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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 믿는 소년이 백혈병 걸리자 일어난 일

조회수 2019. 7. 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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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칠드런 액트> (The Children Act,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칠드런 액트> 표지 및 사진 ⓒ 씨나몬(주)홈초이스
'만 17세' 미성년, '애덤 헨리'(핀 화이트헤드)는 백혈병에 걸렸지만, 부모와 자신이 믿는 '여호와의 증인'으로 인해 '수혈' 치료를 받길 거부한다.

"타인과 피를 섞는 행위 자체가 타락을 부른다"라는 종교적 신념 때문인데, 덕분에 만 18세 '성년'이 되기까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인 '애덤'을 데리고 있는 병원 측은 보호자의 동의 여부와 관계 없이 런던 가정법원에 '강제 수혈'을 요청한다.

한편, 판사 '피오나 메이'(엠마 톰슨)는 남편 '잭'(스탠리 투치)과 20년 가까이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남편의 사랑보다는 일이 더 우선인 '워커홀릭'이다. 주말 업무는 물론이며, 주중에도 여러 판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피오나'는, 언론의 관심이 쏠린 '샴쌍둥이' 관련 재판에서도 온전히 법에 근거한 판단을 내린다.

모든 재판이 그러하듯이 한쪽의 손을 들어주면, 반대하는 편의 반응도 거세게 돌아오는 법. 그래서 '피오나'는 재판을 마치고, '비상 출구'를 통해 퇴근한다. 그런 '피오나'가 '애덤'의 재판을 맡는 사이, '잭'은 마지막 관계를 한 지도 1년 가까이 된다며, 바람을 피우겠다는 폭탄선언을 하고 떠나버린다.
남편의 폭탄선언 후, '피오나'는 1989년 제정된 '아동법'(칠드런 액트)을 사용할 것임을 마음속에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애덤'이 있는 병원을 찾는다. '애덤'은 '피오나'와 짧은 순간 대화를 나눴음에도,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깨닫고, '예이츠'의 시를 통해 문학에 흥미를 갖는다.

법원에 돌아온 '피오나'는 미성년자와 관련된 사건을 판결할 때, 최우선으로 '아동의 복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아동법'의 내용을 읽은 후 수혈 지시를 내리고, 한편으론 바람을 피운 '잭'과 이혼을 준비한다. 하지만 건강을 되찾은 '애덤'이 '피오나'를 찾아오면서, 작품의 장르는 '스릴러'처럼 변하게 된다.

<어톤먼트>(2007년), <체실 비치에서>(2017년)의 원작자인 이언 맥큐언이 직접 자신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각본을 썼기 때문인지, 이번 영화도 한 사람의 선택과 그로 인한 결정에서 오는 이야기가 중심 소재로 잡혀져 있다.

최근작인 <체실 비치에서>를 예로 들어본다면,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지에서 첫 관계를 맺기 전 서로에게 화를 내며, 결국 파국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칠드런 액트> 역시 '피오나'의 선택과 결정에 중심을 둔 작품이다.
재판을 앞두고, "자신이 죽겠다"고 '애덤'이 결정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피오나'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내린 결정(샴쌍둥이 재판 후, 빠른 속도로 전개된 일련의 재판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를 떠올려본다.

자신의 치료를 거부하는 것이 개인의 기본권으로 여겨야 하는 것인가는 현재에도 충돌되는 법적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는 법원으로 출퇴근길에 나선 '피오나'를 잡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데, 관객 역시 함께 '피오나'와 법원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피오나'를 바라보는 다양한 카메라의 시선은 관객에게도 일종의 '상상력 체험'을 할 거리를 제공하는데, 운명적인 대목은 '뉴캐슬'에서 '피오나'와 '애덤'이 만나는 장면이다. '피오나'와 '애덤'의 관계를 단순히 '결여된 사랑의 감정'으로만 표현할 수 없는 이유였다.

'애덤'은 종교적 신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을 펼쳐나갈 수 있게 도와준 '피오나'를 찾았지만, 정작 '피오나'는 그 선택을 한 이유는 온전히 자신의 직업윤리에서 온 판단이라고 여기며 '미성년'인 '애덤'을 멀리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피오나'는 타인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까지는 그토록 자유로워 보였던 자신이, 정작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는 큰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래서 이어지는 결말 장면은 묘했다.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피오나'와 '잭'의 걸음 장면에서, 두 사람은 과연 어떤 생각을 나누었을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이지?" 이런 이야기였을까?

한편, '피오나'를 연기한 엠마 톰슨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연기하듯이 섬세한 감정 묘사를 통해 전체적인 극을 끌어냈다. 엠마 톰슨은 "'피오나'의 캐릭터를 보면 '잭'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피오나'처럼 개인 생활보다 일을 우선으로 둔 경험에 대해서는 "많은 배우가 캐릭터에 몰두해야 하므로, 그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도 발생한다. 그래서 배우랑 결혼하는 사람은 인내심이 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덩케르크>(2017년)의 '토미'를 맡아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준 핀 화이트헤드 역시, '애덤'을 통해 대배우 앞에서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앞날을 더욱 기대케 했다.

2019/07/08 메가박스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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