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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말고! 스칼렛 요한슨 필모 추천작 5

조회수 2019. 12. 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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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출처: <결혼이야기>

스칼렛 요한슨이 노아 바움백 감독의 신작 <결혼 이야기>로 찾아왔다. 연극 연출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남편 찰리(아담 드라이버)와 이혼을 준비 중인 배우 니콜 역으로 “스칼렛 요한슨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받으며 생애 최초로 아카데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쏟아지는 중이다. MCU ‘블랙 위도우’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면면히 이어온 연기 활동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다져 온 스칼렛 요한슨. 그의 매력이 빛났던 다섯 작품을 선정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2003

출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출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감독 소피아 코폴라 / 드라마, 코미디, 멜로 / 15세 관람가 / 102분

위스키 광고 촬영차 도쿄를 방문한 밥 해리스(빌 머레이). 25년간 쌓아 올린 가정에 자신의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에게 일본의 낯선 문화와 통하지 않는 언어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더하는 요소일 뿐이다. 한편 결혼생활 2년 차인 샬롯(스칼렛 요한슨)은 사진 작가인 남편 존(지오바니 리비시)을 따라 도쿄로 왔지만, 둘이 아닌 혼자 온 기분을 느끼며 불확실한 결혼 생활과 앞날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같은 호텔에서 지내고 있던 두 사람은 우연히 호텔 바에서 마주치게 되고, 서로에게서 익숙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바랐던 이해와 공감을 서로로부터 받으며 위안을 얻는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게 된다.


낯선 장소, 낯선 이로부터 숨기고 있었던 내 내면의 익숙함을 발견했을 때 이는 타인과 나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는 점을 소재로 한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밥과 샬롯에게는 가장 가까워야 할 아내와 가정, 남편으로부터 자신의 자리가 없음에서 기인하는 공허함에 대한 번민과 불안함이 녹아있다. 스칼렛 요한슨은 촬영 당시 17살임에도 불구하고 기혼자 여성인 샬롯의 내면을 섬세하게 연기해 2004년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분 여우주연상 후보에 첫 노미네이트·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Girl With A Peal Earring, 2003

출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출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감독 피터 웨버 / 드라마, 멜로, 로맨스 / 15세 관람가 / 100분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걸작으로, ‘북유럽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소재로 한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그림 속 소녀가 베르메르의 하녀 ‘그리트’라는 상상으로부터 기인한 작품이다(실제 모델은 누군지 알 수 없다). 베르메르(콜린 퍼스)의 집에 하녀로 고용된 그리트(스칼렛 요한슨). 베르메르는 그리트에게 예술적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리트에게 물감을 섞는 등 자신의 작업을 돕도록 가르치며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림 속 신원 미상의 소녀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온 듯한 스칼렛 요한슨의 앳된 얼굴이 인상적인 영화. 순박하면서도 혼란스러운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와 서정적인 영상미가 어우러져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베르메르가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아내의 진주 귀고리를 걸어주고자 그리트의 귓불을 뚫는 장면은 극 중 최고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스칼렛 요한슨은 앞서 소개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더불어 이 영화로 같은 해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더블 노미네이트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2005

