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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도 와인, 양주처럼(?) "제대로 알고 마시세요"

조회수 2020. 9. 18.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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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를 받을 때는 두 손으로 받아야지”

“어른과 소주를 마실 때는 고개를 돌리고 마셔야지”

“소주병은 오른손으로 쥐고 왼손을 아래에 받치고 따르는 거야”

“소주가 넘치지 않게 7부만 따라야지”

“첫잔은 비워야지, 못마시겠으면 입이라도 대고 내려놓고”

“상대방이 윗사람이면 소주잔 높이를 상대방보다 낮춰야지”

“상대방이 잔이 비었으면 가서 따라주고, 가끔은 권하고”


소주를 처음 마시게 될 때 흔하게 듣는 이야기들이다. 나이가 많은 윗사람과의 술자리는 술을 마시는 자리인지 술을 마시는 방법을 배우는 자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끊임없이 술을 마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한국에서는 술자리가 상대방의 예의범절과 됨됨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소주 마시는 방법, 누구에게 배웠을까?

나는 소주 마시는 방법을 누구에게 배웠을까? 흔히 아버지에게 술을 배운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특정한 인물이 가르쳐준 것은 아니고, 여러 차례 윗사람인 선배나 친지 어른들과 소주를 마실 때마다 조금씩 배운 것으로 기억된다.

이러한 술을 마시는 예절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하는 호기심으로 검색해 봤다. 물론 더 깊은 유래가 있겠지만, 내 선에서는 조선시대에 유교를 가르치기 위한 ‘소학(小學)’과 유교의례인 ‘향음주례( 鄕飮酒禮)’에서 일부 찾을 수 있었다. 술자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방법과 어른을 상대해 예를 갖추는 개념을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찾는 술을 마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책이라도 있을까 싶어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아마존닷컴 amazon.com에서 키워드를 ‘How to drink soju’로 하고 검색했다. 하지만, 한국의 술문화를 간단히 소개한 책들 뿐이었다. 


웹에서도 부분적으로 소개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소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책은 없었다. 반면, 서양의 와인이나 위스키, 맥주는 관련 책도 많고 마시는 방법을 글과 그림 등으로 자세히 설명한 책들이 많았다. 안타까웠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는? 대한민국 소주 '진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술인 소주 ‘진로’다. 우리에게는 ‘참이슬’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드링크 인터내셔널 매거진이 세계 180개국 증류주 브랜드의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진로 소주가 2001년부터 1위를 차지했고, 2019년 판매량은 8,630만 상자(9리터 기준)로 2위인 3,070만 상자의 세배 가까이 된다.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마시겠지만, 소비량이 세계적이라는 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소주가 많이 팔리는 데에는 한국인들의 주량과도 연관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5년도 기준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한국이 13위다. 이 중 증류주로는 1위다. 2019년 한국갤럽리포트에서 평소 술을 마신다는 음주자 1,158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술 종류를 물었더니 61%가 소주라고 답했고, 그 다음은 맥주 31%, 막걸리 5%, 와인 2%, 양주 1% 순이었다.

소주 마시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 이유

이런 상황임에도, 우리는 소주를 마시는 방법을 술자리에서 구전과 실습으로만 배우고 있다. 면대면 교육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정보화를 넘어 4차 산업혁명이 온 이 시점에 구전으로만 배운다는 것이 말이 될 법한 이야기인가. 일관성도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누군가는 해야할 소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주에 관한 기초적인 상식과 더불어 한국인들의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이 글과 그림이 시작됐다.

연 나이19세 이상이 돼서 소주를 마시게 될 기회가 생겼을 때 예의를 갖춰 소주를 마시고 싶은 성인, 술을 마시지 못해 소주 마시는 법을 배우지 못했는데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술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사회인, 소주를 자주 마시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 이왕이면 제대로 마시고 싶은 주당, 술을 잘 못마시지만 소주를 마신척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란다.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의 소주도 와인이나 양주와 같이 마시는 절차와 방법이 있고 예의를 갖춰 마셔야 하는 술이라는 것을 인식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영어와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도 동시에 진행할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루는 소주는 전통적 기법의 증류식 소주가 아닌 현재 대중이 가장 많이 선택해 마시고 있는 녹색병에 담긴 희석식 소주다. 또한, 내용 중에는 꼭 소주가 아닌 전통주 등을 마시면서도 지켜야 하는 한국의 술문화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가장 많은 소비가 일어나고 한국의 대표적인 술이라 할 수 있는 소주를 기준 삼아 한국의 주도를 정리한 것이다. 이 점 양해 바란다.

이제, 한국의 소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소주를 마시기 위해서는 13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무엇이 있을까? <다음 편으로 이어짐>

필자 퍼니준 (소주 아티스트) / 일러스트 퍼니준

인터비즈 조현우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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