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아파해도 괜찮아"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이별 극복법

조회수 2021. 4. 7. 17: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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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 '마음' 클수록
이별의 상처도 깊다

연인과 이별을 하게 되면 서로에게서 에너지를 회수하게 됩니다. 실연은 불공평한 과정이라서 이 속도가 연인 간에 차이가 납니다. 나를 떠난 그는 이미 어느 순간부터 에너지를 걷어 들이며 이별을 준비합니다. 

회사 일이 피곤하다며 하루도 안 빼놓고 자정까지 붙들던 전화 통화를 빼먹는다든가, 같이 차를 마시면서 눈을 반짝거리며 내가 뭐하고 지냈는지 궁금해하던 그가 회사 일이 지치고 힘들다며 말수가 줄어듭니다.

그는 에너지 회수 내지 정을 떼는 과정을 착실히 밟아온 겁니다. 

하지만 이별을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는 나는 지금부터 그에게 가 있는 에너지를 회수해야 합니다. 또 그가 나에게서 걷어간 에너지의 빈 공간을 견뎌야 합니다.

팔다리를 생으로 단숨에
끊어내야 하는 아픔과 같지요.

“상처 없는 이별도,
회복할 수 없는 이별도 없다”

실연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의 단계를 거칩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죽음과 임종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유명한 ‘애도의 5단계’를 말했는데 이는 이별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만큼 연인과의 이별은 과거의 나의 죽음과 같은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 1단계 부정denial

* “설마 진심으로 헤어지자고 했겠어? 아닐 거야.
* 무슨 사정이 있을 거야” 하며 이별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 2단계 분노anger

* “나를 영원히 사랑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 “내가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라며 연인에 대해 분노합니다.
▶ 3단계 타협bargaining

* “내가 노력할 테니 나에게 돌아와줘.”
* 이별을 인지하는 단계이지만 노력하면 연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4단계 우울depression

*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의 마음은 바뀌지 않으며 사랑이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깊은 상실감과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 홀로 집에 틀어박히거나 술을 마시면서 괴로움을 달래기도 합니다.
▶ 5단계 수용acceptance

* “그 사람과 나의 인연은 여기까지구나” 하면서 결국 이별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애도의 5단계가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이별을 겪어내는 형태는 제각각입니다.

어떤 이는 애인이 떠난 것을 부정합니다. 또는 분노의 단계에 매여 있기도 합니다. 뉴스에 오르내리는 극단적인 치정 사건 범죄들은 바로 이 단계에서 일어납니다. 누군가는 분노와 타협의 단계를 왔다 갔다 하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의외로 빨리 수용의 단계에 다다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수용의 단계에 이르렀다가도 또 어느 상황에서 다시 앞 단계의 어디쯤을 헤매면서 애도의 과정을 겪기도 합니다.
실연이 죽음과 유사한 점이 있는 이유는 실연을 당하면 자존감에 큰 손상을 입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연인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왔습니다. 나는 매력적인 존재이고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것을 애인이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었거든요. 반대로 실연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는 큰 사건입니다. 

아픔을 벗어나기 위해서
"충분히 아파하는 시간 있어야"

실연으로 인한 감정을 충분히 겪어야 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충분히 표현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래서 친구를 만나 과거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하면서 내 감정을 풀어놓습니다. 충분히 아파하고 몸부림치는 시간이 있어야 결국에는 나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고통의 시간이 있은 후에 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실연의 아픔을 벗어나면 우리는 자신의 성장을 느끼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실연의 아픔에도 깊은 공감을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실연을 통해 나를 성숙시키고 삶을 더 폭넓게 확장시키며 타인에 대한 공감을 키우게 됩니다. 다만 작은 소원이 있다면 내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아픔이기를 바랍니다. 또 그 이별이 너무나도 쓰라려 타인과 세상에 대한 불신의 싹이 될 정도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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