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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0 언팩 행사에 깃든 삼성전자의 속내

조회수 2020. 2. 17.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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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0, 새로운 라인업

새로운 라인업이 발표될 때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스마트폰 브랜드는 둘을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애플의 ‘아이폰’,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갤럭시S 시리즈’다.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라인업 갤럭시S의 신제품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2월 12일 공개됐다. 모두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 갤럭시S20 시리즈는 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내용만으로 보기에는 일견 이전 세대의 것들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엿보이는 점들은 정확하게, 향후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방향성을 가리키고 있다.


S11이 아닌 ‘갤럭시S20’

갤럭시S20이 이전 세대의 제품들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점 하나로는 우선 넘버링을 꼽아야 할 것이다. 순서대로라면 S11이 나와야 할 차례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으로 현재의 연도와 숫자를 맞췄다. 이는 직관성을 기해 마케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도전적인 작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올해가 지나 내년에 다시 후속작이 나오게 된다면 십 단위에서 증가하는 갤럭시S30이 될지 혹은 연도와 맞춘 갤럭시S21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숫자가 주는 느낌을 볼 때 아마도 내년에 나올 후속작의 작명은 ‘갤럭시S30’이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크기, 성능에 따라 각기 다른 세 가지 라인업의 갤럭시S20 시리즈가 소개됐다

금번에 발표된 갤럭시S20 시리즈는 디자인의 영역에서 혁신을 찾아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전반적인 디자인 기조는 최근까지 삼성전자가 유지하고 있는 갤럭시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작년 삼성전자는 갤럭시A 라인업을 통해 전면 카메라를 없애 펀치홀을 배제하고 플립 카메라 방식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 바 있다. 갤럭시S20은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시도된 도전적인 디자인의 시도들은 채용하지 않고, 갤럭시S10의 기조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그 안에서 하드웨어의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세 가지 모델 중에서도 6.9인치의 ‘갤럭시S20 울트라’에 대한 주목도가 가장 높았다

전면의 펀치홀은 이전 세대의 다른 제품들보다도 더 작아졌으며, 전면 디스플레이의 베젤은 더 얇아졌다. 얇아진 베젤의 영역을 0.1인치의 디스플레이가 채우면서, 갤럭시S20의 화면비는 20대 9의 가로로 더 넓어진 비율을 가지게 됐다. 엣지 디스플레이도 여전히 채택이 되었는데, 더 예리한 각을 가지게 되면서 손으로 쥘 시의 안정감이 더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겉으로 보았을 때는 누가 보더라도 갤럭시S 시리즈로 보이게 될 외관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개별 요소마다의 완성도가 더 견고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여전히 카메라 성능이 발표의 중심에

삼성전자가 언팩 행사에서 가장 강조한 요소는 올해도 역시나 ‘카메라’였다. 세 가지 세분화된 갤럭시S20 제품들은 각각 전작 대비 하나씩 더 늘어난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늘어난 후면 카메라의 배치는 금번 세대 아이폰의 ‘인덕션’ 디자인을 연상시키도록 배치돼 있다. 놀라운 점은 갤럭시S20 카메라의 성능이다. 망원 카메라의 화소는 6,400만 화소로 늘어났으며, 울트라 모델은 자그마치 1억 800만 화소를 지원한다. 광학 줌과 디지털 줌을 합쳐 구현한 100배의 ‘스페이스 줌’은 갤럭시S20 발표와 함께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된 기능이다.

▲올해도 여전히 가장 강조된 기능은 ‘카메라’

하지만 갤럭시S20 울트라의 100배 줌 기능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주로 화질의 열화의 측면에서 100배 줌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은 성능의 논란을 차치하고서, 우선은 카메라의 성능을 왜 삼성전자가 가장 강조했으며 또 대중들도 이 점을 가장 주목하고 있는지 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카메라 기능에 대한 설명에 삼성전자가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한 가장 큰 이유는 대중들에게 이것이 갤럭시S20의 차이점으로 가장 확실하게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서 보자면 삼성전자는 나머지 요소들에 있어서 전작보다 발전된 점을 소비자들에게 소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갤럭시S20과 함께 공개된 ‘갤럭시버즈+’. 음질이 향상되었으나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아쉽게도 탑재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실제로 카메라 외의 다른 기능들은 큰 발전이 없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우선 주목해야 할 점은 화면의 주사율이 120Hz로 늘었다는 것이다. 120Hz의 주사율을 통해 갤럭시S20은 이전 세대의 제품들보다도 훨씬 나은 터치감, 부드러운 화면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제 갤럭시S20은 안드로이드 진영은 물론이고 터치감에 있어서는 더 높은 평을 받아온 아이폰과의 비교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는 이용자들이 실제로 디바이스를 조작해야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이외에도 메모리의 증가, AP의 향상, SA(Standalone) 기능을 지원하는 5G 네트워크 등 다양한 발전이 있었지만, 단말기 평균 스펙이 상향된 현재의 시점에서는 이 모든 것들의 장점을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소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기에 부득이하게 작년, 재작년처럼 올해도 삼성전자는 갤럭시S 라인업 신제품 스펙 소개에 대한 대부분의 시간을 카메라에 할애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혁신에 대한 갈증은 갤럭시Z플립으로 해소

