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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서 뮤지션 중심으로 음원 시장 혁신, 네이버의 야심찬 시나리오

조회수 2020. 4. 16. 14: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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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그동안 다양한 분야 개인 창작자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보다 많은 이용자들과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네이버를 통해 개인 창작자들은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리고 사용자들은 기존에 누릴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윈윈 전략이었다. 개인 창작자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네이버 콘텐츠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고, 네이버가 웹툰과 웹소설을 들고 미국으로 대표되는 해외 시장까지 넘볼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개인 창작자들에 대한 네이버의 투자는 웹툰과 웹소설을 넘어 영상과 오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뮤지션들에 초점이 맞춰진 음악 생태계 구축과 관련한 관련한 대담한 행보가 업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창작자 지원 넘어 

새 음원 이용료 정산 시스템까지 투입 눈앞


네이버는 그동안 자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음악과 아티스트를 만나고, 아티스트도 자신의 음악을 좋아할 다양한 이용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8년 6월에는 인공지능(AI) 추천 엔진을 장착한 음악 서비스 바이브(VIBE)도 공개한 것도 아티스트들과 사용자들간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콘텐츠 및 상품 추천 시스템인 에어스(AiRS)와 에이아이템즈(AiTEMS) 등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고도화된 AI 기술을 바이브에 버무렸다. 이를 통해 사용자 음악 감상 패턴을 학습하고 개별 음원을 분석한 AI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곡을 엄선해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바이브가 먹힐려면 사용자들이 맞춤형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가 인디 뮤지션들 지원에 공격적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바이브 외에 네이버는 뮤지션리그 등 인디 뮤지션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도 진행하고 있다. 뮤지션리그는 인디·아마추어·신인 뮤지션들이 음악을 내놓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네이버가 음악 창작자들에게 레코딩부터 뮤직비디오 및 앨범 커버 제작, 디지털 유통과 프로모션까지 무상 지원하는 ‘뮤지션리그 앨범 발매 프로젝트’의 경우 시즌당 평균 250팀이 응모할 정도로 인디 뮤지션들의 세계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2017년 시작된 앨범 발매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까지 새소년, 오왠, 앤츠 맥거핀 등 총 54개 실력있는 신인 뮤지션들의 디지털 싱글 앨범이 제작됐다. 현재 구만, 백아 등이 이를 통해 싱글을 발매하여 인디 씬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네이버 설명이다.

앨범 제작 지원 외에 네이버는 ‘뮤지션리그 100차트’ 상위 10개 팀에 매월 100~200만원의 현금을 창작지원금으로 지급하며 뮤지션들에게 경제적인 지원도 하고 있다.

네이버는 뮤지션들 지원 일환으로 다양한 기업 및 기관들과 제휴도 맺었다. 뮤즈온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손을 잡았고 △그랜드민트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서울 등과의 제휴를 통해 뮤지션들에게 무대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아티스트 중심의 음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네이버의 행보는 상반기를 기점으로 개인 창작자 지원을 넘어 시스템 차원의 개혁으로 확대된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 ‘바이브(VIBE)’에 서비스 플랫폼이 아니라 아티스트들에 초점이 맞춰진 새로운 음원 사용료 정산 시스템 VPS(VIBE Payment System)를 도입한다. VPS는 바이브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요금이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음악의 아티스트에게만 전달되는 것이 골자.

출처: 네이버 바이브

그동안 국내 음원 사이트들은 전체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방식(비례배분제)을 채택해왔다. 이 같은 방식은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입장에서 보면 재생된 수에 비례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합리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아티스트로 입장을 바꾸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 음악을 들은 이용자의 규모’보다 ‘플랫폼의 절대 재생 규모’가 음원 정산액 규모에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만들고, 인기 곡보다 비주류 음악을 즐겨 듣는 이용자 일수록 지불한 월정액 일부가 내가 듣지 않은 인기 음원의 아티스트들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네이버에 따르면 비례 배분 방식은 사용자가 지불하는 요금은 동일한데 (정액제) 전체 매출 기준으로 통합 정산함으로써 사용자가 실제로 듣지 않은 음원에 이용료를 지불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과거에는 특정 팬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지원하려면 음반을 사주면 되었으나 현재 정액제 스트리밍 방식에서는 자신이 지불한 사용료가 자신이 들은 아티스트에게 100% 정산되는 구조가 아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차트 중심의 음원사이트 구조상 재생수가 많은 히트곡에만 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비례배분 정산방식에 아래에선 차트 상위 히트곡은 음원 이용료로 큰 보상받을 수 있다. 이를 겨냥해 차트에 올리기 위한 가짜 스트리밍, 사재기 어뷰징 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했다”면서 “VPS는 특정 음악에만 수익이 몰리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사재기 어뷰징 등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한 부작용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VPS를 통해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낸 비용이 어떤 아티스트에게 전달되었는지 투명하게 확인하고 인기 아티스트는 물론 시대를 아우르는 음악이나 재즈나 클래식 같은 비주류 장르 음악 활동을 펼치는 독립 아티스트들도 팬들의 응원 속에 건전한 창작활동을 이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티스트들서 지원 사격 확산…SNS 지지 확대일로

출처: 네이버 바이브

관행처럼 통하는 제도를 새로운 틀로 바꾸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VPS도 현실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사용자들의 문제 인식은 물론 업계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3월부터 VPS를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내돈내듣’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내 돈은 내가 듣는 음악에 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내돈내듣’ 캠페인의 첫 주자로는 힙합 뮤지션 마미손이 나서 네이버와 영상을 공동 제작했다.

이번에 공개된 마미손 캠페인 영상은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현재 음원 정산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내돈내듣 캠페인의 긍정적인 효과를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캠페인 영상에 사용된 음악과 가사는 캠페인 취지에 적극 공감한 마미손이 직접 참여해 만들었다. 앞서 마미손은 가요계 음원 사재기 이슈를 비판하는 곡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공개하면서 가요계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은 바 있다. 영상에서 마미손은 ‘폭염에 복면 쓰고… 노래 만들었더니 돈은 엉뚱한데 가고 있고’, ‘내 노래 들은 돈, 나한테 와야지’라며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와 시원한 래핑으로 바이브 내돈내듣 캠페인을 응원했다.

캠페인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캠페인이 공개되자 취지에 공감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캠페인 공식 페이지는 공개한지 한 달여 만에 300만 명의 방문자 수와 200만 건의 공감을 기록했고 여러 아티스트들도 SNS를 통해 지지 의사를 보여주고 있다.


황치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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