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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으로 발달한 일본의 비상식량, 몇 년까지 먹을 수 있을까?

조회수 2020. 6. 26. 14: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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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가 발생하면 생수나 휴지 등 생필품 사재기가 횡행하곤 한다. 코로나19 초기에도 세계 곳곳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졌다. 위기 상황에선 간편히 먹을 수 있으면서도 오래 보관 가능한 식품이 요긴하게 쓰인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선 장기보존식품이 발달했다. 일본은 가정의 40% 이상이 일상적으로 방재대책을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방재 대응이 일상화되어있다고 한다.


15년 동안 먹어도 되는 물

일본 인터넷 리서치 전문 회사 마쿠로미루에서 2019년 2월에 진행한 <재해 및 방재에 관한 정점조사>에 따르면 재해 발생 시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피난장소 확인이었다. 두 번째는 생활용품 및 식료품의 구비였다. 특히 물은 생존과 직결되기에 안전이 확보된다면 반드시 구비해두어야 하는 물품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에 농심 백산수의 2월 출고량이 2만 300t으로 1월 출고량인 1만 5600t에 비해 30%나 증가했다. 해태음료 강원평창수도 2월 출고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출처: at글로벌리포트 95호
마쿠로미루 조사 자료

각종 재해로 인해 일본에선 처음으로 생수가 음료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8년 산토리 천연수는 1억1000만 개가 팔려 1990년부터 28년간 음료 판매 1위 자리를 지킨 커피브랜드 조지아를 제쳤다. 일본은 평소에 수돗물을 마시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음료업계 전문지인 음료총연(飮料總硏)은 2017년 지진, 태풍, 폭우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생수를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일부 기업은 흐름에 맞춰 장기보관이 가능한 생수를 선보였다. 한국의 경우 생수의 유통기간이 1~2년 정도이나 일본은 높아진 비상식량과 생수에 대한 관심에 생수의 보존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유통기한이 5~6년, 최대 10년인 물이 판매되었는데, 최근 일본 아마존에는 보존기간이 15년인 물이 등장했다. 요테이산에서 무균 상태로 추출한 물을 넣은 '카무이왓카'다. 일반 생수와 달리 장기보존 생수는 두꺼운 병을 사용해 미생물 침입과 햇빛 노출을 방지한다. 구매자들은 "멀리 있는 부모님에게 어버이날 선물로 보냈다" "지진이 났을 때 정말 유용했다" "내 자식에게까지 물려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끓이지 않아도 되는 유통기한 25년 스튜

일본의 세이엔터프라이즈는 1978년부터 미국 오리곤프리즈드라이의 동결건조식품을 수입하며 장기보존식품회사로 성장했다. 기존 비상식량의 보존기간이 3~5년인데, 이 회사의 제품은 25년까지 보존이 가능하다. 세이엔터프라이즈는 조리한 식재료를 영하 30도에서 동결시킨 뒤 건조가공함으로써 수분을 98%까지 제거한다. 또한 탈산소제를 동봉하여 미생물의 침입과 산화를 방지한다.

2018년에는 일본의 냉동건조식품 업체와 손잡고 치킨스튜, 야채스튜, 새우죽 등 25년간 보존이 가능한 '서바이벌 푸드' 10종을 개발하여 판매에 나섰다. 스튜나 죽의 경우 뜨거운 물을 넣으면 조리가 끝난다. 가열할 수 없다면 물만 부어 먹을 수도 있다. 더불어 압축 공정을 통해 크기를 기존 통조림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임으로써 보관의 편의성을 높였다. 가격은 1인분에 7000원 수준이다.

비상식량을 즐기는 카페 IZAMESHI

건축자재 회사 '스기타 에이스'는 2014년 비상식품인 IZAMESHI시리즈를 처음 출시했다. 재해 대비 장기보존 식품도 맛있을 수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브랜드다. 식품의 유통기한은 3~5년이며 가스와 전기 없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로 구성되어 있다. 장기보존식품이란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지만 가정간편식(HMR)처럼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IZAMESHI>는 재해식품대상 동상을 수상하고 각종 생활잡지에 소개되는 등 맛과 디자인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2월에는 <IZAMESHI Table>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오픈했다. 카페는 재해 발생 시 찾는 비상식량을 주메뉴로 구성하여 화제가 됐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금을 내면 빵통조림을 드려요

기부자에게 답례품으로 빵통조림을 주는 지자체도 있다. 일본에는 지역 공헌을 위해 지자체에 기부하면 기부액 중 일정 정도를 뺀 금액에 대해 소득세와 주민세를 공제해주는 후루사토(고향 납세/ふるさと納税)제도가 있다. 기부자는 '후루사토 초이스' 홈페이지에서는 기부에 대한 답례로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농수산식품을 골라 받을 수 있다. 답례품은 각 지역의 농수산물이나 지역 특색을 살린 과자나 음료가 대부분인데, 지난해 재난비축용 빵 통조림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농업 기업 JA마인즈는 도쿄도 후츄시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가루 중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활용해 재난비축용 빵통조림을 만들었다. '후루사토 초이스'는 고를 수 있는 방재용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자체들은 기부금을 다시 마을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마케팅인가? 방재 식품 정기 배송 서비스

일본의 컵라면 회사 닛신식품은 재해 대비 컵라면 정기 배송을 작년 2월부터 실시했다. 홈페이지에는 자동으로 교체 상품이 도착하니 따로 사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고, 항상 일정량의 음식을 구비해둘 수 있다는 설명이 적혀있다.

닛신식품의 방재 세트 정기배송은 방재 상품에 대한 높은 관심에 편승한 마케팅으로 여겨진다. 일본의 2019년 인스턴트 라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 축소됐고 2015년에 비하면 10% 가까이 축소됐다. 소비량이 감소한 이유로는 원재료값 상승으로 인한 상품 가격 인상과 소비세 인상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꼽힌다. 이에 소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9종류의 다양한 제품을 맛볼 수 있다는 점과 방재에 대비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정기배송을 실시한 것이다. 1회차 배송에는 코펠, 물, 접이식 조명, 장갑 등을 함께 받고 2회차부터는 컵라면만 9개 배송받는다. 가격은 1회차에 14300엔(16만 원), 2회차부터는 2160엔(3만 원)이다.

출처: 닛신스토어
*kati 농식품수출정보의 <일본, 넓고도 깊은 일본의 장기보존식품>을 참고로 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인터비즈 박은애 김정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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