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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풀리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수수께끼

조회수 2020. 6. 24. 0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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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출처: 위키피디아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단순하지만 안정감 있는 구성, 투명하면서도 선명한 색채,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의 표정….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입니다.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1665년쯤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화가의 삶만큼이나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출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분석한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

이에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은 2년 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대한 과학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소녀의 정체(!)는 밝혀지지 못했지만 연구진은 엑스레이와 디지털 현미경 기술, 페인트 샘플 분석 등을 통해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요소들, 사용된 물감의 출처, 페르메이르의 작업실을 떠난 후 그림의 변화 등을 알아냈죠.

출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140배 확대한 3D 디지털 현미경 사진으로, 갈색 속눈썹이 확인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소녀의 눈에서 발견된 갈색 속눈썹입니다. 그동안 일부 미술학자들은 주근깨나 머리카락 같은 신체 사항이 묘사되지 않아 실존하는 여성 모델의 초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속눈썹 역시 없다고 판단해 왔는데 이를 뒤집은 셈이죠.

출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여러 과학기술을 활용한 결과, 우측 상단에서 커튼의 모습이 발견됐다.

검정색으로 보이는 배경은 사실 녹색 커튼이었습니다. 또, 그림 오른쪽 상단에서 커튼이 접힌 모습이 발견됐는데, 이는 약 350년 동안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사라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출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두건을 140배 확대한 3D 디지털 현미경 사진
출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진주 귀걸이를 140배 확대한 3D 디지털 현미경 사진

유화에 사용된 색소는 전 세계에서 들여온 것으로, 17세기 네덜란드의 무역 상황을 보여줍니다. 두건을 칠하는데 쓰인 푸른색 안료는 천연 울트라 마린으로,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의 광산에서 채석된 돌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금보다 귀했던 고가의 재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욱 강렬한 파란색을 만들기 위해 고온에서 가열해 갈아서 사용했다는 사실 또한 이번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끝으로 연구진은 작품을 그린 순서도 밝혀냈습니다. 페르메이르는 소녀의 얼굴과 배경, 노란색 재킷, 하얀색 옷깃, 파란 두건과 반투명한 진주 귀걸이 순으로 캔버스를 채웠으며, 마지막으로 왼쪽 상단 모서리에 서명(IVMeer)을 남겼다고 합니다.

애비 밴디브레 연구팀장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개인적인 이미지다. 이번 검사에서는 그림의 현재 상태도 기록했는데, 이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화를 최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마우리츠하위스 왕립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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