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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미르 에디터

'준상'(유준상)은 봄과 관련된 새로운 노래가 완성되기도 전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러 가자면서, 스태프들과 '준화'(이준화)를 데리고 대책 없이 일본으로 떠난다.

대책 없는 성격만큼이나 강단 있는 그의 결정은 일을 크게 만들고, 내면을 도통 알 수 없는 탓에 스태프들은 그런 그가 답답하기만 하다.

긍정적인 성격은 '준상'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먼저 그는 일본 후지산 근처에서 자신과 함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무대에 섰던 '아키노리'(나카가와 아키노리)를 불러 각종 디렉팅을 진행한다.

촬영이 진행되던 중 '준상'은 여성 배우가 필요할 것 같은 생각에, 여러 배우들에게 일본으로 와달라고 전화를 건넨다.

시간이 있냐는 '준상'의 말에 '소진'(김소진)은 겨우 시간을 내서 시즈오카 공항에 도착한다.

단순히 '준상'에 대한 의리 때문이었지만, '소진'은 '준상'에게 명확한 계획이 없다는 것을 알아챈다.

어떤 설명도 없이 무작정 눈물과 분노 연기를 펼쳐야 했던 '소진'은 답답해한다.

그사이 다른 일정 때문에 함께 계속 촬영을 할 수 없던 '아키노리' 대신 '순원'(정순원)도 '소진'처럼 선·후배의 의리로 촬영팀에 합류한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스프링 송'에 맞는 아름다운 뮤직비디오를 완성할 수 있을까?

지난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된 영화 <스프링 송>은, 배우 유준상이 아닌 감독 유준상으로 그가 연출한 '세 번째' 장편 연출 작품이다.

유준상의 대표적인 별명은 '열정 만수르'인데, 그만큼 그는 연기(드라마, 연극, 뮤지컬, 영화 등 분야를 넘나든다)뿐 아니라, 감독, 음악 작업에 참여하면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021~21년)의 '가모탁'을 위해 체중을 감량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으며, <펜트하우스 II>(2021년)의 '정두만' 역할로 깜짝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 영화 연출을 전공한 유준상은 언젠가 꼭 '음악 영화'를 연출해보고 싶었다는 소망이 있었고, 그 꿈이 독립 영화로 이뤄지게 됐다.

<스프링 송>은 대중의 사랑을 받은 유준상의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유준상과 이준화가 속한 밴드 그룹 'J n joy 20'은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해낸다는 그들만의 신념으로 100곡이 넘는 곡으로 색다른 노래를 선보여왔다.

유준상 감독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선 몇 년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방송에서 즉흥적으로 소비되는 것을 보면서, 이번 이야기는 모든 것을 다 만들어 놓고 영화상으로는 하나도 안 만들어놨다고 시작하고 싶었다"라며 제작 의도를 밝혔다.

'J n joy 20'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엔딩 곡을 작업했는데, 처음엔 4장 정도 분량의 명확한 대사가 있는 노래였으나, 영화 자체가 노랫말이라는 생각에 대대적인 편곡을 진행했다고.

덕분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막무가내로 촬영을 시작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한 관객들에게 나름대로 뭉클함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인데, 특히 김소진의 활약이 발군이다.

김소진은 자신이 출연한 연극 <프라이드>(2014년)와 <만추>(2015년)의 독백을 활용하면서, '감독의 확실한 디렉션'이 없는 뮤직비디오에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영화 촬영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거의 즉흥적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그래서 혹여나 연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김소진의 즉흥 연기를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2021/04/14 롯데시네마 건대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