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션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팬이라면 무대에서 보던 얼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반가웠을 텐데요. 뮤지컬 배우 출신 율제병원 사람들은 누구인지 알아보고, 그들이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했던 영상도 함께 모아봤습니다.

의대 동기 5인방의 정신적 지주인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 주변 사람들이 봤을 때 단점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완벽한 의사인 송화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죠. 바로 음치라는 건데요. 덕분에 5인방의 밴드는 보컬이 들어주기 힘든 음치라는 점에서 다른 밴드와는 차별화된 밴드가 됐죠. 하지만 채송화 역의 전미도는 올해로 데뷔 15년 차 뮤지컬 배우라는 사실! ‘전미도’라는 배우의 실체를 알고 있는 뮤지컬 팬이라면 드라마 속에서의 음치 설정이 더 재미있게 다가왔을 지도 모릅니다.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전미도는 <김종욱 찾기>, <닥터 지바고>, <번지점프를 하다>, <베르테르>, <원스>, <맨 오브 라만차>, <어쩌면 해피엔딩>, <스위니토드> 등 대표작을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베테랑 뮤지컬 배우죠. 그뿐만 아니라 2015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2017, 2018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합니다.

의대 수석 입학에 수석 졸업, 모든 분야에서 1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놀 건 또 다 노는 천재 의사 이익준! 의사로서도 훌륭한데 아들 우주와 찰떡 케미를 자랑하기도 하며 일과 가정 모두에 헌신적인, 그야말로 ‘사기캐’ 이익준으로서 매력 발산중인 배우 조정석도 뮤지컬 배우 출신입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한 조정석은 뮤지컬 <그리스>, <벽을 뚫는 남자>, <헤드윅>, <올슉업>, <블러드 브라더스>,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굵직한 작품을 다수 해오며 스크린 진출 전부터 많은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배우였죠. 특히 유난히 뽀얀 피부를 가진 그는 헤드윅을 할 당시에는 ‘뽀드윅’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조정석은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 캐릭터를 개성 있게 표현해내며 눈도장을 찍었죠. 그 이후로는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오 나의 귀신님>, 영화 <관상>, <완벽한 타인>, <엑시트> 등 여러 매체에서 활약하며 스타 배우로 거듭났습니다. 특히 이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드라마 OST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율제그룹 회장의 막내아들로 재벌 2세인 소아외과 안정원.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병원을 물려받는 대신 VIP 병동의 수익금을 자신이 받고, 그 수익금도 좋은 일에 사용합니다. 또한 일명 ‘키다리 아저씨’로서 어려운 형편으로 치료받기 힘든 환자들을 돕는 그는 화도 잘 내지 않아 의사들 사이에서도 ‘부처’로 통하는데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따뜻하고 다정한 태도로 환자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죠.

안정원 역을 맡은 유연석은 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아역으로 데뷔해 이후 영화 <건축학개론>, <늑대소년> 등에 출연했는데요.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미스터 션샤인> 등 인기 작품에서 활약했죠. 뮤지컬 배우 출신은 아니지만, 그 또한 여러 뮤지컬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바 있습니다. 2015년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서 ‘듀티율’ 역으로 처음 뮤지컬에 도전한 유연석은 그 이후로도 <헤드윅>과 <젠틀맨스 가이드>에서 주연을 맡으며 그 실력과 티켓파워를 입증한 바 있습니다.

도재학은 흉부외과의 늦깎이 레지던트로, 해맑음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그는 본과 3학년 실습생인 홍도와 윤복이에게 “장화와 홍련아”, “철이와 미애라고 했나?”라며 농담을 던지는 넉살 좋은 인물입니다. 친근한 성격으로 까칠한 김준완 교수와의 케미가 돋보이는 개성 만점 도재학 역의 정문성도 데뷔 14년 차 뮤지컬 배우죠. 그는 어떤 뮤지컬에서 활약했을까요?

2007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정문성은 <김종욱 찾기>, <빨래>, <구텐버그>, <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의 찬미> 등 많은 뮤지컬 작품을 해왔습니다. 앞서 소개한 채송화 역의 전미도와는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죠. 또한 조정석, 유연석과 마찬가지로 ‘헤드윅’으로 활약하기도 했는데요.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확 띄우는 데 능한 정문성은 능청스러운 그만의 헤드윅을 선보이며 많은 뮤지컬 팬들의 사랑을 받았죠.

뿐만 아니라 정문성은 여러 드라마에도 출연했습니다. 2012년 드라마 <유령>의 염재희 역으로 얼굴을 알린 이후 <육룡이 나르샤>, <김과장>, <슬기로운 감빵생활>, <방법> 등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습니다.

언제나 피곤에 찌든 얼굴로 채송화 교수 밑에서 일하는 신경외과 치프 레지던트 용석민. 그는 후배 안치홍과 채송화 교수 사이에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인물이죠. 까칠한 성격이지만, 그렇다고 미워할 수만은 없는 그런 캐릭터인데요. 용석민 역의 문태유 또한 뮤지컬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배우라는 사실!

2016년까지는 ‘이승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문태유는 2007년 뮤지컬 <신사숙녀 여러분>으로 데뷔해 <지킬 앤 하이드> 앙상블과 <레미제라블> 앙상블이자 마리우스 언더스터디를 거쳐 점차 주연 배우의 자리까지 한 계단 한 계단 차분히 밟아왔습니다. 그런 문태유가 관객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기 시작한 건 <드라큘라>에서 렌필드 역을 맡으면서였는데요. 드라큘라를 따르고 피를 갈망하는 미치광이 하인 렌필드 역을 인상 깊은 연기로 소화해내며 호평을 받았죠. 이후 <스위니토드>, <로기수>, <팬레터>, <어쩌면 해피엔딩> 등 대극장과 중소극장을 넘나들며 인상적인 연기와 믿고 듣는 가창력을 선보여 왔습니다.

한편, 문태유의 브라운관에서의 활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문태유는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남편인 ‘장정수’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또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도 택시 안에서 잠든 공시생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죠.

이익준의 동생이자 육군 소령인 이익순. 오빠인 이익준과 티키타카 하는 장면에서 랩 실력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지는 않으셨나요? 그도 그럴 것이 이익순 역의 곽선영 또한 2007년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로 데뷔한 14년 차 뮤지컬 배우입니다. <빨래>, <김종욱 찾기>, <사의 찬미> 등 다양한 뮤지컬 작품에 참여했을뿐만 아니라, <친애하는 판사님께>, <VIP>, <남자친구> 등 드라마를 통해서도 이름을 알렸죠.

과한 화장이 특징인 산부인과 레지던트 추민하 역의 안은진 또한 뮤지컬 배우 출신입니다.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한 안은진은 뮤지컬 <무한동력>, <배니싱>, <블랙메리포핀스> 등의 작품에서 활약한 바 있고, 최근에는 드라마 <라이프>, <빙의>, <타인은 지옥이다> 등에 출연하며 매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매 회 카메오로 등장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들도 빼놓을 수 없죠. 1화에서는 안정원이 아이 진료를 볼 때 곰인형을 들고 있던 아이의 보호자 역할로 뮤지컬 배우 이현진이 출연했습니다. 2화에서는 채송화의 동창인데 암 환자가 되어 송화와 재회한 갈바람 역으로 뮤지컬 배우 김국희가 열연을 펼쳤죠. 뮤지컬 배우 김성철은 흉부외과 김준완의 환자였던 보험사 직원 역으로 깜짝 출연했는데요. 준완 역의 정경호와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도 같이 출연한 바 있어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3화에서는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수술한 아버지의 아들로 뮤지컬 라이징 스타 신주협이 활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