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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 '아이유' 나온 영화, 뭔 내용이었나?

조회수 2021. 4. 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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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아무도 없는 곳> (Shades of the Heart, 2021)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아무도 없는 곳> ⓒ (주)엣나인필름
소설가 '창석'(연우진)은 아내가 있는 영국을 떠나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다.

서울에서 정처 없이 걷고 또 걷는 그는 우연히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가 처음 만난 사람은 '미영'(이지은).

오래된 커피숍 창가에 기대어 앉아 흐르는 시간을 보내는 '미영'은 '창석'과 만나기로 한 약속도 까맣게 잊는다.

'미영'은 소설을 읽는 '창석'에게 어차피 지어낸 이야기를 믿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창석'은 잘 지어낸 이야기가 분명 사람들이 믿게 되어있다고 믿는다.

'미영'은 이내 '창석'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잊고 있던 시간을 천천히 기억해낸다.

이어 '창석'은 자신의 새 소설 출간을 준비 중인 출판사의 편집자 '유진'(윤혜리)을 만난다.

'창석'이 쓰는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재미있다고는 말하지 않는 알 수 없는 '유진'은 오후와 저녁의 경계에서 사라지는 빛을 바라보며 인도네시아 유학생이었던 남자친구, 그리고 평생 기억할 아픈 이별에 대해 덤덤히 고백한다.

시점이 흐르고, '창석'은 카페에서 예전에 자신을 알고 지냈던 사진가 '성하'(김상호)를 마주친다.

소설가인 '창석'을 보고 '성하'는 다짜고짜 앞자리에 앉아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픈 아내를 살리고 싶다는 '성하'에게, 신비한 힘을 가진 스님이 준 작은 물통 속 약수는 희망이었다.
이후 '창석'은 틈틈이 시를 쓰는 것으로 마음을 풀어내는 어느 바의 바텐더, '주은'(이주영)을 만난다.

교통사고로 기억을 통째로 잃은 '주은'은 종종 바에 오는 손님들에게 재미있는 기억을 사서 빈 기억을 채워 넣는다.

'창석'과 만난 그날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창석'에게 술 한잔에 기억을 팔라고 제안한다.

모든 사람을 만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어주던 '창석'에겐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

2019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섹션으로 첫선을 보인 <아무도 없는 곳>은 예매 오픈 직후, '빠른 매진'으로 인해 현장에서 보기 어려운 작품 중 하나였다.

하필이면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감독의 이지은(아이유) 주연 넷플릭스 단편영화 모음집 <페르소나>가 공개된 후였으니, 영화 팬들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페르소나> 중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는 단연 마지막을 장식한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였다.

이 단편은 꿈속에서 죽은 여자친구를 만나는 남자가 추억이 깃든 거리의 밤을 거닐면서 그들만의 추억을 이야기하던 내용을 담았다.
이는 김종관 감독의 '전형적인' 연출 스타일이었다.

한예리 주연의 <최악의 하루>(2016년)는 남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장소를 바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고, <더 테이블>(2017년)은 한 카페의 한 테이블에 앉은 8명의 대화를 4개의 시간대를 통해 보여줬다.

<밤을 걷다>는 그야말로 꿈에서 만난 죽은 여자친구와의 동행을 통해 '잔상'을 그려냈다. <아무도 없는 곳>은 이 세 가지 형태가 모두 응축된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였다.

<아무도 없는 곳>의 시작은 '창석' 보다는 '미영', 나아가 '미영'을 연기한 이지은을 위한 것처럼 보였다.

김종관 감독은 <밤을 걷다> 연출 당시 "처음 이지은을 만났을 때 인상이 매우 차분하고 좀 나른하고, 그리고 뭔가 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쓸쓸함 같은 게 보였다"라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아무도 없는 곳>은 <밤을 걷다> 다음에 쓴 시나리오"라면서, "후반 작업을 할 때 이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시나리오를 보여주게 됐다.

세계관이랑 무드가 닮아 있어서 이지은 배우도 이 역할을 재미있게 생각해줬다"라고 밝혔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창석'과 '미영'의 이야기는 이 영화의 주제 중 하나로 느껴졌다. '미영'의 소설을 왜 읽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창석'은 즉석에서 이야기를 지어낸다.

김종관 감독은 "허구를 모아서 하는 것들이 내면의 진짜 얘기를 할 수 있는 창작의 묘미고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100% 나지만 내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창작이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고, 길이 없는 곳을 헤매는 느낌이 끊임없이 든다.

그런데도 내가 이런 창작을 놓지 않고 하는 이유가 뭘까에 대한 고민이 이 영화에 있다"라고 소개했다.

'창석'은 미국의 오래된 5성급 호텔의 늙은 벨보이와 노숙자의 이야기를 지어냈는데, 이후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대화로 이어지면서, 누구에게나 흐르는 시간과 마주할 늙음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늙음과 죽음, 그로 인해 나오는 상실은 작품 전반에 흐르는 대화 속에 녹아들었다.

김 감독은 "상실에 관심과 의미를 많이 두는 편인데 시간의 흐름, 상실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슬프게만 표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영화는 '창석'이 장소와 장소를 이동하는 것을 일종의 경계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 경계는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 그리고 밤과 아침이 바뀌는 시간의 경계인 새벽으로 드러난다.

김종관 감독은 "그간 다뤄왔던 상실의 심상, 그 끝자락에 가 있는 영화"라면서, "작품의 영어 제목은 'Shades of the Heart(마음의 음영)'로, 여기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상태를 잡아내려 했다"라고 전했다.

결국, 어렵게 느껴지는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상실의 여러 단면을 믿을 수 있는 이야기로 엮은 작품이었다.

2021/04/04 CGV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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