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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 흥행배우가 될 기회를 아깝게 놓친 국민여동생

조회수 2020. 9. 24. 08: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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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비하인드 & 트리비아 1부

1.원래는 김용화 감독이 고사한 작품…다시 돌아온 사연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는 촬영전 무려 6년간 제작을 진행했던 작품이다. 시나리오 탈고만 30번 이상 나왔고, 컨셉아트만 폐기되고 다시 만든것만 1,000개가 넘었다.


가장 변동이 심한 분야는 연출이었다. 최조 제안을 받은 이는 현재 두 편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었는데, 원작 웹툰의 형태와 방대한 세계관을 확인하고 "미드처럼 만들지 않은 이상 힘든 설정"이라고 말하며 영화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고사하게 된다. 이후 이 바톤을 넘겨받은 이가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었고, 그는 원작을 확인하고 바로 각본 작업을 착수했다.


그런데 그가 완성한 각본은 원작 웹툰과는 너무나 다른 작품이었다. 원작속 등장인물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정서 또한 너무 달랐었다. 당시 주인공으로 고려된 공유가 맡을 뻔한 역할이 '강림'이 아닌 '남편'역이었다고 한 것을 볼 때 지금의 영화로 완성된 버전과는 괴리감이 너무나 큰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제작진과의 의견차이로 김태용 감독은 하차하게 되었고, 제작진은 다시 김용화 감독에게 제작을 의뢰하게 된다. 처음 연출을 거부했던 김용화 고사했던 그는 두번째 제안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승낙했다. 어떻게 이렇게 상황이 바뀌었을까? 

2.김용화 감독이 다시 돌아오게 된 결정적 배경

김용화 감독이 <신과 함께> 영화 제작에 자신감을 얻게 된 배경에는 아이러니 하게도 크게 실패한 전작 <미스터 고> 때문이 였다. 영화는 실패했지만 고릴라 '링링'을 실사화 한 과정에서 VFX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그 역시도 사람인지라 영화의 실패에 우울했었는데, 제작사측에서 다시 제의가 오면서 이 기술력을 다시 활용할 기회가 왔다며 흔쾌히 승낙하게 된 것이다. 결국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된 셈. 

3.원래는 공유가 강림? 덕춘역은 '국민 여동생' 아이유? 캐스팅 비하인드

제작 기간이 6년 걸린만큼 출연이 언급된 배우와 캐스팅에 대한 비하인드도 꽤 많다. 

-2010년 영화의 제작이 본격화 되던 시기 원작자인 주호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작 등장인물과 어울리는 배우들에 대해 언급했는데, 변호사역의 진기한은 가수 장기하가 어울리다고 언급했으며, 강림도령에는 장근석, 혜원맥은 박희순, 이덕춘은 고아성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주호민 작가는 이후 2013년 인터뷰에서는 덕춘역에 가수 아이유가 어울릴것 같다고 말했다. 최초 언급한 고아성이 어느덧 성인이 되었기에 당시 국민여동생 이미지가 강한 아이유가 맡으면 어울릴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아이유도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 이후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신인이었다. 이때 당시에도 주호민 작가와 제작진이 긴밀하게 협의를 해왔기에 제작진도 아이유의 캐스팅을 깊이있게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작일정이 지속 미뤄지게 되면서 어느덧 아이유도 국민여동생 이미지를 벗어난 성인이 되었다. 촬영이 시작할때 쯤에는 작가가 생각한 이미지와 정서적 '갭'이 커진 상태였다. 제작 일정이 조금만 빨랐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수있지 않았을까?

-영화의 제작자였던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루머로 떠돈 <신과함께> 원래 캐스팅 이야기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며 공유, 원빈, 김우빈 등에게 제안이 갔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이때 역할은 모두 김태용 감독이 작성했던 시나리오상의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전자에서도 언급했듯이 김태용 감독 버전에는 김자홍, 강림 등 원작속 인물이 없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 였기에 그들에게 제안이 갔던 역할도 김태용 감독이 창작한 인물들이었다고 한다.

4.주인공 강림 역할을 본인 스스로 정한(?) 하정우

김용화 감독은 인터뷰에서 애초부터 하정우를 강림 역으로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고 준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정우가 강림 역을 맡은 것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미스터 고>의 실패 후 <신과 함께>를 꼭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상황이었는데, 어느 날 하정우가 위로 차로 찾아온 것이다. 그러면서 "감독님, 왜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했어, 나랑 하지"라고 말하자, 김용화 감독은 웃으며 당시 마무리된 <신과 함께> 각본 초안을 주며 "읽어보고 혹시나 하고 싶은 역할 있음 이야기해 봐"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 하정우가 전화해 "당연히 내가 할 역할은 강림이죠!"라고 말한 것이었다. 마침 영화사의 가이드라인도 예산이 편당 175억 원이 들어가는 작품이기에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어서 하정우가 제격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그에게 강림을 맡기게 되었다.

