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액션은 어떻게 관객을 사로잡았나?

조회수 2020. 1. 2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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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나쁜 녀석들 : 포에버> (Bad Boys for Life,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나쁜 녀석들 : 포에버> 표지 및 이하 사진 ⓒ 소니픽처스코리아
뜨거운 마이애미를 보여줬던 <나쁜 녀석들>(1995년)의 매력은 단연, 이전엔 보기 드문 '아프리카계 미국인' 두 배우를 경찰 콤비 '주연'으로 캐스팅한 것이었다. 지금이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1980~90년대 대표 형사 버디물인 <리썰 웨폰> 시리즈가 다른 인종인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의 조합으로 이뤄진 것 역시, '파격'이라 불리던 시대였으니 말이다. 특히 1992년 LA 폭동을 계기로 시대적 변화의 요구가 발생했고, 덕분에 덴젤 워싱턴, 웨슬리 스나입스, 우피 골드버그 등을 중심으로 한 스타 배우들이 '주연' 자리를 어떠한 편견 없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아무튼 마이클 베이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한 <나쁜 녀석들>은 자신뿐 아니라, 당시만 해도 내세울 큰 작품이 없었던 윌 스미스를 단숨에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이었다. 이후 그는 <인디펜던스 데이>(1996년)의 파일럿으로, <맨 인 블랙>(1997년)의 '에이전트 J'로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액션 스타로 자리 잡았다.

한편, 마틴 로렌스 역시, 에디 머피를 잇는 차세대 코미디 스타로 성장 중이었으며, <경찰서를 털어라>(1999년)의 도둑 역할과 <빅 마마 하우스>(2000년)의 변장술 달인 FBI 요원으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세월의 힘은 무서웠다.
<나쁜 녀석들 2>(2003년) 이후, 윌 스미스는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다, 아들과 함께한 프로젝트 <애프터 어스>(2013년)로 생애 첫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남우조연상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내 커리어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실패"였다는 회고는 덤.

마틴 로렌스는 더 암울했는데, 극장에서의 수입보다, 안방극장을 노리는 영화에 출연하며, 조금씩 잊혀지는 스타가 되어갔다. 그래도 윌 스미스는 <알라딘>(2019년)의 '지니'로, 예고편 당시에 나온 우려를 완전히 털어냈고, 동시에 자신이 출연한 작품 중 가장 많은 10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재기에 성공한다.

이런 윌 스미스가 다시 마틴 로렌스와 손잡고 돌아온 작품이 바로 <나쁜 녀석들 : 포에버>다. 북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이 작품은,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로튼 토마토 프래쉬 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이며, '팝콘 지수'까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리부트하는 작품들이나, 오랜만에 돌아온 액션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하며 '관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 작품만큼은 최근 4편 제작을 확정 지으며 승승장구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잠시 줄거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이크'(윌 스미스)와 '마커스'(마틴 로렌스)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마커스'는 현직에서 물러나, 이제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마커스'가 손자를 본 소식에 축하 파티가 있던 날 밤, '마이크'는 오토바이를 탄 한 남자에게 총격을 당한다.

수개월의 시간이 흘러, '마이크'는 다행히 건강을 되찾고, 자신을 쏜 남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마커스'와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마커스'는 '민간인'이 됐다며 제안을 거절하고, '마이크'는 반장 '하워드'(조 판트리아노)의 제안으로 루키팀 'AMMO'에 합류한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변화는 모로코 출신의 벨기에 감독 듀오, 아딜 엘 아르비, 빌랄 팔라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이다. <블랙>(2015년), <팻저>(2018년) 등의 두 감독의 범죄 영화가 유수의 영화제에서 공개됐고, 자연스럽게 '포스트 마이클 베이'를 찾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레이더망에 잡힌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나쁜 녀석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대의 변화를 포착하면서, 두 주인공을 멋지게 살릴 아이디어를 계획하고 있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는 주인공들을 모두 바꿔 버리면서, 시리즈를 관으로 보내버린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2019년)과는 다른 결과물이었다.
여전히 윌 스미스는 뛰어난 액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마틴 로렌스는 자신의 장점인 말맛이라는 무기를 선보인다. 마틴 로렌스가 직접적으로 액션을 소화하는 장면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두 배우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리고 이는 50대 '아재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의 미덕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나, 그에 따른 선택이 미국 관객들의 공감을 샀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자연스럽게 작품은 '신구 조화'를 내세운다. '최첨단 마이애미 메트로 작전'이라는 의미가 담긴 'AMMO' 팀은 <90년대생이 온다>로 상징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이 됐다. 폭력부터 행사하면서 수사를 진행하는 두 사람과 달리, 'AMMO' 팀은 '데이터 검색'이나, '드론' 등 첨단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수사를 진행한다.
"라떼 이즈 호스"를 외칠 만한 '마이크'와 '마커스'가 'AMMO'와 함께, '꼰대'에 가까운 마인드를 버려가며, 합을 맞춰가는 과정은 이 작품의 주요 관람 포인트였다. 'AMMO' 팀 구성도 '밀레니얼 세대'에 맞춘 '정치적 올바름'이 분명 들어갔지만, 억지스럽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녹인 것도 흥미로웠다.

그렇다고, 폭발의 제왕 '마이클 베이'가 했던 액션의 퀄리티가 심각하게 떨어진 수준도 아니었다. 여전히 포르쉐와 같은 슈퍼카가 등장해 위용을 뽐냈으며, 거리와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오토바이 총격전은 이 시리즈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CG 보다, 아날로그 액션이 더 익숙했던 그 시절 그때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실제 묘기 모터사이클 라이더 그룹을 참여시키며, 스턴트 액션을 제대로 뽑아낸다. 다만, 텔레노벨라 드라마처럼 '막장'에 가까운 후반부 전개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관객도 있을 것 같다. 과연, 쿠키 영상에서 나름의 힌트를 준 4편이 과연 어떻게 호불호를 극복하면서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2020/01/19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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