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이게 가능한 일?' 싱글A 로우 레벨에서 빅리그 초청 선수가 된 배지환

조회수 2021. 3. 4. 14: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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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믿었어요. 내가 왜?라고 되물었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싱글A(로우 레벨)에서 뛰고 있는 배지환은 2021년 초청선수로 메이저리그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2018년 3월 계약금 125만 달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루키 레벨에서 시작한 배지환은 2019년 싱글A(로우 레벨)에서 86경기를 소화하며 0.323 38타점 69득점 31도루로 맹활약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시즌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2021시즌을 앞두고 빅리그 캠프 정식 초청장을 받게 됩니다. 루키 레벨에서 1년을 뛰고, 싱글A로 올라간 배지환은 2019년 싱글A 로우 레벨이었습니다. 싱글A는 로우 레벨과 하이 레벨로 나뉩니다. 그리고 더블A, 트리플A로 단계가 올라갑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배지환의 현재 위치는 싱글A 로우 레벨입니다. 그런데 그가 빅리그 캠프에 정식 초청돼 시범 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 그리고 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출전한 배지환을 만나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싱글A 로우 레벨인데 빅리그 초청 선수로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라고 물으니 “정말 믿지 않았다”라는 말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사실 명단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에 친한 구단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빅리그 캠프에 초청된다는 이야기가 구단 내에서 돌고 있다고 말이죠. 그때만 해도 믿지 않았어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말 구단 관계자가 “웰컴투 빅리그 캠프”라고 연락을 하면서 비행기 표를 바로 보내주더라고요. 그제서야 실감이 났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안이 벙벙한 느낌이라 “정말 내가 왜?”라는 물음을 계속 던졌던 것 같아요.”
배지환은 "나 아직 싱글A, 그것도 로우 A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드래프트 1라운드로 뽑힌 특급 유망주도 아니고, 해외에서 온 선수일 뿐인데 가능한 일인가 싶었던 거죠. 그런데 구단에서는 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를 해줬고, 유망주로 인정받는 게 얼떨떨하면서도 기분 좋았습니다.”
지난해 백업으로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에 몇 차례 뛰어 본 경험이 있는 배지환. 하지만 당시에는 초청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듯 백업 좀 하라고 하면 하루 합류하는 형태였습니다. 1일 밀머니로 100달러는 받으면서 말이죠.

이제는 어엿한 빅리그 초청 선수. 캠프에 합류한지 이제 2주 됐는데, 밀머니로 약 5,000달러가 입금되어 있는 걸 보고 차원이 다름을 느꼈다고.
하지만 그가 느낀 가장 다른 부분은 야구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마이너 캠프에서는 할 일이 정말 많아요. 아침 6시부터 미팅을 시작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빅 리그 캠프는 오직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이미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 선수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대우도 정말 다르고요.”
배지환은 얼마 전 있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들려줬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올 때 샤워실에서 신는 슬리퍼를 가져오지 않아서 동료한테 신발 좀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런데 그 옆을 지나가던 클러비가 “메이저리그 처음 온 거 티내냐”라며 놀리더라고요. 무슨 말인가 했죠. 이곳은 클러비한테 이야기하면 다 갖다주거나 이미 다 마련이 되어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몰랐어요. (웃음)”
초청선수 신분으로 빅리그 캠프에 참가해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는 배지환. 아직은 교체 투입이 전부이지만 많은 걸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내로라하는 빅리그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정말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싱글A에서는 공이 빠른 투수는 구속만 믿고 던지는데, 빅리그 선수들은 공이 빠르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공이 빠른데, 변화구까지 제대로 갖춘 선수들입니다. 98마일 던지는 선수인데, 실제 타석에서 보면 100마일이 훨씬 넘어 보여요. 실전 감각이 없어서인지 정말 훨씬 빨라 보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변화구까지 섞어가면서 구사를 하니…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나도 못할 건 없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다가 아니라, 조금만 더 성장하면 빅리그 진입이 꿈만은 아니겠다라는 생각말이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지환은 ‘컨택’과 ‘빠른 발’을 본인의 장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컨택과 빠른 발이 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 맞히는 건 컨디션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느껴요. 그런데 달리는 건 슬럼프가 없는 것 같아요. (웃음) 빠른 발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

배지환은 2019년 86경기에서 도루 31개를 성공시키며 빠른 발임을 입증했습니다.
싱글A 로우 레벨인 배지환이 빅리그 초청 선수로 합류했다는 건 구단에서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는 '유망주'라는 의미입니다.

“빅리그 캠프가 끝나면 다시 싱글A로 돌아가는가”라고 물으니 이렇게 말합니다.

“확실한 발표는 아닌데, 현재 더블A 감독이 나를 계속 케어하고 있어요. 더블A 감독은 “올 시즌 잘 해보자”라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트리플A 타격 코치는 “트리플A 갈 것 같은데?”라는 말을 훈련하면서 자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난 아무 말도 안 믿고 있습니다. (웃음)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더블A, 트리플A는 잠시 잊고 야구에만 전념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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