5.그런데 하필 영화 촬영중 하정우가 제안을 받은 작품이…

한국영화 최초로 1,2부를 동시에 촬영한 영화였기에 촬영기간만 무려 6개월 가까이 진행되었다. 그만큼 배우들은 다양한 계절의 변화를 맞보며 1년 중 반을 <신과 함께> 캐릭터와 함께 보낸 것이다. 그로 인해 이 영화를 촬영하다가 동시에 다른 작품을 촬영하고 홍보 활동까지 하는 배우들도 많았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당연히 하정우였다. 1부인 <신과 함께-죄와 벌> 촬영 당시에는 영화 <터널>의 홍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어서 캐릭터에 대한 혼동과 피로감이 매우 컸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촬영 막바지쯤에 영화 <1987>의 캐스팅 제안을 받게 되는데 하필 <신과 함께-죄와 벌>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할 예정이어서, 김용화 감독에게 "이 영화에 출연해도 될까요?"라고 의사를 물어보게 되었다. 감독은 당연히 좋은 의미의 작품이라며 출연하라고 허락했다. 다행히 개봉 후 두 영화는 윈윈 효과를 거뒀다. 하정우가 운 좋게 좋은 선택을 한 셈.

6.원작에서 평범한 회사원 이었던 김자홍을 소방관으로 설정한 이유

원작속 주인공 김자홍은 원래 회사원에 우유부단함을 가져서 할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소시민적인 캐릭터로 그려졌으나 영화에서는 소방관으로 바꾸게 되면서 캐릭터 성격에 변화를 주게 되었다. 감독은 원작 웹툰이 명쾌한 변호 과정을 흥미롭게 그린 점, 해학과 풍자와 만화적 상상력이 잘 담긴 대목을 장점으로 언급하며 이 부분을 2시간 내에 전부 담기가 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7가지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소시민의 죄를 일일이 통쾌하게 변론하기도 힘든 상황이기에 어느 정도는 이야기가 패턴화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귀인' 김자홍에게 딱 하나의 장애물이 주어지는 플롯을 만들기로 했고, 그런 극적인 설정을 위해 김자홍을 평범한 회사원에서 의인이자 귀인인 소방관으로 설정했다. 

7.7개의 대죄중 하필 천륜이 가장 크게 설정된 슬픈 사연

영화는 원작처럼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이라는 7개의 대죄를 주로 다루는데 이중 염라가 맡은 '천륜'을 최고의 죄로 묻고있다. 영화의 극적 설정을 위한 장치였지만, 이 설정을 도입한 것에는 제작진과 감독의 개인적인 사연이 적용되었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 때부터 함께한 노은희 프로듀서로 부터 '<신과 함께>를 용서에 관한 이야기로 풀면 멋있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듣다가 프로듀서의 개인사까지 접하게 된다. 그녀는 그동안 성공을 위해 달려왔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외면했고, 도움을 뿌리친 적도 많아서 그 생각을 할때 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사과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면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라는 말을 들으면서 감독은 자연히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해 생각했고, 이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더니 영감이 저절로 떠오르게 되었다. 


죄는 누구나 짓고 살며, 저승에서는 누구나 죄가 있다는 유죄추정의 원칙을 따르기에 자신의 죄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진심으로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이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전했다. 결국 천륜이 이 영화의 정서를 구성한 기본적인 정서인 셈이다.


8.알고보면 이 영화의 진짜 메시지라 할 수 있는 저승 입구 초군문 장면

감독은 <신과 함께>를 단순한 어드벤처 오락물이 아닌 한국 영화의 기술적 성취가 느껴진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그리고 싶었다며 영화의 오프닝이라 할수 있는 저승의 입구 초군문 장면을 큰 스케일로 만들었다. 실제 영화를 본 사람도 <빈지의 제왕>,<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영화를 우리도 만들수 있다는 패기가 느껴졌다며 초군문 장면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과거 <국가대표>로 영화 흥행과 영화제 상 수상이라는 꿈을 이룬적이 있었지만, 어느순간 이것 때문에 자기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것에 미안함을 느껴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성장해야겠다 다짐한다. 그렇게 한국의 1세대 VFX 슈퍼바이저들과 함께 덱스터라는 시각효과 회사를 차리고 <미스터 고> <신과 함께>와 같은 한국형 VFX 기술이 결합된 영화를 완성하며 한국 영화의 발전을 이뤄나갈 꿈을 꾸게 되었다.


그런점에서 이 영화의 초군문 장면은 한국 VFX에 대한 패기와 감독의 이상향이 함께 담긴 의미있는 장면이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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