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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겪은 암호화폐 전쟁 '공포'..1분 만에 '매도' 버튼 광클한 사연은?

조회수 2018. 11. 21. 16: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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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암호화폐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비트코인캐시(BCH)의 하드포크 전쟁이었다. 그간 블록체인 기사를 다루면서 하드포크를 앞두고 있는 암호화폐의 가격은 오르고, 하드포크의 기준이 되는 스냅샷을 찍고 나면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을 지켜봐왔다. 이에 하드포크와 스냅샷이 가격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이번 비트코인캐시 내전에 뛰어들어봤다.

하드포크란 블록체인이 기존 버전에서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때, 의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분리되는 것을 뜻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던 업그레이드는 비트코인캐시의 주기적인 업그레이드 일정이었으나,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SV 진영 간 입장 차이가 발생하면서 하드포크가 이뤄졌다.


하드포크가 발생할 경우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별도로 새롭게 분리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탄생한다. 하드포크가 일어난 시점인 스냅샷에 해당 암호화폐 수량이 복사되고, 복사된 화폐를 기존 이용자들이 보유했던 암호화폐 양에 따라 지급하게 된다.


또 해시전쟁에서 이긴 진영이 BCH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고 패배한 진영은 다른 이름으로 분리돼 나온다. 어떤 진영이 BCH의 이름을 가져갈지, 어떤 것이 분리돼 나올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출처: 업비트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공지사항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이달 공지를 통해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지원하겠다 밝힌 바 있다. 특별히 어떤 것을 분리해 상장하겠다는 공지는 없었지만 ‘UNIX시간 15423000000(한국 시간 16일 오전 1시40분)’을 기준으로 스냅샷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캐시 스냅샷을 찍어보기로 결정했다.

출처: 업비트
업비트 비트코인캐시 거래단가

하드포크를 1분 앞둔 16일 오전 1시39분 미리 입금해 놓은 소량의 돈으로 0.40417821개의 BCH를 구입했다. 그리고 오전 1시40분00초, 스냅샷 시점이 지나자마자 수직 낙하하는 그래프를 마주할 수 있었다.


출처: 업비트
업비트 비트코인캐시 차트

이때는 ‘공포’, 그 이외의 단어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거짓말 같이 스냅샷 시점이 ‘땡’ 울리자마자 가격이 수직낙하했고, 1분을 버티지 못 하고 매도 버튼을 눌렀다. 기자가 BCH를 샀던 1시39분에서 스냅샷이 찍힌 직후인 40분까지 1분 만에 거래액은 51만8000원에서 47만8000원으로 8.36% 추락했다. 그 이후로도 BCH 차트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출처: 업비트
업비트 비트코인캐시 차트

기자는 공포의 스냅샷을 찍은 후 마음을 추스르고 하드포크 과정을 지켜봤다.


사전 거래를 지원한 폴로닉스 이외에 잠잠하던 거래소들은 글로벌 거래량 1위 바이낸스와 함께 잇따라 대응 방안을 공개하고 나섰다. 바이낸스는 16일 오후 5시(한국시간)부터 BCH와 1대 1의 비율로 BCHABC, BCHSV를 모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코빗도 BSV를 1대 1의 비율로 지급하겠다 공지했다. 이 가운데 바이낸스에서는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BCHABC가 70%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코인원과 코빗을 제외한 국내 거래소 이용자들은 발빠른 대응을 요구하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BCH 하드포크에 거래소 발등 불…바이낸스 “둘 다 거래 개시” vs 업비트·빗썸 “ 지켜보겠다”)


업비트는 이날 오후 10시18분께 BCH와 1대 1의 비율로 BSV를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지급 완료 후 원화마켓에 상장하겠다는 덧붙였다. 그러나 기자의 계정에는 공지가 올라온 후 1시간이 지나도록 BSV가 지급되지 않아 ‘스냅샷 직후 1분도 지나지 않고 매도해서 해당 대상이 아닌가’, ‘이대로 8.36%의 손실만 보고 체험기를 쓰지 못 하게 되는 것 아닐까’ 등등의 고민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러던 중 다행히도 BSV가 같은 수량만큼 지급됐다.

출처: 업비트
업비트 거래내역

바이낸스처럼 BCHSV와 BCHABC가 모두 지원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업비트 상담센터에 확인해보기도 했다. 업비트에서는 BCHABC가 따로 지급이 되지 않고 현재 거래되고 있는 BCH가 BCHABC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출처: 카카오톡
업비트 1:1 카톡

실제 국내 거래소들은 대부분 기존에 거래된 BCH를 BCHABC로 보고 있다. BCHSV만 새롭게 분리돼 나온 체인으로 인식하고 이같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BCHABC와 BCHSV의 해시전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나눠서 지급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출처: 업비트
비트코인SV 차트

16일 저녁 상장 직후 23만7000원까지 올랐던 BSV는 19일 오후 5시 현재 9만720원으로 58.8% 미끄러졌다. 이는 전반적인 암호화폐 하락장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하드포크와 스냅샷을 체험해 본 결과 세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스냅샷을 찍은 직후 많은 투자자들이 해당 암호화폐를 매도하는 편에 선다는 것과 새로운 암호화폐를 지급받고 거래가 시작됐을 때에도 빠르게 매도세가 확대된다는 점이다. 또 제대로 스냅샷이 찍히려면 1분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거짓말이라는 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SV 진영 간의 해시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BCH의 이름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시 생생한 경험이 필요로 할 때를 위해 기자는 이 전쟁을 지켜보며 출전을 준비해 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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