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에서 CEO 등극, 자동차 업계 최초 여성 CEO라는 '이 사람'

조회수 2019. 12. 1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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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M 홈페이지
GM 로고

2014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여성 CEO가 탄생했다.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의 최고경영자가 된 메리 바라(Mary Barra)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메리 바라가 CEO가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를 비롯해 언론까지 모두가 메리 바라를 주목했다. 하지만 그녀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가 단지 업계 최초 여성 CEO였기 때문은 아니다. 그녀는 인턴부터 시작해 GM의 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메리 바라는 GM의 CEO가 된 이후 많은 성과를 내며 인정받았다. 또, 메리 바라의 냉철하고 이성적인 리더십은 높게 평가받기도 한다. 미국 자동차 업계 최초의 여성 CEO이자 인턴에서 최고경영자가 된 메리 바라에 대해 정리했다.

태어날 때부터 GM과 인연이 깊었던 메리 바라

출처: 에듀동아
제너럴모터스(GM) CEO 메리 바라(Mary Barra)

메리 바라의 삶은 GM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메리 바라는 1961년 미시간 주의 워터포드(Waterford)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39년간 GM 폰티악(Pontiac)의 생산라인에서 일한 근로자였다. 메리 바라는 1980년 18세의 나이에 산학 인턴십을 통해 부친이 일했던 GM의 폰티악 생산라인 인턴으로 들어간다. GM의 부설 자동차 대학인 제너럴 모터스 인스티튜트(General Motors Institute of Technology, 현재 케터링 대학)에서 전기 공학을 공부해 1988년 학사 학위를 취득한 메리 바라는 1990년 GM의 펠로십을 통해 스탠퍼드대에서 MBA 과정을 거치며 경영자로서의 소양을 갖추게 된다. 이후 메리 바라는 말단 인턴부터 엔지니어, 글로벌 제품개발, 제조 엔지니어 등 다방면에서 일하며 경험과 능력을 쌓았다.


메리 바라는 잭 스미스(Jack Smith) 전 CEO의 비서로 일하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과 운영에 대해 파악해나갔다. 2008년에는 글로벌 제조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지냈고 2009년엔 글로벌 인재관리 부문을 담당하며 GM의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회사 문화의 변화를 주도했다. 2009년 이후엔 글로벌 인력 담당 부사장으로서 자동차 플랫폼을 단순화하고 감축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2011년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으로 임명된 메리 바라는 일전에 생산라인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2013년엔 공급 담당 업무까지 겸하면서 대니얼 애커슨(Daniel Akerson) 전 GM 회장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차기 CEO로 급부상했다. 인턴으로 시작해 평생을 한 직장에서 일하며 승승장구한 것이다.

취임 2주 만에 발생한 위기에 발 빠른 대처... 포춘지 '최고의 위기관리자' 선정되기도

출처: 동아일보

이렇듯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하던 2014년 1월 15일 드디어 CEO가 된다. 하지만 메리 바라는 CEO가 되자마자 얼마 안 있어 생각지도 못한 위기를 맞게 된다. CEO로서 제대로 된 경영을 펼쳐보기도 전에 소형차의 엔진 연료 점화장치 결함 논란이 발생한 것. 여러 모델의 차량에서 잇단 결함이 발견되고 사망자들까지 발생하자 메리 바라는 84차례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만 대의 차량을 리콜했고 이로 인해 29억 달러(약 3조 4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금전적인 손실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자동차 제조사로서의 신뢰도 하락이었다.


CEO로 취임하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메리 바라는 어떻게든 신뢰도를 회복해야만 했다. 아직 업무에 적응하기도 전 능력을 시험받게 되는 사건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발 빠르게 대규모 리콜을 결정하고 대대적인 비용을 들여 철저한 내부 조사를 통해 책임이 있는 20여 명의 직원들을 해고한다. 또한 직접 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결함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백지수표에 가까운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발표했고, 이를 원칙적으로 확실하게 적용했다. 그녀의 이런 과감한 결정과 신속한 행동으로 인해 GM은 단시간에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었다.그 결과, 메리 바라는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춘지(Fortune)의 '2014년 최고의 위기관리자'에 선정되기도 했고, 2015년에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속하고 대담한 결정으로 GM의 뼛속까지 바꿔버린 '룰 브레이커' 메리 바라

