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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반려견과 함께하고 있나요? 영화 '베일리 어게인'

조회수 2019. 1. 15. 16: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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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의 견생을 통해 배우는 견주의 자세

*이 글에는 영화 '베일리 어게인'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난 우리집 강아지와 대화를 많이 한다. 물론 말이 대화지 혼잣말 하는 거다. 개는 말을 하지 못하니 가끔은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개도 사람처럼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얼마 전에 영화 '베일리 어게인'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도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견주라면, 사람 목소리로 내레이션이 깔리는 영화에 마음을 빼앗기기 마련이다. 


'베일리 어게인'은 베일리라는 이름의 개가 4번의 환생을 거치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담은 영화다. 예고편만 봐도 흥미진진했다. 당장 예매를 하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개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내 반려견 콩이는 마음이 안좋았던 시기에 만났다. 푸들은 공감능력이 뛰어난 견종이라서 내게 많은 위로가 됐다. 이제 우리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콩이는 내가 울 때를 귀신같이 알아낸다. 꼭꼭 숨어서 울어도 찾아와서 문을 긁는다. 신기한 건 내가 슬퍼서 울 때와 화가 나서 울 때를 정확히 구분한다는 거다. 분노의 눈물을 흘릴 때는 나를 그냥 내버려둔다. 개는 눈물의 종류도 구분할 수 있는 걸까?

"웃는 개가 어딨어?"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베일리는 냄새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느낀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은 기쁨, 슬픔부터 외로움, 분노까지 정말 다양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내가 그동안 개를 너무 과소평가 했을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생각보다 개들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문득 '어차피 개들은 우리가 하는 말을 모르잖아?'라며 재미삼아 개에게 욕을 하던 옛 지인이 생각난다.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반성하시길. 아, 그 전에 영화도 꼭 보시고.

개의 행복은 주인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개에겐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어떤 권리가 있다는 점이 그것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인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개들의 삶은 근심 없어 보이면서도 때론 처량하다.

"인간은 개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곤 해.

이별 같은 일 말이야."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전에 반려견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최선을 다해 찾아다녔지만 결국은 찾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꿈에서 잃어버린 강아지를 만났다. 가족들이 외출 후 돌아오면 지진이 나도록 좋아하던 녀석이, 그 날만큼은 가만히 앉아 나를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나중이 되어서야 잃어버린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기 전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것임을 깨달았다.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개는 주인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견주의 곁에서 매일 기억에 남기고 싶은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개들이 있는가 하면, 내 잃어버린 반려견처럼 주인의 무신경함에 상처를 받고 집을 떠나 결국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내 삶의 이유라고 생각했어."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그럼에도 영화 속 개들은 바닥까지 절망하는 법이 없다. 개들은 '주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그저 주인과 함께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이런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몇이나 될까? 주인에 대한 개의 사랑은 그만큼 깊고 헌신적이다.

견주들의 종아리를 때리는 영화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감독은 '베일리 어게인'을 휴머니즘 영화라고 소개하지만 내게는 '견주들의 종아리를 때리는 영화'였다. 견주 반성문이라도 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 반려견은 지금 나만큼 행복할까? 다음 생을 선택할 수 있다면 또다시 내 반려견으로 태어나고 싶을까? 확실한 건 나는 다음 생에도 내 반려견과 함께하고 싶다는 것이다.

"내가 개로 살면서 깨달은 건 '즐겁게 살라'는 거야.

그저 지금을 살아. 그게 개가 사는 목적이야."

출처: 씨나몬㈜홈초이스

베일리는 '즐겁게 지금을 살라'는 말로 영화를 끝맺는다. 내겐 반려견과의 놀이란 '지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수많은 일 중 하나일 뿐이지만 개들에겐 그것이 인생의 전부이자 기쁨이다.


늘 반려견보다 내 약속, 내 일이 우선이었다면 오늘은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보자. 낡은 공일지라도 주인과의 놀이라면 온 몸으로 기뻐하던 베일리처럼, 지금 당신의 반려견에게도 주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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