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하늘로 산책갈 때 옆에서 지켜주고 싶다는 이 사람

조회수 2020. 9. 11.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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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구 21그램 대표 "상생하며 성숙한 장례문화 정착…장례율 80% 목표"


[펫피플]반려동물 장례예약 서비스 하다 '변신'

"21그램이 반려동물 장례식장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기존 업체들과 상생하면서 성숙한 장례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향후 장례율을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권신구 21그램 대표는 자신의 꿈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번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동참하기 위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21그램은 반려동물 장례예약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권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21그램을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최근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직접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반려인들로부터 믿음직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 국내 1호 반려동물 장례식장 아롱이천국, 21그램으로 재탄생


지난 1999년 경기 광주시에 문을 연 국내 1호 반려동물 장례식장 '아롱이천국'. 다음달부터 '21그램'으로 간판이 바뀐다. 국내 1호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설립된 지 20년 이상 지난 터라 시설은 많이 노후됐다. 그러나 21그램이 인수하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최신 시설로 교체될 예정이다. 유골함이 있는 봉안당(납골당)은 그대로 유지된다. 


권 대표는 "봉안당은 20년 이상 잘 보관돼 있는 유골함과 수많은 보호자들의 이야기가 쌓여 있는 곳"이라며 "봉안당은 유지하면서 일부 시설만 교체 작업 중이다. 지금까지 아롱이천국이 만들어온 장례서비스에 대한 가치는 살리고 21그램과 함께 새로운 장례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가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다. 2015년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할 당시 반려동물 장례식장 설계 의뢰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장례식장을 방문해보니 오래된 공장같이 시설이 매우 열악했다. 장례식장이 아닌 화장터에 가까웠다. 당시만 해도 전국의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10개도 되지 않았다. '반려동물 장례 문화'라는 인식이 거의 없을 때였다. 권 대표는 "같은 반려인으로서 반려동물과의 마지막 순간을 이런 환경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같은 환경을 바꿔보자는 생각이 21그램의 출발점이다. 처음에는 반려동물 전용 유골함 제작, 펫포레스트를 포함한 장례식장 건축 컨설팅 등을 했다. 그러다 2017년부터 반려동물 장례예약중개서비스를 시작했다. 장례식장 예약관리시스템과 e동물장례정보포털을 구축하면서 성숙한 반려동물 장례 문화에 한걸음씩 다가갔다. 그동안 농림축산식품부에 동물장묘업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반려동물 장례식장도 10여개에서 현재 50여개 정도로 늘어났다. 


장례식장은 늘어났지만 장례 관련 정책과 보호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불법으로 산에 묻는다. 동물병원으로 보내 의료용폐기물로 소각하기도 한다. 심지어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기도 하지만 이는 불법은 아니다. 


권 대표는 "아직 제대로 된 장례 데이터도 없고, 장례율도 약 20% 정도로 낮은 편"이라며 "반려동물 산업과 문화가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장례 문화 성장 속도는 더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불법 영업을 하는 장례업체가 생겨나면서 피해를 입는 보호자들도 증가하고 있다"며 "성숙한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정착되기도 전에 업계 전체가 신뢰를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업체들과 상생하면서 성숙한 반려동물 장례 문화 만들고파"


반려동물 장례예약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던 권 대표가 직접 동물장묘업에 뛰어든 이유는 기존 업체와 상생하면서 성숙한 장례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어서다. 아직 반려동물 장례율이 20%로 생각보다 높지 않다보니 현재 50여개의 합법 장례식장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점점 더 나은 시설과 서비스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 등 경쟁에서 밀리고 시설이 오래된 장례식장 사업주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권 대표는 장례식장 사업주와 반려동물 보호자의 요구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이 기존 장례식장들과 상생을 통한 새로운 장례식장 브랜드 설립이었다. 기존 사업주에게는 인수와 임대 계약 방식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보호자들에게는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개만 하다 직접 운영에 뛰어드는 것은 권 대표 입장에서는 모험이다. 권 대표는 "반려동물 장례서비스의 본질은 사람을 위로하는 일"이라며 "중개서비스의 본질은 그 위로를 위해 보호자와 반려동물 사업주를 가장 가깝게 연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연히 좋은 장례식장이 많아야 장례 산업과 문화의 성장이 가능해진다"며 "그래서 고생 끝에 반려동물 장례산업을 구축한 초기 사업주들의 가치를 지키면서 시설과 서비스를 현대화하는 것을 선택했다. 더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게 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 


권 대표가 직접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미 노하우 만큼은 충분하다. 그는 "그동안 중개서비스를 하면서 사업주들에게 건축과 인테리어, 마케팅 컨설팅을 무료로 진행해 드렸다"며 "신규 사업주들을 위한 장례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한국동물장례협회와 협업을 통해 'e동물장례정보포털'을 불법 장례식장 신고 및 피해사례를 접수받고 해결해 주는 창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 아롱이천국을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 1호점으로 바꾼 것을 시작으로 직영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장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합리적인 서비스와 신뢰할 수 있는 장례브랜드를 계속 선보인다면 현재 20%에 불과한 반려동물 장례율을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장례는 단순히 동물의 장례를 치러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일입니다.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보호자를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는 장례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인식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산업 전체가 커지면서 긍정적인 변화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변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려 하니 많이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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