취임 초기 예상치 않았던 큰 위기를 경험한 메리 바라는 그러나 발빠르게 위기를 수습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입증한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GM의 일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다. 그런 메리 바라를 두고미국 자동차 평가 기관인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 KBB)의 분석가 레베카 린드랜드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이처럼 GM을 경영하는 사람은 결코 본 적이 없다. 그녀는 모든 룰을 깨뜨리고 있다
켈리블루북 분석가

GM은 미국의 산업계와 월가에서 11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공룡기업이다. 과거 GM의 지상 최대의 과제는 시장 점유율과 자동차 판매량이었다. 2002년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했듯이 과거의 GM은 일반적인 글로벌 기업들처럼 각국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현지의 기업을 인수하고 공장을 세워 글로벌 사업을 확장했다. GM이 변화의 필요를 느낀 건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금융위기로 인해 GM은 309억 달러(약 33조 49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고 2009년 6월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500억 달러(약 58조 20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아 기사회생한 GM은 메리 바라를 CEO로 맞이하면서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GM 빌딩
세계 시장에서 'GM이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물어봐야 한다. 특정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면 그 시장을 떠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것이다
2015년 11월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GM의 CEO 메리 바라
출처: 동아일보

메리 바라는 GM의 방향성을 기존의 시장 점유율과 자동차 판매량에서 '수익성'과 '효율'로 변화시켰다.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비대해진 회사의 몸집을 줄이면서 GM의 사업구조를 개편해나갔다. 물론 몸집을 키우는 데 혈안이 된 일반적인 기업들과는 다르게 회사의 규모를 줄이다 보니 자동차 판매량 자체는 줄어들었다. 2016년 997만 대였던 GM의 자동차 판매량은 꾸준히 감소해 2019년 상반기엔 382만 대로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이자 및 세금 전 이익(EBIT, 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은 두 배로 증가했고 2016년, 2017년 2년 연속으로 연간 약 40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메리 바라는 2020년까지 세계 각 시장에서 EBIT 기준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GM의 '미래차 사업'을 위해 투자 아끼지 않아

메리 바라가 이끄는 GM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
그렉 조스위악(Greg Joswiak) 애플 부사장

지난해 11월 26일(현지 시각), 메리 바라는 "미래차 시대를 위해선 선제적인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미래차 사업을 위해선 수익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전반을 개편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

출처: 위키피디아
GM이 인수한 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 라이더(LiDAR) 센서들이 달려있다

메리 바라는 CEO 취임 당시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와 제조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회사의 자본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GM을 단순한 자동차 제조회사를 넘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술력을 탑재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기술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기도 했다. 2016년엔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를 투입해 자율 주행 관련 기술을 위해 자율주행차 개발 스타트업인 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을 인수하고 같은 해에 택시 앱 서비스 기업인 리프트(Lyft)에 5억 달러(약 5822억 원)를 투자했다. 이런 메리 바라에 대해 애플의 부사장인 그렉 조스위악(Greg Joswiak)은 "그녀는 기술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그녀의 접근법은 이전의 GM과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출처: 비즈N동아

이처럼 메리 바라는 기술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고 전기자동차 기술에도 투자를 하는 등 GM의 미래차 산업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쉐보레나 볼트 EV와 같이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었다. 볼트 EV의 경우 크루즈 오토메이션과의 협업을 통해 2017년 말부터 자율 주행 자동차로 개조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같은 해에 빛으로 거리와 물체를 감지하는 라이더(LiDAR)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인 스트로브(Strobe)를 인수해 자율 주행 시험 운행을 진행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보다 앞선 수준으로 평가받는 GM의 슈퍼 크루즈 자율 주행 기술도 메리 바라 시절에 공개 및 적용된 기술이다.지난 4월엔 이 기술이 탑재된 캐딜락 CT5 세단 모델을 공개했고, 5월에는 자율 주행과 전기차 등 미래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시간당 4.5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차세대 디지털 자동차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GM은 차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GM은 기술력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일례로, 2019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에 따르면 GM이 구글의 웨이모(Waymo) 다음으로 자율 주행 종합 기술력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터비즈 장재웅 김동섭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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