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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약 먹여 돈 빼돌린 스트리퍼들의 범죄 실화극

조회수 2019. 12. 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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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허슬러> (Hustlers,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허슬러> 표지 및 이하 사진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TCO더콘텐츠온
* 영화 <허슬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스트리퍼가 영화가 끝나기 직전 "이 세상이 스트립 클럽"이라고 말한다. 영화 <허슬러>의 핵심 주제인 이 한 마디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중후반부 들어서 꽤 늘어졌지만, 나름 훌륭했다.

<허슬러>는 2015년 '뉴욕 매거진'에 실린 저널리스트 제시카 프레슬러의 글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일부 내용은 각색됐다. 대표적으로 저널리스트의 이름이 '엘리자베스'(줄리아 스타일스)로 바뀐 것과 인터뷰 속 주인공인 '로지'는 운명을 뜻하는 '데스티니'(콘스탄스 우)로, 조력자인 '사만다'는 '라모나'(제니퍼 로페즈)로 변경된 것이 있겠다.

<허슬러>는 2014년 '엘리자베스'와 '데스티니'의 인터뷰로 시작되어, '아시아인'이라는 차별과 동시에 일에는 서투른 모습을 보인 '데스티니'가 베테랑 스트리퍼 '라모나'를 만나 파트너로 성장하는 장면으로 옮겨진다.
몸도 편찮은 할머니에게 일당을 주고 나면 아무것도 없던 '데스티니'는 이로 인해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남자를 만나 결혼까지 한다. 그러나 문제가 생기고 만다. 2008년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오고, '데스티니' 역시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싱글맘이 된다.

그러나 새로운 직업을 찾기엔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데스티니'는 다시 스트리퍼가 된다. 그러나 경제 위기로 스트립 클럽의 손님은 줄어들고, 심지어 '불법 성행위'까지 암묵적으로 용인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 좌절에 가까운 상황에서 '데스티니'는 '라모나'와 재회하고, '데스티니'는 새로운 돈벌이 수단을 알게 된다.

술집을 드나드는 '월가 출신'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약을 먹인 후, 정신이 없어진 남자의 신용 카드를 한도 초과 전까지 긁는 것. '데스티니'는 적어도 남자의 신분 등을 살펴보고 대상을 정하자고 하지만, '라모나'는 '불특정'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긴다.
스트립 클럽에서 일어나는 범죄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허슬러>는 최소한의 줄타기를 하기 위해 애를 쓴 흔적들이 엿보인다. 자연스럽게 '성 노동자의 인권'이라는 소재로 연결할 수 있을 만한 흔적들이다.

실제로 작품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로렌 스카파리아 감독은 "단순히 오락적인 영화가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들이 목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인터뷰를 남겼다. 이는 지금까지 남성 중심의 범죄 영화에서 줄곧 '별장 여자들', '클럽녀', 심지어 '여자 시체' 등의 단역으로 등장했던, '을의 위치'에 있던 스트리퍼들이 주도권을 역전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영화에선 피해자가 된 남성들이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여자한테 당했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라는 대사를 통해 대놓고 드러낸다. 앞서 언급했듯이 경제 위기로 인해, 돈이 있는 자들이 불법으로 어떻게든 있는 돈을 더 불리려는 상황에, '응징'이라는 이름으로 복수에 나선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요 목표였다. 하지만 자매애로 똘똘 뭉친 여성들의 '응징' 과정에선 큰 딜레마가 생기고 만다.
의적 '로빈 후드'나, '홍길동'처럼 나쁜 자의 재산을 훔치고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는 행동으로 나왔다면, 그나마 관객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을 텐데. 범죄 행위로 인해서 얻은 돈을 유흥 등의 이유로 펑펑 쓰는 내용을 계속 보고 있으니, 공감대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

물론, 이는 실화의 노선에 충실히 따라갔기 때문에, 그리고 이러한 범죄에 관한 면죄부를 줄 수 없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설정'이었다. 자연스럽게 그런 범죄로 인한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자매애'는 뿔뿔이 흩어져 버리고, 이는 실화이기 때문에 나온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결국, <허슬러>는 "자신들을 벗겨 먹은 세상을 위한 반전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통쾌한 감정을 느끼기보다는, 그저 돈의 욕망에 휘말리는 인물 군상의 이야기를 보는 느낌으로 극장을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제니퍼 로페즈와 콘스탄스 우의 활약은 끝내줬다. 특히 제니퍼 로페즈는 줄곧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의 단골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바 있었는데, 이제야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릴만한 연기를 선보였다.

2019/11/27 CGV 영등포
- 키노라이츠 지수 75% 기록 중 (12월 2일 현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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