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 줄 알았던" 아침 외식시장, '이것' 때문에 망했다고?

조회수 2019. 10. 20.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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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서도 일본이나 동남아처럼 아침식사 시장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외식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식업체들도 아침식사 시장을 두고 군침을 흘렸다. 점심-저녁 시간대 시장이 포화에 이른 만큼 새 시장 발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점심.저녁에 비해 조식 시장이 원가가 낮고 수익성이 좋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패스트푸드 업체가 먼저 아침 식사 메뉴 개발에 나섰고, 투썸플레이스 등 카페도 아침 메뉴를 내놨다. 아침식사 시장은 새로운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은 예상과는 달랐다.

5년 만에 사라진 '착한 아침' 과 6개월 만에 대폭 축소한 '조식 뷔페'

아침식사 시장이 커진다는 외식업체의 분석은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아침을 집 밖에서 사먹는 이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19세 이상 성인 5만 5718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원시자료에 따르면 1998년 7.3%에 불과했던 아침식사 외식 비율은 2012년에는 13.7%로 증가했다. 15년 새 2배 가까이 높아졌다. 당시 아침 대용식 시장은 1조 원을 돌파했다.

출처: 스포츠동아
롯데리아가 지난 2014년 출시한 '착한아침' 메뉴

외식업체들이 아침 메뉴 개발을 위해 바삐 움직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2014년 맥도날드의 아침메뉴 '맥모닝'은 전성기를 맞았다. 이의 대항마로 롯데리아는 지난 2014년 10월 머핀 4종과 라이스 2종, 디저트 1종 등 총 7종으로 구성된 '착한 아침'을 출시하며 아침식사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6년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출시된 맥도날드의 아침메뉴 '맥모닝' 과 경쟁구도가 펼쳐졌다. 롯데리아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해 쌀을 활용한 메뉴를 판매하는 등 고객의 발걸음을 멈춰세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롯데리아 뿐만 아니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트는 지난해 5월 조식 뷔페 '파바 브런치'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 동안 각종 브런치 메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대비 다양한 메뉴를 제한 없이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높다는 호평을 들었다.

그런데 아침식사 메뉴를 야심차게 준비한 두 곳은 아침식사 메뉴를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롯데리아는 올해 2월 각각 착한 아침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리바게트는 지난해 11월 전국 20곳 매장에서 운영하던 브런치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더니, 현재는 2개 매장밖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SPC 그룹은 일종의 테스트로 진행한 서비스를 종료한 것일 뿐, 실적과는 무관하다 밝혔다.

아침 외식 시장의 적수로 떠오른 '가정간편식'과 '새벽배송'

롯데리아, SPC 그룹 등의 기업이 야심차게 출시했던 아침밥 메뉴 운영을 사실상 중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으로 외식 소비트렌드가 변화한 점과 당일.새벽 배송이 활성화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정 간편식은 즉시 또는 간단히 섭취할 수 있도록 판매되는 가정식 스타일의 완전.반조리 형태의 제품이다. 가정간편식이 확대됨에 따라 '간편식에 꼬리내린 롯데리아' 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집에서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6년부터 연평균 30%씩 성장하며 3조 원 규모로 커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하면 2018년 국내 가정간편식 출하액은 2017년에 비해 17.3% 많은 3조 2164억 원 규모로 추정됐다. 2013년부터 2017년 5년 사이 연평균 14.3%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오는 2022년 출하액은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신동아
서울복합물류를 출발하는 마켓 컬리 배송 트럭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인 새벽배송 시장도 아침 외식을 대체하는 요인 중 하나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을 시작으로 대형 유통업계도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원대이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3년 만에 40배로 성장했다. 전년 4000억원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8000억원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 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에 따르면 1년 전 일주일에 1000건 정도 올라왔던 '새벽배송'이라는 단어는 최근 약 4000건까지 증가했다. 올 6월 4주 기준 온라인에서 언급된 '새벽배송'은 3882건이었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 추락이 가속화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집에서 식사를 차려먹을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 외식 외의 다른 선택지가 생겼다는 의미다.

출처: 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쳐
마켓컬리가 판매하는 아침식사 상품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배포한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간편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아침 식사의 경우 간편식 중 샌드위치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류 중 샌드위치가 42.9%로 2위를 차지했으며, 주로 아침식사로 소비됐다.

새벽배송을 가장 먼저 시작한 마켓컬리의 경우 아침에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밤 11시 전에만 주문하면 새벽에 바로 받아볼 수 있도록 운영됐다. 주로 자녀의 아침식사를 챙겨주길 원하는 가정주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후발주자인 GS와 쿠팡 역시 아침 식사 대용의 신선제품을 판매한다. 기존의 HMR 제품은 스프나 냉동식품 등이었지만 최근 국, 탕, 찌개 기타 반찬등으로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다.

출처: 쿠팡 프레시 홈페이지 캡쳐
쿠팡 역시 '로켓프레시'라는 이름의 새벽 배송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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