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토어"가 뜬다! 글로벌 컨설팅 "이 회사", 오프라인 스토어 차린 이유는?

조회수 2020. 2. 25. 16: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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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 '리테일 아포칼립스'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오프라인 중심 리테일러의 위기감이 커진다. 하지만 오프라인 채널은 미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존재 이유와 활용 전략이 과거와는 달라질 뿐. DBR 290호는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리테일 시장에서 생존하기위해 '리:스토어'를 단행한 여러 매장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묶어 소개한다. ☞원문 기사 더보기(링크)

리테일 아포칼립스의 도래

출처: Medium

'아마존'이 주도한 온라인 리테일 시장의 성장은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이 위기감을 느끼도록 했다. 대형매장의 파산 사례가 나오면서 리테일의 종말을 의미하는 ‘리테일 아포칼립스’라는 표현마저 통용될 정도. 미국에서는 2017~2018년 토이저러스와 130년 역사를 가진 시어스 백화점이 파산하는 등 1만 5000여 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오프라인 중심 브랜드가 위기를 맞은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80~90% 매출은 오프라인에서 나온다. 미국의 전체 리테일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2%. 이중 40%의 비중을 차지하는 아마존을 포함, 상당수 온라인 리테일러는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 수를 늘린다. 아마존만해도 2022년까지 무인 매장 '아마존고'를 2000여 개 이상 설립할 계획이다.


이런 면에서 리테일에서 오프라인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중요한 채널로 존재할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뿐이다. 지난 몇 세기 동안 리테일은 ‘​*빅 박스 스토어(Big Box Stores)’로 대변됐다. 대규모 상품 셀렉션이 구비돼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월마트의 비즈니스 모델이 바이블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Z세대의 등장은 이러한 문법에 변화를 요구한다. 습관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이들은 쇼핑 자체에 몰입해 물건을 경험해보고 사회적 교류를 하기위해 매장을 찾는다. 크기나 편의성을 넘어선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다.


*빅 박스 스토어: 매장 외형이 큰 박스형인 대형 리테일러를 일컫는 표현.

생존전략 세 가지

RaaS 적극 활용하기

RaaS(Retail as a Service)는 이미 리테일 업계에서 많이 알려진 전략이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공간을 전시장으로 이용하는 기존 RaaS 모델을 한층 더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다.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소비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유입시키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고객행동 데이터에 중점을 두고 브랜드 큐레이션까지 담당하는 비즈니스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예가 맥킨지(McKinsey&Co)다. 맥킨지는 2019년 9월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몰 오브 아메리카(Mall of America)에 오프라인 매장 ‘모던 리테일 컬렉티브(Modern Retail Collective)’를 개장했다. 약 3000평방피트(약 70평)규모의 매장에서 주얼리 브랜드 켄드라스콧, 속옷 브랜드 서드러브, 엘레베코스메틱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이 갖춰져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왜 이 매장을 론칭했을까?

맥킨지는 이 매장을 각종 기술과 브랜드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리테일 랩(lab)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반 스타트업과 소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다양한 기술을 쇼핑에 접목했다. 켄드라스콧 주얼리는 원석에 무선인식(RFID)칩을 심어 소비자가 직접 다양한 원석과 프레임 중에서 원하는 디자인 조합으로 맞춤형 팔찌를 선택하고 증강현실(AR)로 완성된 팔찌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천연 화장품 엘레베 성분을 알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NFC(근거리 무선통신)패드를 터치하면 된다.


매장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대신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데이터로 수집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구입동기와 같은 정교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것. 개선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위한 토대가 쌓이는 것이다. 맥킨지의 이런 접근법은 RaaS와 흡사하지만 리테일러이자 컨설팅 회사처럼 소비자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출처: Tablehopper
단델리온 초콜릿 공장

‘힙’한 느낌 강화하기



​커피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단델리온 초콜릿(Dandelion Chocolate)매장의 3분의 2는 초콜릿 공장처럼 꾸며져 있다. 초콜릿이 그 안에서 제조된다. 고객이 초콜릿 제조 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해 인기를 끌었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은 미국 대공황 때 버려지거나 방치된 건물을 주거 공간으로 바꾸거나 예술가가 작업실로 이용하면서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성수동을 중심으로 이 스타일을 적용한 카페들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다만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지금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핵심은 단순하면서도 기능에 충실한 낡고 거친 느낌이다. 철근과 파이프들, 세월의 흔적을 담은 거친 느낌의 콘크리트벽과 벽돌을 노출하는 방식이 자주 쓰인다. 그런데 앞으로는 여기에 고급화된 디자인이 필요하다. 시사점을 제공하는 예가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다. 

2019년 11월 미국 시카고에 세워진 5층짜리 리저브 매장에선 오렌지색의 철제관이 매일 볶아지는 500파운드 이상의 커피 원두를 보관한다. 특별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해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특유 낡고 거친 느낌을 강조한다. 전체 3만5000평방피트 규모 매장에서 강조하는 것은 ‘오감을 감싸 몰입시키는 고객경험(Immersive Customer Experience)’이다.

리저브 매장은 이로써 힙한 느낌의 매장이 된다. 커피 역사, 최첨단 기술, 나만을 위한 독특한 수제커피 한 잔을 인더스트리얼 공간에 잘 녹여낸 공간이란 뜻이다. 이렇게 스토리와 역사, 고급화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매장을 힙하게 만드는 전략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다. 핵심은 브랜드 스토리, 독특한 상품에 대한 경험이 중심이 돼야 하고 여기에 세련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입혀야 힙한 느낌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매장 쇼룸화로 운영비용은 줄이고 편의성은 높이고 

중저가 패션 브랜드 에버레인(Everlane)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독특한 경험을 하곤 한다. 신발을 구경하다가 직원한테 "다른 색상의 모델도 있나"라고 물었을 때다. “사이즈는 여기서 테스트해보시고 구입은 원하는 색으로 온라인에서 하세요.” 이는 에버레인이 매장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유연한가를 보여준다. 당장 그 매장의 매출에 연연하지 않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매장을 소비자들과 만나는 접점이자 상품을 테스트하는 ‘쇼룸’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출처: Frame Awards
데카트론 매장 내 주문용 태블릿이 구비되어 있는 장면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Decathlon)의 미국 매장은 더 재미난 모델을 보여준다. 2018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오픈한 테스트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소비자들의 상품 설명과 테스트를 돕는다. 그런데 그 매장 입구에는 온라인으로 소비자가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놓았다. 태블릿 화면에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상품 스펙과 비디오, 그리고 QR코드로 스캔해 바로 주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매장의 쇼룸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매장의 운영비를 대폭 낮춘다. 재고 부담을 낮추고 매장 인력도 줄인다. 대신 소비자들에게 편리함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리테일러들에게 재고부담과 인력절약 만큼 중요한 이점도 없다. 고객 대부분이 매장에서 상품을 착용해보고 구입한 상품이 집으로 배송되면 무겁게 쇼핑백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함을 느낄 것이다.

위기감이 팽배한 오프라인 리테일러가 해야 할 첫 번째는 쇼핑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고객 시각에서 브랜드를 바라봐야 한다. 고객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이유를 분명하게 제공해야 한다. 그게 테크 제품을 경험(RaaS)하게 하는 것이든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전달되는 ‘힙’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든 구매 부담 없이 편하게 상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편리함이든...어떤 방식으로든 오프라인 중심 리테일러들에겐 ‘리:스토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90호

필자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마케팅 전공 교수

인터비즈 박소영 김재형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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