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슬랙, 라인, 카톡..업무는 언제 끝나죠?

조회수 2020. 2. 10.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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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회사는 기존에 업무용 메신저로 사용하던 카카오톡과 더불어 슬랙을 같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톡은 회의용, 슬랙은 공지용이었다.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내부적인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왜 그럴까?"

각종 메신저 애플리케이션과 SNS가 발달하면서 즉각적인 연락이 가능한 세상이 됐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업무용 메신저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카카오톡, 라인 같은 개인용 메신저를 비롯해 슬랙, 잔디 등 업무 전용 메신저까지 협업 도구의 범위가 확장됐다. 협업 툴로 인해 보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협업 툴을 도입했다. 여러 개의 툴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업들도 많다. 그렇다 보니 협업 툴 때문에 '피곤해졌다' '번아웃이 왔다' 등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무분별한 협업 툴 사용이 야기하는 부작용과 그 해결 방법에 대해 정리했다.

기업들, 협업 툴 '잘' 사용하고 있나?

국내 기업들 어떤 협업 툴을 사용하고 있을까? 기업 협업 툴 잔디(JANDI)가 '2019 떠오르는 협업 툴 대전' 세미나에 참여한 35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카카오톡이 22.5%로 1위, 잔디가 18.5%, 이메일 16.3%, 구글의 G-Suite가 10.7%, 그리고 슬랙, 트렐로, 노션 등이 뒤를 이었다. 각 협업 툴은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많은 기업들이 애용하고 있다. 협업 툴의 도입은 신속하고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져왔다.


그러나, 미국의 밥슨 칼리지(Babson College)의 글로벌 리더십 교수 롭 크로스(Rob cross)의 조사에 따르면 비즈니스 리더들이 오히려 협업 툴에 압도당하며 리더들은 평균적으로 9개 정도의 협업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롭 크로스 교수는 성공한 비즈니스 리더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채팅, 이메일, 미팅 등을 위한 수많은 앱을 동시에 다루느라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리더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와 한국생산성본부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더욱 와닿는다. 맥킨지와 한국생산성본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직 근로자가 근무 시간 중 메일이나 메신저 답장에 투자하는 시간은 무려 2.2시간, 하루 8시간 근로시간 기준으로 무려 27.5%에 해당된다. 메신저 특성상 업무가 연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무 시간 내내 업무 중단으로 인한 시간 낭비가 만성화되고 있는 셈이다. 협업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응답이 가능하고 또 신속한 응답을 바라게 되면서 업무를 돕기 위한 도구가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로 전락하기도 한다.


협업 툴이 업무 집중도를 낮춰 업무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피로감 형성이다. 협업 툴로 신속한 응답을 바라다보니 빠르게 답장을 해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생기는 피로는 누적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이런 현상은 여러 개의 툴을 동시에 쓰는 조직에서 더욱 심화된다. 비효율적으로 남발하는 여러 개의 툴,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명목으로 시시각각 날라오는 메시지들은 업무의 흐름을 끊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성과를 낮출 수 있다.

누적되는 피로... 점진적으로 과부하 온다

출처: 동아일보

또한 이렇게 되면 점진적으로 과부하가 발생한다. 과부하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과부하가 있다. 먼저 상사 혹은 동료의 부탁으로 생각지 못한 업무를 맡게 돼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과부하가 있다. 갑작스러운 과부하는 의무감이나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과중한 업무를 갑자기 맡았을 때 많이 발생한다. 반면,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과부하도 있다. 점진적 과부하는 협업의 양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늘고 무분별한 협업으로 인해 업무가 과다해지면서 혹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더 넓어지면서 발생한다.

협업 툴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고, 결국 과부하가 오기도 한다

협업을 하다 보면 종종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혹은 원래 주어진 일보다 더 많은 일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일에 대한 성취나 타인을 위한 도움, 협업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으로 늘어난 업무량을 마땅히 감수한다는 것.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면서도 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피로가 누적되고 누적된 피로는 결국 과부하를 일으킨다. 과부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다가 터지기 때문에 터지기 전까진 포착하기 어렵다. 그저 극복 가능한 일상적인 피로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출처: 주간동아

협업 툴은 이런 과부하를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빠르게 전달되는 메시지와 신속한 응답이 가능한 협업 툴의 순기능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에게 때론 역효과를 일으킨다. 빠르게 답장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일하는 내내 생각나고 업무의 흐름을 끊는다. 이런 현상은 여러 개의 협업 툴을 동시에 사용할 때 심화되기도 한다. 하나의 협업 툴로도 충분히 가능한 소통을 굳이 여러 개의 툴로 나눠 사용하게 되면 업무 집중도를 낮추고 몰입을 떨어뜨릴 수 있다. 때론 협업 툴이 업무 외 시간에도 괴롭힌다. 알림을 꺼버리지 않는 한 협업 툴로부터 날아오는 수많은 메시지들은 잠들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협업 툴에 지나치게 의존해 업무 방향성을 잃기도 한다. 조직이 설정한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협업 툴을 활용한 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미션보다 덜 중요한 목표가 우선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조직의 목표와 업무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 팀원들과 공유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협업 툴의 순기능을 살리는 해결책은?
"잠들지 않는 협업 환경..좀 쉬게 해주세요"

출처: 주간동아

협업 툴은 조직의 소통을 위해 중요하다. 미팅, 공동 작업, 파일 공유 등 모든 협업적 요소들을 한 데 결집시키는 것은 결국 대화다. 또, 이전의 대화를 확인하기 위해 메시지를 다시 읽어볼 수 있고 팀원들끼리 즉각적으로 미팅을 열고 특정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파일을 한곳에 모아두는 데 적합한 최적의 도구다. 협업 툴의 기능이 좋아지면서 수십 통의 이메일과 통화, 미팅을 거쳐야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을 훨씬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순기능을 살리고 부작용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협업 툴의 순기능만 믿고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여야 한다. 동료 간에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업무를 위한 시간을 존중하고 지켜줘야 팀의 몰입과 성과를 촉진할 수 있다. 시간만 잡아먹는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이기 위해선 팀의 미션을 명확히 하고 업무의 우선순위를 전 직원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와 방식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중요한 업무 혹은 업무 시간 외에는 협업 툴을 꺼도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출처: 에듀동아
2017년 직장인 7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퇴근 후 카톡 금지법' 관련 설문.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85.5%가 퇴근 후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효과적인 협업과 과부하 방지를 위해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고려하며 시간 관리를 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협업을 잘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 역할을 명확히 한다. 이로써 혹시 모를 과도한 협업 요청을 방지할 수 있다. 기업 차원에서도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어떤 기업은 애초에 메신저의 사용을 토론 용도로 제한하거나 아예 특정 시간대를 집중 근무 시간으로 설정해 해당 시간에는 메신저 사용을 차단하는 등 '메신저 공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업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업무시간이 아닌 때에 메신저로 업무를 지시하는 것을 금지하는 추세가 그런 고민의 결과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로시간 중에 방해받지 않는 것'이다. 업무시간을 방해받지 않아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 수 있다. 원활하고 신속한 소통을 위한 협업 툴은 분명 좋은 도구다. 그러나, 실시간 소통을 강조하거나 실제 업무 플로우와 동떨어진 구조라면 업무 집중도가 연속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역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선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하고 여러 툴을 동시에 사용하기보다는 조직의 목적과 업무 환경에 적합한 도구를 하나 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참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8 7-8월호 번아웃 없이 협업하기

인터비즈 고승연 김동섭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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