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견이 집에서 길 잃자 친구들이 보인 반응
늙어가는 반려견을 지켜보는 것은 반려인에게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온종일 잠만 자는 반려견을 보며 '차라리 예전처럼 사고라도 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반려인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소개할 사연도 노견을 돌보는 집사의 이야기입니다. 사연 속 반려견은 치매를 앓아 집에서 길을 자주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노견의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개의 곁에는 든든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홍콩 온라인 매체 hk01은 대만에 사는 반려인 '장(Zhang)' 씨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장 씨는 올해 16세인 반려견 '버터'를 돌보고 있습니다. 버터 외에도 고양이와 개를 키우고 있죠.
반려동물 3마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버터는 1년 전부터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장 씨가 이름을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죠. 목적 없이 계속해서 집을 돌아다녔고, 평소 잘 머물지 않던 곳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버터는 치매를 진단받았습니다.
치매를 진단받은 후 버터는 집에서도 길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16년 동안 살던 곳이었지만 버터는 배변 패드에서 방으로 가는 법도 잊어버렸죠. 버터는 배변 패드에서 소변을 보고 멍하니 서 있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럴 때 버터는 왕왕 짖었는데요. 놀랍게도 먼저 반응한 것은 함께 사는 동물 가족이었습니다. 고양이와 개는 한 걸음에 달려가 버터의 곁을 지켰습니다. 망부석처럼 굳어버린 버터가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천천히 기다려 줬죠.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에도 버터의 치매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버터는 치매를 앓은 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온 집안을 배회하죠. 새벽 내내 집안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대소변을 봅니다.
장 씨는 함께 사는 부모님과 교대로 버터를 돌보고 있습니다. 새벽에는 선잠을 자다 버터가 혹시 대소변을 보면 치워주거나 잠을 재워줍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지만 장 씨는 가족이기 때문에 버터의 간호를 멈출 수 없다고 말합니다.
현재 버터는 가족들의 얼굴을 알아보는 일이 매우 드뭅니다. 컨디션이 정말 좋은 날에만 자신의 이름과 가족을 알아보고 반응을 하죠. 희망을 품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장 씨는 버터를 위해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치매에 좋은 음식과 보조제를 먹이고, 치매 앓는 노견을 키운 반려인의 사례를 찾아 도움을 구하죠. 장 씨는 "버터가 치매에 걸렸을 때, 나를 잊더라도 끝까지 잘 챙겨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지금 가족 모두가 힘들지만 버터의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hk01, 버터 반려인 제공
글 동그람이 장형인 trinity034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