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줌' 실시간 온라인 강의..장단점 뚜렷해

조회수 2020. 9. 24. 15: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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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언택트(Untact)란 말이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아직은 거리두기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선책이다 보니 강의나 발표 같은 전통적 대면 행사들도 이젠 대부분 온라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자들도 현장 대신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하는 일이 더 많아졌고요.


그러던 얼마 전 감사한 기회를 통해 서울 모 기관에서 강연자로 나설 일이 생겼습니다. 원래는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되며 결국 온라인 강의로 전환됐습니다. 대신 덕분에 말로만 듣던 온라인 강의를 직접 해 볼 기회가 생겼는데요. 기관 측 요청에 따라 강의용 화상회의 솔루션은 ‘줌(Zoom)’을 사용했습니다.


줌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급성장하며 지금은 일간 사용자 수만 수억명에 이르는 보편적 화상회의 도구가 됐습니다. 그동안 ‘쓰기 편하다’라는 말만 들었는데 실제 얼마나 편리한지, 화상회의를 통한 온라인 강의 경험은 대면과 어떻게 다른지 직접 경험하며 확인해봤습니다.

출처: 원래는 제가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니였습니다만…

손쉬운 강의실 생성과 초대


실제로 줌 인터페이스는 꽤 직관적입니다. 강의자료(PPT)를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회의실을 생성하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습니다.


먼저 PC용 줌 클라이언트를 기준으로 새 회의’나 ‘예약’을 통해 회의를 생성할 수 있는데요. ‘새 회의’는 원클릭 방식으로, 누르자마자 임의의 정보로 방이 생성되고 웹캠을 통해 화면 가득히 비춰진 내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보고 놀람에 주의하세요. 주로 간단한 실시간 회의에 적합해 보이며 자동 생성된 회의실 링크와 비밀번호만 참여자들에게 전달하면 끝입니다.


하지만 보통은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진행되는 회의가 많으니, ‘예약’ 기능을 활용하면 미리 원하는 조건으로 방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시작일시부터 진행 시간, 암호, 그리고 참여자 영상 ON/OFF 여부를 정할 수 있고 회의 전체를 녹화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녹화된 영상은 회의 종료 후 컨버팅 후 PC에 저장되는데, 회의 시간에 따라 저장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대기실’ 옵션을 활성화해두면 참가자가 입장 시 호스트(개설자)의 허가를 받아야만 최종적으로 회의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회의에 난입해 방해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장치죠.

출처: PC용 줌 화면 갈무리

강의 경험


이제 본격적인 강의 과정입니다. 줌에는 자료 공유를 위한 다양한 옵션이 구비돼 있는데요. 실행 중인 화면을 선택해 보여주거나, 화이트보드를 띄우거나, 아이폰/아이패드와 연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는 그중에서 널리 사용되는 ‘화면 일부만 공유하기’를 활용했습니다. 참여자들에게 보여주길 원하는 화면의 위치와 크기를 끌기/드래그 방식으로 조정할 수 있어 보다 깔끔한 화면 전달이 가능합니다. 아래 이미지에 보이는 초록색 선이 제가 지정한 화면 공유 영역입니다.


이후는 별다를 것 없습니다. 웹캠에 얼굴을 비추고 준비한 강의를 진행하면 됩니다. 소소하지만 준비된 가상배경 기능을 활용하면 카메라 주변이 좀 지저분(?)해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마이크도 대개 노트북에 내장된 수준이면 충분히 쓸 만합니다. 웹캠과 마이크가 탑재된 일반 노트북이 있다면 굳이 온라인 강의를 위해 별도의 장비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실시간 강의이니 중간중간 참여자들과 소통도 가능합니다. 참여자들이 웹캠을 켜 두었다면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발언권을 주면 음성 대화도 가능합니다. 채팅 기능도 있고요. 이처럼 강의실 생성이나 진행 과정을 통틀어 딱히 어려운 구석이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인터넷 활용이 가능하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출처: 강의 중 공유하고 싶은 화면 일부만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시의적절했던 화상회의 솔루션의 발전


이번 경험을 통해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교차했습니다. 먼저 코로나19 같은 예기치 못한 시국에 맞춰 줌이나 팀즈, 웹엑스 등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다양한 화상회의 솔루션이 상용화돼 있던 건 분명 다행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스마트 기기가 널리 확산되기 전인 약 10년 전만 해도 영상통화나 화상회의를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못했으니까요. 만약 코로나19가 그때 발생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교육 현장 등에선 지금보다 훨씬 큰 혼란이 빚어졌을 겁니다.


아직 극복하기 어려운 비대면의 한계


하지만 비대면 환경의 단점도 명확했습니다. 무엇보다 강의 중 참석자들과의 시선, 제스처 교환이 적어지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분명 웹캠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볼 순 있지만 크기가 작고 내가 누군가를 직접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은 주기 어렵습니다. 제스처도 웹캠에 비치는 작은 손짓에 불과하죠. 참여자들이 눈앞에 없으니 저 역시 카메라보단 띄워 둔 강의자료에 자연스레 눈이 더 갔습니다. 결국 대부분 시간은 자료를 보고 읽으며 진행하게 되더군요. 과거 학원에서 강의했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현장 대면 강의는 참석자들이 발표 자료뿐 아니라 강사의 움직임, 미세한 표정 변화, 때때로 나와 마주치는 시선 등의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호 간 체감되는 집중도가 높습니다. 현재 실시간 온라인 강의가 ‘반쪽짜리’란 생각이 든 이유도 결국 이를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인데요. 이름은 실시간이나, 실시간의 강점인 직접 소통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없다면 차라리 잘 정리된 녹화 강의가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별화된 사용자경험, 품질 표준화가 관건


일부 아쉬운 점이 있지만 당장은 주어진 화상회의 솔루션들이 최선의 대안인 건 맞습니다.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고 직접 경험해보니 누구나 쓸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기도 했죠. 코로나19 확산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름에 따라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 수요도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온라인 강의, 비대면 회의 문화 자체가 지금보다 다 널리 보편화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기대할 부분이 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사용자경험입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비대면 실시간의 단점을 어떤 기술로 보완해 나가느냐가 솔루션 차별화의 핵심이 되리라 봅니다. AR(증강현실)이나 VR(가상현실)을 접목하는 것도 하나의 답이 될 수 있겠지요. 또 지금은 각기 다른 장비로 회의에 참석하며 생기는 영상/음성 품질의 불균형도 소프트웨어 최적화 및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해 더 균일한 환경으로 다듬어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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