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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세계 최고의 DAC

Nagra HD DAC/MPS | DAC/Preamplifier | £18,500/£5100

★ ★ ★ ★ ★

장점 자연스럽고 정보량이 풍부한 사운드, 리듬감, 다이내믹스, 만듦새

단점 디스플레이는 개선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DAC는 무엇일까.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온 바로는 코드의 DAVE와 dCS의 로시니 DAC/클럭 조합이었다. 

다소 짧은 이 리스트에 나그라(Nagra)의 HD DAC를 자신 있게 추가할 수 있다. 그리고 HD DAC는 그중에서도 가장 호감이 가는 제품이 될 것이다.

우리는 나그라의 디지털 기술 수준에 깜짝 놀랐다. HD DAC가 나그라의 첫 디지털 제품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나그라는 레코더와 DAC, 그리고 다른 디지털 제품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스위스의 이 브랜드가 하이엔드 진영에서 주목받은 것은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덕분이었다. 

레트로 룩

우리는 나그라 제품의 외관을 사랑하지만 HD DAC가 이전 모델들과 약간이라도 차별화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 제품은 일체 타협이 없는 HD 라인에 속해 있으며, 통상의 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 디자인을 근본적으로 재고해 만들었다. 이러한 팩트는 수십 년 전에 디자인한 제품과 비슷한 외모 때문에 자칫 놓치기 쉽다. 그러나 실수는 범하지 말자. 

HD DAC는 희귀하고 오래된 전자회로 기술이 혁신적인 새 아이디어와 만난, 진정 모든 것이 새롭고 최첨단인 제품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모든 나그라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HD DAC는 흠잡을 데 없이 만들어졌다. 각 패널 표면은 아주 훌륭하게 다듬어졌고, 전체적인 모습은 매우 견고하고 탄탄해 보인다. 

가격은 비싸지만 이는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매력적인 디자인에 대한 투자다.

HD DAC는 높이가 8cm, 폭이 31cm가 약간 안 될 정도로 컴팩트하다. 전면은 나그라의 트레이드마크인 시그널-레벨 미터와 스타일리시한 볼륨 컨트롤러가 점령했다. 

볼륨 컨트롤러의 존재는 이 제품이 파워앰프나 액티브 스피커에 직결할 수 있음을 뜻한다. 

올인원

이러한 시스템 구성은 프리앰프와 기기 간 인터커넥터를 생략함으로써 신호 경로를 짧게 한다. 그 결과 좀 더 깨끗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

‘HD DAC의 유일한 단점은 아날로그 소스에 대한 대응력 부족밖에 없다. 

전면에는 이 제품이 과소 평가된 요소인 작은 디스플레이가 있는데 멀리서 보거나 어긋난 각도에서 보면 읽기가 쉽지 않다. 

이 밖에 뮤트, 라인레벨(싱글엔드 RCA, 밸런스 XLR) 또는 헤드폰 출력 선택을 위한 작고 귀여운 토글 스위치, 그리고 6.3mm 헤드폰 소켓이 달려 있다. 

후면을 보면 USB, 동축(RCA, BNC), 광, AES/EBU 1조, 나그라 전용 I2까지 풀 디지털 입력단이 장착됐다. IEC 전원소켓이 없는 대신, 아날로그와 디지털 섹션에 각각 전원을 공급하는 2개의 파워 입력단이 마련됐다. 

우리는 지금까지 최첨단 프리미엄 DAC는 어떠한 타입의 파일이라도 훌륭히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나그라는 이를 만족시킨다. PCM은 24비트/384kHz까지, DSD는 DSD128까지 재생할 정도로 디지털 파일 대응력이 높다. 

이 정도면 아주 극소수 레코딩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음악 파일을 커버할 수 있다. 

데이터 보호 

HD DAC의 내부를 보면 현명하고 혁신적인 엔지니어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실시간 디지털 데이터를 완전하게 유지하고 전송하는 데에 세심한 배려가 깃들었다. 

PCM을 포함한 모든 신호는 DSD128로 변환된 후, 파워풀한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회로를 거친다. FPGA에서는 시간 정확도와 저왜곡, 초저노이즈를 위해 나그라가 설계한 소프트웨어가 가동된다. 

아날로그 스테이지 역시 특이하고 현명하다. 신호의 완전성 유지를 위해 트랜스포머(자체 핸드메이드)와 진공관(쌍삼극관 JAN5963)을 투입했다. 5963은 디지털 회로에서 작동되도록 설계된 진공관으로 초창기 컴퓨터에서 사용됐다. 

이 시기는 초기 트랜지스터가 나오기 이전으로, 5963을 현대의 하이엔드 DAC에 사용한 것은 마치 한 편의 시 같다. 

이 정도 되는 제품 레벨에서 고급 부품이 투입되고 거의 결벽증적인 수준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이 가격대라면 최소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섹션이 2개의 단자를 통해 각각 전원을 공급받는 점을 주목하시라.

파워 옵션 

HD DAC의 내부 전원부는 독립된 25개 전원 공급단으로 구성돼 2개의 외장 유닛으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다. 

하나는 아날로그 섹션, 다른 하나는 디지털 섹션이다. 

추가로 5100파운드를 내고 MPS라는 외장 파워서플라이(초저노이즈의 배터리 전원 공급도 선택 가능)를 구매해야 하는 것은 이 정도 레벨의 제품이니까 이해는 간다. MPS로 인한 음향 개선 효과를 들어보면 없으면 안 될 것이다. 

