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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상품으로 '1500억 원' 번 스타벅스, '프리퀀시' 덕분?

조회수 2019. 12. 1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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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덕후(스타벅스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년 10월부터 유독 분주해진다. 다이어리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매년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총 17잔을 마시면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프리퀀시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가 시작되면 중고 거래 사이트에 다이어리는 물론, 프리퀀시(음료 1잔을 마시면 지급) 판매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품귀 현상 탓에 사은품으로 주는 다이어리를 매장에서 바로 구매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다이어리 뿐만이 아니다. 여름에 진행하는 프리퀀시 이벤트 상품과 할로윈, 추석 등에 나오는 제품에도 사람들은 선뜻 지갑을 연다. MD(Merchandising)상품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자 기업들은 MD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타벅스, MD상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 이상

스타벅스는 2004년부터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매해 디자인이 화제가 되며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14년 이탈리아 노트 전문 브랜드 몰스킨(Moleskine)과 협업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될 만큼 몸값이 높아졌다.

MD상품이 화제를 모으자 한국 스타벅스는 다이어리를 넘어 다양한 MD상품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제주, 서울, 부산 등 지역별 머그잔과 텀블러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우산 가방 돗자리 필통 등 생활용품에 스타벅스 로고를 새겨 선보이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이런 걸 팔아?'싶은 MD제품들은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MD상품 디자인 인력을 2배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가 한 해 출시하는 MD상품이 500종 이상이 되면서 스타벅스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쇼핑까지 즐기는 문화 공간이 됐다. 스타벅스의 음료를 마시지 않고 MD상품만 구매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이러한 경향은 매출에서 확인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MD상품 관련 매출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2014년 620억 원에서 2016년 1000억 원으로 상승했고, 지난해엔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약 1조 5000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출의 10% 이상을 MD 상품으로 번 셈이다.

스타벅스가 쏘아올린 'MD 전쟁'...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MD 소비

스타벅스의 성공적인 'MD 마케팅'은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 전반으로 퍼져 나갔다. 다양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다이어리, 텀블러 등 MD 상품 제작에 뛰어들었다. 특히나 연말에 출시하는 다이어리는 카페 업계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경쟁이 심해지자 이들은 여타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유명 업체들과 콜라보레이션한 MD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MD 분야의 선두주자 스타벅스 역시 미국의 색채 연구소 '팬톤(Pantone)', 세계적인 패션 편집쇼 '10 꼬르소꼬모'등과 함께 제작한 다이어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는 독일 필기구 브랜드 라미(LAMY)와 협업한 펜 상품도 선보였다.

토종 커피브랜드 1호 할리스커피는 '디즈니'와 손을 잡았다. 미키마우스, 푸와 같은 디즈니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표지에 그려진 다이어리와 함께 틴케이스 혹은 파우치를 함께 제공하는 구성이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라인 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이 함께 제작한 캐릭터 BT21과 협업했다. 플래너, 스케쥴러, 볼펜 등이 포함된 '2020 데일리키트'를 출시했다. 모두 스타벅스처럼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프리퀀시 혹은 포인트를 적립해 상품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이디야커피, 카페베네, 커피빈 등 수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연말 다이어리를 선보였다. 출시하지 않은 브랜드를 꼽는 게 빠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MD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라 분석한다. 스타벅스와 같이 가치가 높은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MD상품을 쓰면서 그 브랜드와 자신이 연결돼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브랜드 로고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브랜드가 문화가 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충성 고객과 브랜드를 문화화하는 기업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비즈 신혜원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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