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언제부터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 부르게 됐을까?

조회수 2020. 1. 16. 10:5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 반려동물이 바꾼 우리 사회의 모습들
저는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인생의 동반자로서 보살핌을 받고 있는 반려동물의 모습

이를 반영하듯, 우리 사회는 이제 함께 사는 동물을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 부른다. 주인의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장난감이 아닌, 인생의 동반자로서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2,000년대 초반 본격화 되기 시작해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았다. 보살피는 동물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반려’의 개념은 확산되었고, 3조원 규모의 반려산업과 반려인 인구 1,000만명 시대로 이어졌다. 무엇이, 어떠한 힘이 이러한 변화를 이끈 것일까?

변화의 시작, 미디어가 조명한 귀여운 모습 뒤 감춰진 사실들

대중적으로 인식의 변화를 이끈 데에는 미디어의 역할이 컸다. 반려동물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만을 조명하던 미디어가 감춰져 있던 사실들까지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출처: SBS, TV동물농장
'TV동물농장'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코카스파니엘 '웅자'의 18세 모습

SBS의 TV 동물농장은 2000년대 초반 ‘웅자의 전성시대(2002)’, ‘개성시대(2001)’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조명하며 시청자를 불러모았다. 하지만 입양한 동물을 쉽게 버리고, 돌봄이 아닌 방치를 일삼는 사람들이 늘어가자 인식개선에 앞장섰다.

문제견 행동교정 코너인 ‘개과천선’을 편성해 귀여운 모습 이면에는 고충이 있음을 알렸고, 전문가와 함께하는 세미나도 꾸준히 진행했다. 또한 노년기를 맞은 동물들의 모습과 유기동물들의 처참한 삶을 보여주며 반려동물은 죽음의 순간까지 보살펴야 함을, 결코 물건처럼 버려서는 안됨을 묵직하게 전달했다.

출처: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등장한 다양한 문제 상황들

2018년 시작된 EBS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도 큰 역할을 했다. 모견과의 사회화 과정 없이 너무 이른 시기 입양돼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우, 보호자의 넘치는 사랑이 잘못된 식습관과 난폭성으로 이어진 경우 등 다양한 문제상황을 조명했고 입양한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 ‘반려’ 관계임을 강조했다.

당연시 여기던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보다

이외에도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개를 낳았다’와 같이 반려의 시선으로 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그려낸 웹툰이 큰 인기를 끌었고, 반려견과 함께하는 마라톤 행사(댕댕런), 반려견 수영축제(광주시 주최), 반려견 쇼핑금지 캠페인(G마켓 브랜드 캠페인)등 곳곳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났다. 관련 단체는 물론 큰 파급력을 행사하는 미디어까지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과 함께하기를 권장하며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나간 것이다.

반려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으며 사람들은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묶여만 있는 개나 마트에서 물건처럼 전시돼 판매되는 토끼, 햄스터를 보며 문제의식을 품게 됐고 당연시 여기던 것에 의문을 가졌다.

특히 반려인들은 내가 당장 바꿀 수 있는, 반려동물과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을 다시금 바라봤다. 마룻바닥에 미끄러지는 강아지를 보며 마냥 귀여워하는 것이 아닌 쓸개골 탈구를 걱정하게 됐고, 전용화장실을 두고도 대소변 실수를 하는 고양이에게는 교육이 아닌 환경개선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

미안한 마음, 반려산업 성장에 초석이 되다

 즉, 반려인들은 나와 반려관계를 맺은 동물들의 보이지 않는 고충을 발견하며 ‘미안한 마음’을 더해갔고,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 나섰다.

출처: 아르르 / * 이미지 클릭 시 제품정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아르르 UFO넥카라

그리고 이것은 반려산업을 키우는 초석이 됐다. ‘쓸개골 탈구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더 안전하고 위생적인 반려동물 용품은 없을까’ 반려인들은 고민했고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등장시켰다.

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은 2017년 론칭한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아르르(arrr)다. ‘인간의 편의보다 반려동물을 우선한다’는 슬로건 하에 탄생한 아르르는 제품의 전성분을 공개하며 시장에 등장,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 대신 마이크로화이버 솜으로 만든 푹신한 넥카라를 제안하며 반려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출처: 아르르 / * 이미지 클릭 시 제품정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아르르 논슬립 슬라이드 계단

최근에는 위생에 취약한 재생스펀지 대신 사람의 베개/매트리스에 쓰이는 메모리폼 소재의 반려동물 계단을 선보였는데, 출시 1개월도 채 되지 않아 1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반려인들의 마음을 반영해 소재혁신은 물론 미끄럼 방지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낮춘 디자인 혁신의 결과인 것이다.

이외에도 2016년 위닉스는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 ‘위닉스펫’을 출시했고, KGC인삼공사에서는 간식과 영양제를 선보이는 펫푸드 브랜드 '지니펫'을 론칭하며 반려산업에 발을 들렸다. 반려동물을 향한 진심 어린 고민이 새로운 물결을 만들며 사료 중심의 시장을 재편, 반려산업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려동물은 장난감처럼 쉽게 고르고 구매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로서 함께하겠다는 책임하에 '입양'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반려'의 개념은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반려산업은 빠르게 성장했고, 당분간 이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제는 제도가 바뀌지 않을까? 지난 8월 반려동물 등록이 필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더욱 무거운 책임과 의무가 부여될 것이며, 이를 통해 성숙한 반려사회로 한걸음 나아가게 될 것이다.

“언제부터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 부르게 됐을까?”

반려동물이 바꾼 우리 사회의 모습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