정부 지침이겠죠.

A.

결론적으로 호소문을 내고 지원을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지만 결코 제작사, 프로듀서를 위한 일방적인 지원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모두가 살기 위해서,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최소 손실로 공연을 유지시키자는 겁니다. 공연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존재해야 하니까요. 산업적인 측면에서 봐 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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