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 살 바엔..?" 테슬라 사이버트럭, 많이 팔릴까?

조회수 2020. 1. 7.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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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손의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열린 테슬라의 첫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Cybertruck) 공개 행사는 충격의 연속이었어요. 전통적 콘셉트를 뛰어넘는 디자인에 한눈 팔린 사이 창문 강도를 실험한다며 내던진 쇠공에 방탄유리가 깨지는 해프닝이 벌어졌죠. 평소 테슬라의 기술과 디자인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론 머스크는 체면을 구겼지만, 공개한 지 나흘 만에 사이버트럭은 20만 대라는 높은 선 주문량을 기록했어요. 테슬라는 약속한 대로 2021년 사이버트럭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디자인 왜 이래?

일론 머스크가 직접 공개한 사이버트럭은 콘셉트카가 아닌 실제 양산형 모델이에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12가 연상되는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어요.

 

강철로 뒤덮인 사이버트럭은 9mm 권총 사격에도 깨지지 않는 강화 유리(TESLA Armor Glass)를 탑재했어요. 실제 발표 현장에서는 차체와 강화 유리 강도를 보여주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이 시연됐는데, 망치로 때려도 찌그러지지 않는 차체 성능에 관객들의 탄성이 이어지기도 했답니다.

 

실내는 앞, 뒤 각각 3명씩 앉는 2열 6인승 구조예요. 각종 기능은 17인치 가로형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해요.

하지만 사이버트럭의 디자인이 보행자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됐어요. 호주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인 ANCAP(Australasi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디자인이 보행자뿐만 아니라 탑승자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어 안전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ANCAP 테스트를 통해 사이버트럭이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의 상황을 살펴보니 날카로운 프런트 디자인으로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이외에도 ANCAP은 사이버트럭에 적용된 ‘외골격(exoskeleton)‘ 형태의 차체 소재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어요. 보통 차량이 충돌하면 충격 에너지 일부를 차체가 흡수해야 되는데, 사이버트럭의 경우 단순한 단면 디자인으로 충격을 걸러주지 못해 탑승자에게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이죠.
 
앞서 사이버트럭 공개 당시 테슬라 관계자가 쇠망치로 사이버트럭의 차체를 내리쳤지만, 전혀 손상이 가지 않을 만큼 차량이 튼튼하다는 것은 반대로 탑승객이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실제로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미래지향적인 모습인데, 요즘 차에서 볼 수 없는 단순한 직선의 미와 날카로운 단면으로 이뤄졌어요.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기본적으로 보행자 충돌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안전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사이버트럭의 디자인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죠.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사이버트럭은 스페이스 X 로켓 선체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스테인리스 합금으로 제작됐고, 그만큼 강한 소재로 차량을 개발한 것“이라며, “소재의 강성이 높은 만큼 일반적인 프레스 성형으로는 차체를 제작할 수 없어 현재의 디자인을 선보였고 오히려 프레스 기기가 이를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사이버트럭의 독특한 디자인이 탄생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어요.


주문량 왜 이래?!

파격적인 디자인과 공개 행사에서 깨져버린 방탄유리 해프닝, 충돌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이버트럭은 지난 11월 21일 선공개된 이후 테슬라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사전예약 수가 나흘 만에 20만 대를 돌파했어요. 이는 테슬라 표 전기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사이버트럭의 예약 주문 계약금은 100달러(약 11만원)로, 취소 시 전액 환불이 가능해요.

 

공개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의 디자인과 견고함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는데요. 포드 ‘F-150’과 GM ‘쉐보레 실버라도’ 같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쟁 모델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특징이에요. 특히 포드 F-150은 매년 100만 대 이상 판매돼 미국에서 36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빛나는 픽업트럭의 대표 주자죠. 

 

사이버트럭은 이런 전통적인 픽업트럭과 디자인이 사뭇 다른데, 삼각형 지붕에 차체 소재는 스테인리스를 쓴 직선형 디자인으로 마치 SF 영화의 소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줘요. 일론 머스크 역시 트럭 외관은 <블레이드 러너>와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두 영화에서 얻었다며, 오랜 세월 트럭은 똑같은 모습이었지만 이젠 뭔가 다른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사이버트럭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성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요. 지난 11월 25일 테슬라는 SNS를 통해 사이버트럭과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픽업트럭 ‘포드 F-150‘과의 힘겨루기 영상을 공개했어요.

 

어떤 조건에서 테스트가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지만, 두 차량 중 누가 힘이 강한지 테스트하기 위해 각각 후미에 로프를 연결했어요. 영상에는 신호와 함께 사이버트럭과 F-150이 동시에 줄다리기를 시작하는데요, 불과 2초도 채 되지 않아 사이버트럭이 F-150을 힘으로 제압해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겼어요. 

 

일각에서는 테스트 조건, 환경 등 석연찮은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도 있지만, 이 영상으로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성능에 열광하는 이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사이버트럭은 싱글 모터 후륜구동 모델과 듀얼 모터 4륜 구동 모델, 트리플 모터 4륜 구동 모델 등 총 3가지 모델로 판매돼요.

 

싱글 모터 후륜구동 모델은 한 번 충전 후 1회 주행 가능 거리가 250마일(402km), 견인력은 7,500파운드(약 3.4톤), 최고 속도는 110mph(177km/h),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5초예요.

