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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엄마'의 다른 매력에 확 빠질 영화

조회수 2019. 12. 1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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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라스트 크리스마스> (Last Christmas,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표지 및 이하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에밀리아 클라크는 국내 팬들에게는 (마지막 시즌을 잊으면 좋을) HBO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2011~2019년)의 '대너리스 타르가르엔' 역할로 친숙한 배우다. '대너리스'가 세 마리 용인 '드로곤', '라에갈', '비세리온'을 보유했기 때문에, 팬들이 '용엄마'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

드라마를 찍는 동안에도 에밀리아 클라크는 종종 영화에 출연했었다. 안타깝게도 '프랜차이즈의 성공을 잇겠다'라고 제작했으나, 흥행엔 적신호가 켜진 작품(<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년),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2018년))에만 연달아 출연하다 보니, 본인 커리어에도 속상한 무언가가 있었을 터.

다행스럽게도, 돈을 엄청나게 쓴 블록버스터와 다르게 로맨스 영화에선 제작비 대비 10배에 가까운 흥행 수입(약 2억 달러)을 거둬들였으니, 바로 <미 비포 유>(2016년)다. 전신 마비 환자와 임시 간병인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동시에 존엄사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든 이 로맨스 영화는 유쾌하고 발랄한 에밀리아 클라크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 영화였다.

그렇게 <왕좌의 게임>이 종영된 후, 에밀리아 클라크가 돌아온 영화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가장 물씬 풍기는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였다.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제목 그대로 그룹 '왬!'의 동명 노래(1984년) 가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영화다. '왬!'은 조지 마이클과 앤드루 리즐리로 이뤄졌던 듀오 그룹.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두 명이 부른 것처럼 보여도, 조지 마이클이 '북치고, 장구 치며' 혼자 부른 노래다.

20세기에 만들어진 가장 유명한 '캐롤송' 중 하나를 만들어낸 조지 마이클은 '노래의 제목'처럼 2016년 성탄절에 세상을 떠났고, 이 소식은 전 세계적인 추모로 이어졌었다. 어쩌면 이 영화도 그런 추모의 연장 선상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는데, 작품의 각본은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트릴로니 교수' 역할로 사랑받은 엠마 톰슨이 맡았다.

엠마 톰슨은 배우이면서, 동시에 시나리오 작가로도 이름이 알려졌는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하워즈 엔드>(1992년))과 각색상(<센스 앤 센서빌리티>(1995년))을 동시에 받은 몇 안 되는 '영화인' 중 한 명이다.

여기에 최근 <스파이>(2015년), <고스트버스터즈>(2016년), <부탁 하나만 들어줘>(2018년)와 같은 여성 서사 작품을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액션, SF, 미스터리 스릴러 등 장르물에서 여성의 연대를 다루면서 동시에 유머러스한 톤 앤드 매너를 장착한 폴 페이그 감독의 로맨스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기대할 대목이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크게 모가 나지 않은 안정적인 작법의 연출이 통한 작품이었다. 크리스마스에 연인이 보기에 좋은 데이트 영화로는 적당했던 것. "지난 크리스마스에 나는 내 마음을 줬지만, 다음 날 너는 내 마음을 져버렸지. 올해는 울지 않고자 다른 누군가에게 특별한 걸 줄 거야"라는 노래의 첫 소절은 영화의 전체 줄거리에 큰 도움이 됐다.

1999년 유고슬라비아 공습으로, 가족들과 함께 난민이 되어 영국으로 온 '케이트'(에밀리아 클라크)는 가수의 꿈이 있지만, 현재(2017년)는 런던의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모든 일이 꼬여만 가던 어느 날, 우연히 '톰'(헨리 골딩)이 나타나 마치 '키다리 아저씨'처럼 '케이트'를 도와준다. '케이트'는 지친 인생에서 '톰' 덕분에 사소한 주변의 모든 것들에 소중함을 깨닫고 성장해 나간다.
폴 페이그 작품 특유의 여성 연대도 진해지는데, 도도하고 까칠한 성격을 지닌 장식용품 가게 사장 '산타'(양자경)와 '케이트'의 케미가 좋으며, '케이트'와 엄마 '페트라'(엠마 톰슨)와의 관계 회복도 중요한 포인트다. 물론, 로맨스 코미디의 필수 요소인 에밀리아 클라크와 헨리 골딩의 끈끈함이 잘 보이는데, 왜 '톰'만 나오면 작품이 개연성 없는 판타지처럼 따로 노는지는 후반부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다소 반전에 가까운 내용을 담았다거나, 뻔한 스토리 전개도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자 사회성 강한 메시지를 집어넣었다. 제일 먼저 보이는 점은 '2017년'의 시점을 배경으로 해 당시 이슈였던 '브렉시트' 여파를 보여준다는 것.

버스에 탄 남성이 "우리말도 못 하는 사람들은 꺼져라"라는 혐오성 발언을 하는 것을 대놓고 등장시키는가 하면, '페트라'는 난민 문제에 관한 뉴스 보도를 보며 합법적인 영국 국민이 됐음에도 걱정을 내비친다. 자연스럽게 성 소수자나, 노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녹여내는 것도 좋은 포인트였다.

2019/12/07 CGV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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