출처: <매치 포인트>
출처: <매치 포인트>
감독 우디 앨런 / 범죄, 멜로, 느와르, 스릴러, 드라마 / 청소년 관람불가 / 136분

‘블랙 위도우’를 통해 액션배우로 거듭나기 전, 스칼렛 요한슨은 관능적인 매력으로 인지도를 단단히 다졌다. 이와 같은 이미지가 형성된 이유로는 보통 스칼렛 요한슨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육감적인 몸매도 있지만, 우디 앨런과 함께 작업했던 세 영화의 영향이 컸다. <매치 포인트>를 시작으로 <스쿠프>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세 작품을 연달아 작업하며 한때 우디 앨런의 뮤즈라고도 불렸던 스칼렛 요한슨. 특히 <매치 포인트>는 스칼렛 요한슨 고유의 섹슈얼함이 두각을 드러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크리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한때 프로 테니스 선수였으나 지금은 강사로 활동하며 현실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남자다. 우연히 상류층인 톰(매튜 구드)를 만나 친해진 두 사람은 그의 여동생 클로이를 소개받아 관계를 이어나간다. 크리스는 가난한 집안을 벗어나고자 클로이와 결혼을 하려 하지만 톰의 약혼자 노라(스칼렛 요한슨)을 만나자마자 그녀에게 매혹되고 흔들리게 된다. 결혼 후 크리스는 노라를 잊으려 하지만 우연히 다시 만난 노라가 톰과 헤어졌다는 얘기를 하자 본격적으로 그녀와 외도를 하게 된다. 채워지지 않는 탐욕이 유발하는 긴장감도 일품이지만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스칼렛 요한슨의 관능적인 존재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


그녀 Her, 2013

출처: <그녀>
출처: <그녀>
감독 스파이크 존즈 / 드라마, 멜로, 로맨스 / 15세 관람가 / 125분

사진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어디 있는지 못 찾겠다고? 스파이크 존즈가 연출한 신개념 SF 로맨스 영화 <그녀>에서 스칼렛 요한슨은 인공지능 사만다 역을 맡았다. 정확히는 ‘시리(Siri)'와 같은 존재로,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의 인공지능 비서다. 테오도르는 낭만적인 말을 줄줄 읊는 편지 대필 작가로 일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별거하며 매일 공허해하고 있는 남자다. 외로워하던 어느 날, 인공지능 제품을 구매해 설치하고 ‘사만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매일 사만다와 나누는 대화로 하루를 가득 채워가던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사만다 역시 테오도르에게 감정을 느끼지만 스스로가 ‘육체 없는 인공지능’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그녀>는 스칼렛 요한슨의 개성 있는 허스키 보이스의 장점을 한껏 활용한 영화다. 표정연기 없이도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며 평단으로부터 인정받은 결과, 세계 유수 시상식에 이름을 올렸다. 제8회 로마국제영화제, 제40회 새턴 어워즈 여자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재밌는 사실은 사만다의 목소리가 원래는 스칼렛 요한슨이 아니었다는 것! 사만다 모튼이 그 역을 맡았으나 모든 분량을 촬영한 후 편집 중이던 감독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해 배역을 교체해 다시 촬영했다고. 다행히 사만다 모튼이 이해해 주었고, 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이를 고마워해 ‘사만다’ 캐릭터 이름을 변경하지 않은 채 사용했다고 한다.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2013

출처: <언더 더 스킨>
출처: <언더 더 스킨>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 드라마, SF / 청소년 관람불가 / 108분

외계 행성에서 지구로 떨어진 외계인 로라(스칼렛 요한슨). 그는 한 여인의 몸속으로 들어가 식량으로 삼을 존재들을 찾던 중, 남자들을 발견하고 사냥을 하기 시작한다. 거리에서 외로운 남자들을 유혹해 집으로 데리고 오는 로라.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맞게 되는 죽음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로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사람과 접촉할수록 자신이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혼란스러워한다. 급기야 사냥감으로 잡은 남성을 풀어주게 된 로라는 자신을 감시하는 또 다른 외계인으로부터 추적을 당하기 시작한다.


<언더 더 스킨>은 필모 중 그로테스크 함의 가장 끝에 서있는 영화다. 1차적으로 보게 되는 시각적인 장면들은 물론이거니와, 외계인을 통해 ‘인간다움’에 대한 근원적 고찰에 도달한다는 점 또한 그러하다. 때문에 <언더 더 스킨>은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난해한 영화로 호불호가 강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텅 비어있는 눈이 혼란스러움으로 흔들릴 때 얼굴에 드리운 불안함을 여과 없이 보여준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는 영화에 대한 평가를 떠나 호평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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