이 정도 제품에서 최고의 성능을 끌어내려면 최고의 디지털 소스 기기가 필요하다. 이번 테스트 대부분에는 우리의 레퍼런스 제품인 네임의 NDS/555 PS 뮤직 스트리머를 투입했지만, 퓨어 뮤직 소프트웨어와 수많은 고해상도 파일을 내장한 맥북프로도 사용했다. 

파워앰프로는 가 무트의 D200i와 나그라의 클래식 앰프, 스피커 로는 ATC의 SCM50과 스펜더의 클래식 2/3를 동원했다. 모든 케이블은 코드케이블의 프리미 엄급을 썼다. 

그러나 HD DAC를 최적화시키려면 이러한 양 질의 파트너를 찾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대부분 의 다른 기기와 마찬가지로 이 제품 역시 받침대에 예민하기 때문에 최상의 효과를 위해서는 공진이 작은 랙이나 선반에 올려두어야 한다. 

아이솔레이션 대책이 잘 이뤄진 제품을 쓰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즉각적인 발견 

몇 초도 안 돼 HD DAC의 성능이 상급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평소 하던 대로 가무트 의 프리앰프 D3i, 그 다음에는 나그라의 클래식 프리앰프로 바꿔봤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HD DAC를 파워앰프에 직결했다. 이 편이 소리가 좀 더 깨끗하고 자연스러웠다.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을 들어보면 매우 자연 스러운 사운드가 흘러나온다. 디지털 제품이 자 연스러운 소리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DAC는 당신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해줄 것이다.

재생음은 스케일이 크고 위엄 있으며, 사운드 스테이지는 드넓고 안정적이다. 악기들은 제자 리를 확실히 지키고 있고, 음악이 복잡해질 때에 도 각 악기 둘레에는 공간감이 기분 좋게 퍼져 있다. 

낮은 음량이나 배경에 깔린 상태에서도 각 악기들의 선율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1. 당연한 얘기지만 하이엔드, 하이파이 기기는 고급 부품을 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제작사가 직접 부품 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흔치 않다. 나그라는 HD DAC에서 커패시터에 이 일을 감행했고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다. 
2. HD DAC가 디지털 프로세서임을 감안한다면 나그라가 디자인의 일부로서 진공관을 투입한 결정에 당신이 눈썹을 치켜올려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나그라는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 투명도와 해상력, 디테일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각 진공관은 엄격한 품질 관리 테스트를 거치며 나그라는 이 중 반 이상을 버린다. 
   
3. 간섭과 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그라는 메인 파워서플라이를 제거했고 대신 아날로그와 디지털 섹션에 전원을 공급하는 2개의 파워 입력단을 마련했다. 옵션으로 MPS 파워서플라이를 구매할 수 있다. 

정통성 얻기

음조에서도 설득력이 있는 음이다. HD DAC는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놀랍도록 중립적이어서, 악기들(과 녹음에 등장하는 어떤 보컬도)의 텍스처와 바디감이 잘 드러난다. 

섬세함이 가득하고 경직되지 않은 음이지만, 필요할 때는 다이내믹한 펀치를 날려준다.

‘카르멘 모음곡’의 격렬하게 오르내리는 다이내믹스를 확신과 열정에 차서 들려준다. 적막과 대음량을 오고 감이 물 흐르는 듯하다. 

좀 더 오랫동안 들어보니 비싼 가격을 감안해도 HD DAC는 흔치 않을 정도로 디테일이 가득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디테일은 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레코딩 음원을 아주 자연스럽고 충실하게 따른 데 기인한 것이다. 

HD DAC는 스포트라이트를 원치 않는다. 오히려 한 발짝 비켜 서서 음악이 우리의 관심을 끌도록 할 뿐이다. 

다양한 음악을 들어도 이 DAC는 곤경에 빠지지 않았다. 나인 인치 네일스의 음악을 들어보면 어택감이 풍부해 저절로 신이 났다. 

본 이베어의 ‘22, Million’으로 바꿔보면, HD DAC의 뛰어난 유기성과 리듬감 덕분에 앨범의 복잡한 대목도 쉽게 처리했다. 

그러나 보컬곡, 예를 들어 아레사 프랭클린의 ‘Dr. Feel Good’이나 아델의 ‘Hometwon Glory’에서는 순수하고 투명한 소리를 들려줬다. HD DAC는 진정 대단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긍정적인 이야기는 헤드폰 출력에서도 계속된다. 베이어 다이내믹의 T1이나 그라도의 RS1 등을 대음량으로 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뿐더러, 라인 스테이지 출력 때처럼 훌륭한 음향 특성이 배어 있다.

 

dCS의 로시니 DAC/클럭 조합은 여전히 매우 멋진 제품이고 홈 네트워크를 통해 음악에 접근할 수 있는 UPnP 스트리머까지 내장돼 있다. 섬세한 해상력에서는 이 조합이 약간 우위에 있지만 HD DAC의 소리가 좀 더 매력 있고 자연스럽다. 

코드의 DAVE는 dCS나 나그라 제품에 비하면 훨씬 가성비가 높지만, 이들처럼 균형 잡힌 플레이어는 아니다. 

여러분이 DAC를 구매하려 한다면 이들 세 제품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잘못될 일은 없다. 각자 나름대로 훌륭하다. 

그러나 우리라면 나그라의 HD DAC를 선택할 것이다.

WHAT HI-FI? 평가

평점 ★★★★★

소리 ★★★★★

기능 ★★★★★

마감 ★★★★★

총평 최우량 DAC를 찾는다면 이 나그라 제품이 우승 후보다.

문의처 오디오갤러리 02)549-9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