 

듀얼 모터 4륜 구동 모델은 1회 주행 가능 거리가 300마일(약 482.8km), 견인력은 1만 파운드(약 4.5톤), 최고 속도는 120mph(193km/h), 제로백은 4.5초입니다.

 

트리플 모터 4륜 구동 모델은 1회 주행 가능 거리가 500마일(약 804.7km), 견인력은 14,000파운드(약 6.4톤), 최고 속도는 130mph(209km/h), 제로백은 2.9초예요. 14,000파운드는 시판 픽업트럭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견인 능력치로 괴물 수준이라고 할 만하죠.

 

사이버트럭의 사전 예약 주문량의 42%가량이 듀얼 모터 모델이고, 41%가량이 트리플 모터 모델, 전체의 17%가 싱글 모터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사이버트럭의 판매 가격은 싱글 모터 후륜구동 모델이 39,900달러(약 4,700만원), 듀얼 모터 4륜 구동 모델이 49,900달러(약 5,878만원), 트리플 모터 4륜 구동 모델이 69,900달러(약 8,234만원)로 책정되었어요.

공개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의 사양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어요. 오프로드 주행에 ​​중요한 차량과 노면이 닿는 각도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전기차 주행 능력과 밀접한 공기 역학에 대해선 별말이 없었죠.

 

또 최상급 모델의 트리플 모터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자율 주행 시대를 한껏 앞당겼다는 극찬을 받는 ‘오토 파일럿’ 시스템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운전자에게 유용할 것이라고만 했답니다.

 

지난 2017년 11월 전기 트럭 ‘테슬라 세미’ 공개 행사를 되돌아보면, 일론 머스크는 당시 기존 트럭의 디자인을 탈피해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공기 역학 설계를 짚으며, 슈퍼차저에서 진화한 테슬라의 독자적인 고속 충전기 메가차저를 사용하면 30분 충전으로 400마일(644km)를 달릴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어요. 또 4개의 강력한 모터는 따로 움직인다며 구동 시스템 설명도 빼놓지 않았죠. 

 

안전한 주행을 위한 자동 비상 제동, 자동 차선 유지, 전방 충돌 경고 등을 탑재하고 전면은 방탄유리에 버금가는 강화유리를 탑재한다고도 했어요. 스티어링 휠 양쪽에는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고 조작할 수 있는 2개의 대형 터치스크린 등 구체적인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설명을 깨알처럼 쏟아냈답니다.


캠핑, 차박 등 차량 캠핑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과연 성공할까?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는 포드의 슬로건인 ‘Built Ford Tough’를 언급하며 농담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공개 행사 다음날 테슬라의 주가는 6.14% 급락했죠. 공개 행사에서 자세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사이버트럭을 제때 양산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투자자도 많은 상황이에요. ‘모델3’가 오버랩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테슬라는 ‘모델S’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SUV인 ‘모델X’를 내놓았어요. 2016년에는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이자 ‘한 방’을 걸고 있는 모델3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죠. 하지만 정작 생산 차질로 출고는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테슬라는 차를 만들기 전 선주문 계약금을 받아 개발과 생산 자금을 충당하는데, 모델3 주문자 다수가 계약금을 맡기고 3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기다리는 중이에요. 모델3가 주문자의 오랜 기다림을 ‘혁신’으로 만족하게 해줄지는 또 다른 문제이죠.

 

사이버트럭을 예약 주문한 고객 역시 차량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여요. 사이버트럭의 싱글 모터, 듀얼 모터 모델의 생산은 2021년 후반 시작되며 트리플 모터 모델은 2022년 후반에나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에요.

한편 크리스마스 이브에 공개된 사이버트럭의 캠핑 모드는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트럭의 성격상 캠핑카로 활용할 여지가 많아 전기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사이버트럭의 캠핑 모드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도 사실이에요.

 

일론 머스크도 주차 모드에서 작동하는 실내 온도조절 장치를 이용해 추위나 더위에 상관없이 트럭 안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자체 실내조명 아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캠핑 모드를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죠. 특히 일론 머스크가 공언한 대로 적재함 커버를 덮었을 경우에도 충분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는지에 이목이 쏠렸어요.

 

렌더링이 공개된 것에 불과하지만 캠핑 모드는 요즘 유행하는 차박에도 안성 맞춤일 듯싶어요. 매트리스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있는 테크의 면적을 갖추고 있으며, 하단 플랫폼에 취사를 위한 간단한 도구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갖추고 있답니다. 또 엄청난 견인력으로 초대형 캠핑 트레일러를 장착하고 여유롭게 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한정된 배터리로 캠핑에 필요한 전력을 모두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걱정이지만, 테슬라는 별도의 배터리와 프로그램으로 조명이나 실내 공조 장치를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이미 출시한 바 있어요.


일론 머스크는 손대는 것마다 그 분야의 산업 지형을 바꾸어 왔어요.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산업을 뒤흔드는 전기차에 대한 기대치를 훌쩍 올려놓았죠.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 개발을 선동한 것도 일론 머스크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실제로 테슬라는 자동차의 모든 기능적인 측면을 재창조해 장난감 취급받던 전기차를 고급차로 변신시켜 놓았죠.

 

차곡차곡 업적을 쌓아가며 자신의 비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시선들을 잠재워 온 일론 머스크가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기괴한 사이버트럭을 포드와 쉐보레가 양분하고 있는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지형을 바꾸어 놓을 강력한 경쟁차로 제대로 내놓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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