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간절히 원했던 양현종, 텍사스 캠프장에서 '찐 웃음'

조회수 2021. 2. 24. 07: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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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음을 알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길.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목표 하나만 보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그가 드디어 텍사스 레인저스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24일. 텍사스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마스크에 적힌 그의 등번호 68도 눈에 띕니다. 지난 21일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도착해 코로나19 검진과 격리를 마친 후, 처음으로 캠프에 합류한 날. 그는 코칭 스텝들과도 인사를 나눠야 했고, 동료들과도 훈련 틈틈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시차 적응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을 시간인데,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가식도, 멋쩍은 웃음도 아닌 ‘찐 웃음’이었습니다. 간절히 원했던 목표를 향해 이제 첫 발을 디뎠을 뿐인데, 원했던 곳을 향해 달리는 그 발걸음이 아주 가볍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재진과 거리가 상당히 멀지만 밝게 웃으며 반갑게 손인사를 하는 여유도 보였습니다.
많은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이 양현종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존중했지만, 걱정과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걱정과 우려가 무색할 만큼 양현종은 굉장히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꿈을 포기하는 것보다 악조건 속에서 도전한다는 것. 그 자체가 양현종에게는 의미 있는 기쁨이 되었습니다.
동료들과 스트레칭을 마치고 가벼운 캐치볼로 몸을 풀었습니다.
비자, 격리 문제로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조 공식 소집일 보다 늦게 합류하게 됐지만, 국내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왔던 터라 공 던질 때도 가벼워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통역 없이도 동료들과 계속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캐치볼을 마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수비 훈련을 위해 외야로 이동할 때도 대화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했고, 영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스프링캠프 첫날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다는 것. 통역 없이도 가능한 수준이라는 건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가 보이는 부분입니다.
양현종 10년 주치의 이상훈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조건 응원한다”라고.

에이스 대우, 보장된 80억을 포기하고 험난한 고생길을 택한 양현종을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가 얼마나 간절히 원했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공을 던지고 싶어 했는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응원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한 말입니다.

그리고 양현종의 몸 상태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습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인해 재활도 꾸준히 해왔다. 주치의로서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지금 양현종은 지난 10년 중 가장 건강한 몸 상태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악조건 속에서도 메이저리그 도전이 가능했던 것 같다. 그만큼 자신이 있기에.”
양현종은 출국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좋은 선택이었다는 걸 팬들에게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지금은 초청 선수로 텍사스 캠프 시설의 마운드에 올랐지만, 글로브라이프필드 마운드에 선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양현종의 스프링캠프 첫날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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