‘혁신’을 바라던 이들에게 금번 언팩 행사는 오히려 심심했을 수 있다. 견고한 하드웨어, 향상된 성능은 매력적이지만, 디자인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고 성능은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카메라의 스펙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이미 현 세대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 차고 넘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100배 줌은 매력적인 기능이지만, 이것이 일반 사용자들의 실생활에 얼마나 큰 활용성을 지닐지는 미지수다. 심지어 담은 기능들이 많아지면서 무게는 더 늘어났다. 눈에 띄는 요소들의 매력이 예전만 같지 않은데, 제품의 출고가는 오히려 이전 세대보다도 더 높아졌다. 그렇기에 금번 언팩 행사는 어떤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운 행사였을 수 있다.

▲오히려 ‘갤럭시Z플립’이 혁신적인 요소는 더 많이 갖춘 제품으로 평가된다

그런 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요소가 금번 언팩 행사에 ‘하나 더’ 공개가 됐다. ‘갤럭시Z플립’의 이야기다. 갤럭시폴드와 같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했으며, 접었을 때는 한 손에 감기는 작은 크기를 자랑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갤럭시S20과 함께 공개됐다.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갤럭시Z플립은 폴더블폰 대중화 시대를 열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혁신’을 바라는 얼리어댑터들에게는 갤럭시S20보다도 오히려 더 매력적인 제품으로 소구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금번 언팩 행사의 흐름도 이러한 요소를 극적으로 살린 구성으로 볼 수 있다. 갤럭시S20은 안정적으로 완성도를 올린 제품으로 소개하고, 여기에서 부족한 혁신적인 요소를 갤럭시Z플립을 선보여 대중들의 갈증을 풀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갤럭시Z플립

하드웨어적인 면을 떠나서 주목해야 할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이전과는 확고히 다른 태도를 견지했다는 점이다. 바로 ‘소프트웨어’다. 갤럭시S20 언팩 무대에는 삼성전자의 자체 서비스보다는 파트너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주로 소개했다. 갤럭시S20에서 구글의 영상통화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의 앱 편의성이 강화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콘텐츠가 선탑재될 것이라는 점이 소개됐다. 이전처럼 빅스비나 클라우드, 혹은 이외의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앞으로의 스마트폰 사업 방향성을 확고히 나타내는 점이기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변화의 시기, 검다리로서의 역할

언팩 행사의 방향성은 삼성전자의 라이벌로 꼽히는 애플과는 상반된다. 애플은 최근 하드웨어 못지않게 뉴스, 동영상 등의 콘텐츠 서비스에 집중하고 또 이를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리고 지금껏 삼성전자는 이러한 애플의 행보를 열심히 좇아왔다. 서비스, 콘텐츠,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이를 언팩 행사에서 함께 소개해 왔다. 때로는 안드로이드가 아닌 새로운 OS를 개발하고 또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서비스를 배제하고 ‘단말기 제조사’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폴더블 폼팩터의 갤럭시Z플립의 ‘톰브라운 에디션’도 화제가 됐다

이들이 제조사로서의 역량에 보다 집중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언팩 행사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삼성페이 등 삼성이 잘 하고 있는 분야는 계속 투자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글로벌 플레이어와 전략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맞다”며, “고객에게 최적의 시점에 최상의 경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방향을 바꾸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앞으로 삼성전자가 폼팩터 변화의 시기를 하드웨어 제조사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는 전략을 확인해 준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짧은 기간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3월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S20 시리즈

스마트폰 폼팩터 변화의 시기에, 갤럭시S20은 신시대를 향한 징검다리의 역할을 담당한 제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변이 없는 한 갤럭시S20은 전작의 성공을 무난하게 이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3,5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린 갤럭시S10 시리즈의 성공을 이어, 갤럭시S20은 4천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애플과는 명확하게 다른 길을 걸을 것을 천명한 삼성전자가 과연 새로운 방향을 제대로 개척할 수 있을지, 그리고 갤럭시S20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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