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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국산 대작들의 얽히고설킨 관계

조회수 2019. 9. 23. 17: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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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게임 개발자들의 숙명의 대결

올겨울 우리나라 게임 시장 왕좌의 게임이 벌어진다. 대작들이 줄줄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엔 메이저 3N뿐만 아니라 게임 명장들까지 대거 참전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더 흥미로운 포인트는 게임 이면에 얽히고설킨 관계다. 

운명의 장난! 혈통의 배신

이번 대권 경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송재경’과 ‘박용현’이라는 이름이다. 송재경 대표는 ‘달빛조각사’를 가지고 나왔고, 박용현 대표는 ‘V4’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스타 개발자다. 그러나 얄궂게도 과거 자신이 만들었던 게임과 숙명의 대결을 펼쳐야 한다.

  

송재경 대표는 대한민국 게임 개발 1세대다. 대부분 1세대 게임 개발자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반면 송재경 대표는 아직도 현역에서 뛰고 있다. 그는 ‘바람의 나라’를 개발해 지금의 넥슨을 창업한 공동 창업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람의 나라 개발 후 당시 공동 창업주 김정주 회장과의 불화로 지분을 모두 반납하고 넥슨을 나오게 된다. 그래서 ‘달빛조각사’와 ‘바람의 나라 연’의 대결이 더욱 흥미진진한 것이다.

▶ 송재경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둘의 대결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두 사람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당시에는 진검 승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넥슨 매각 실패로 김정주 회장이 넥슨 탈출을 하지 못하면서 자칫 어긋날 뻔한 PvP가 다행히 역대급 매치로 성사됐다. 두 번째 잔인한 운명의 주인공은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다.

  

박용현 대표는 언리얼 엔진의 마술사라 불리며, 만드는 게임마다 메가 히트를 친 스타 개발자다. 그를 스타로 만든 작품이 ‘리니지2’다. 리니지2는 당시 3D MMORPG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타이틀이다. 이후 ‘테라’를 통해 다시 한번 건재함을 과시한다.

  

모바일 게임 시대가 오면서 그는 ‘히트(HIT)’라는 괴물 게임으로 단번에 정상을 차지한다. 히트는 줄곧 모바일 시장에서 죽을 쒔던 넥슨에게 ‘1등’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게 된다.

  

하지만 야심차게 개발한 후속작 ‘오버히트’의 예상외 흥행부진으로 좌절을 겪게 된다. 와신상담 기회를 노렸던 그는 새 게임 ‘V4’ 프로젝트로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한다. 넥슨 내부에서도 ‘하반기엔 V4밖에 없다’라는 분위기다. 그런 박용현을 가로막는 게임이 바로 그가 20년 전에 만든 ‘리니지2’다. 그야말로 낳은 자식과 기른 자식이 서로 죽여야 하는 기구한 운명의 장난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V4’와 ‘리니지2M’ 대결의 이면에는 김택진 대표와 박용현 대표 간의 복수혈전이 있다.

  

15년 전 ‘리니지3’ 개발을 진행하던 박용현 당시 팀장은 엔씨를 퇴사하고 현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 스튜디오를 창업하게 되고 테라를 개발했다. 엔씨는 테라를 사실상의 리니지3로 간주하고 소송전에 돌입하게 되고, 판결은 블루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5년간의 소송전은 끝나게 된다.

▶ 테라와 리니지3로 박용현과 김택진의 악연은 시작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V4와 리니지2M의 대결은 더욱 처절한 진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게임은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상대가 게임을 발표하기 전에 미리 게임을 공개하는 등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전쟁이 벌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V4는 박용현 개인의 운명뿐만 아니라 거대 제국 넥슨의 운명을 결정지을 대작이다. 매각 실패와 더불어 10년을 개발한 ‘페리아 연대기’가 좌초되고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까지 부는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넥슨에게 V4는 이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돌파구다.

  

리니지2M 또한 살아남기 위해 V4를 이겨야 한다. 양 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모든 화력을 총동원하게 될 테니 전장은 그야말로 역대급으로 커질 것이다. 어쨌든 엔씨 김택진과 넥슨 박용현의 대결은 올겨울 대권 경쟁 중 가장 큰 빅 매치가 될 것 같다.

▶ 최고의 빅 매치가 예상된다

넷마블,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엔씨 넥슨과 함께 3N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넷마블. 넷마블 역시 겨울 대전에 참전한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게임이 ‘A3 스틸 얼라이브’다. A3 역시 복수를 해야 할 대상이 있다. 바로 박용현 사단의 V4다.

  

과거 모바일 액션 RPG가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다. ‘블레이드’로부터 시작된 액션 RPG의 계보 중 넷마블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게임이 바로 ‘이데아’다. ‘레이븐’이 대박 나고 후속타를 노리던 넷마블은 이데아를 레이븐의 다음 타자로 결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업계 최초로 이병헌이라는 톱스타를 모델로 쓰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때 박용현이 등판한다.

  

박용현 사단이 개발한 ‘히트’가 출시된 것이다. 히트는 빅 히트를 치며 모든 차트를 씹어먹어 버린다. 이데아 역시 히트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런 이데아의 유산을 이어받은 게임이 A3다. 히트의 유산은 V4가 잇고 있다. 과거에 당했던 참패를 이번에 만회하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데아의 그때처럼 V4가 또 한 번의 굴욕을 안길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한 판이다.

▶ A3는 이데아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리니지2M은 과연 왕이 될 수 있을까?

일단 리니지2M은 아바마마 리니지M을 왕좌에서 끌어내려야 한다. 사실 엔씨로써는 바라는 그림이 아닐까 싶다. PC때도 리니지에서 리니지2로 자연스럽게 왕권이 교체되며 2D에서 3D로 확장성을 넓혔기 때문이다.

  

모바일의 경우는 더욱 필연적으로 왕권교체가 있어야 한다. 리니지M의 경우 기존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화 시킨 것에 비해 리니지2M은 리니지2와는 많이 다른 게임이기 때문이다. 김택진 대표도 “앞으로 수년 간 기술적으로는 리니지2M을 따라올 게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선언할 정도로 리니지2M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거기다 린저씨만의 리니지M은 이미 그 한계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리니지2M이 왕좌에 올라야 한다.

  

물론 그전에 미리 정리해야 할 서자가 있다. 바로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엔씨가 아닌 넷마블에서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부터 넘지 못하면 왕좌는 꿈도 꿀 수 없고, 엔씨 왕조 또한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다.

▶ 과연 리니지2M은 서자를 쳐내고 왕좌에 앉을 수 있을까?

여기에 더해 ‘달빛조각사’, ‘V4’, ‘세븐나이츠2’ 그리고 떼로 몰려오는 대륙의 게임들까지 리니지2M은 왕조를 위협하는 외부세력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해야 한다. 과연 리니지2M이 강력한 도전을 뿌리치고 적장자로써 왕관을 받을지 아니면 폐위돼 사약을 받을지 겨울이 오면 알게 될 것이다.

  

올 겨울엔 우리는 좋고 개발사는 힘든 겨울이 될 거 같다. 각 사를 대표하는 대표작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겨울은 오고 있고 왕좌의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어찌됐건 2019년 겨울은 아주 재미있을 것 같다.

▶ 올 겨울 왕좌의 게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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