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미술품 컬렉팅에 배팅하는 이유?

조회수 2021. 3. 29.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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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을 계기로 풀어본

최근 삼성가 ‘이건희 컬렉션’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0년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수집해 온 예술 작품은 무려 1만여 점. 삼성미술관 리움과는 별개인 개인 컬렉션인데도 무려 모네 ∙ 마티스 ∙ 피카소 등의 어마어마한 리스트로 세계 10대 미술관에 버금가는 수준이라 평가받았다. 대기업과 미술품이라니, 얼핏 보기엔 의아한 조합 같지만 사실 비단 삼성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아이덴티티

세계 최대 금융기업으로 손꼽히는 독일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와 스위스 UBS(Union Bank of Switzerland)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2012년도 포브스가 선정한 ‘최고의 기업 미술품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fnlondon
도이체방크 런던 지점의 로비 풍경. 이곳에서는 아니쉬 카푸어, 토니 크랙 등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세계 900개 이상의 지사를 둔 도이체방크는 업무 공간이라기보다는 미술관에 가까운 사무실로 유명하다. 1층 로비부터 복도, 회의실, 심지어 화장실까지 현대미술 작품들을 전시해 둔 데다 회의실이나 층수를 딱딱한 숫자 대신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부르고, 해마다 ‘올해의 작가’를 선정해 사내 전시회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총 5만 7000여 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이체방크 컬렉션은 ‘1945년 이후 독일의 현대 미술사’라고 평가받는다. 실험적인 현대미술 시대에 '종이 작품'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주목받았는데, 이는 1979년 도이체방크가 아트 컬렉팅을 시작한 계기와 관련이 있다. 지폐, 주식, 채권을 다루는 독일 은행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자 독어권 국가 출신 아티스트들이 종이에 작업한 작품만 골라서 수집했던 것. 사진과 판화로 시작한 도이체방크의 컬렉션은 시간이 지나며 그 장르도, 매체도 훨씬 다채로워졌지만 여전히 전설처럼 남은 이야기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출처: UBS
2019년 뉴욕에 설립된 UBS 아트 갤러리. UBS 컬렉션이 상설 전시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이전부터 ‘유명 미술관이 대여해가는 작품 컬렉션’으로 유명했던 UBS는 아예 공공 미술관을 설립했다. 금융기업으로서는 드문 일이지만, UBS 컬렉션이 제프 쿤스 ∙ 무라카미 다카시 등 1960년대 이후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총 3만여 점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실제로 런던 내셔널 갤러리와 왕립 아카데미가 UBS로부터 작품 일부를 대여해 전시를 열었고, 뉴욕 현대미술관과 런던 테이트모던은 UBS 컬렉션만 다루는 대형 전시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반 관람객과도 가까워진 UBS는 지난 2019년 뉴욕에 UBS 아트 갤러리를 열었다.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라 불리는 UBS 컬렉션이 모두에게 열리는 순간이었다.

3가지 이유

기업들이 미술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일단 아트 컬렉팅을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 컬렉션이 화려할수록, 유명한 미술관을 통해 전시될수록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자연스레 미술계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게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각각의 전문 분야와 예술을 결합한 업무 확장까지 가능해진다. 실제로 도이체방크와 UBS 모두 내부에 전문가를 두고 미술품 컬렉팅 및 투자 전문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예술적으로 만들어주고자 미술품을 컬렉팅한다”는 UBS의 언급처럼 수집한 작품을 활용한 사내 복지 효과는 보너스다.

출처: Insider
도이체뱅크 뉴욕 지점의 사무실 풍경. 전설적인 대지미술가 크리스토의 작업 스케치가 걸려있다

사회적 기여를 통해 긍정적인 인식도 심어줄 수 있다. 1997년 도이체방크는 구겐하임 파운데이션과 협업해 베를린에 독일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립한 후, 아티스트에게 직접 의뢰한 작품들을 기증해 베를린의 미술 활성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았다. 전용 갤러리를 뉴욕의 공공 전시 공간으로 제공한 UBS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두 기업은 글로벌 아트페어의 양대산맥인 프리즈(Frieze)와 아트바젤(Art Basel) 공식 스폰서로 각각 활동 중인데, 이를 통해 단순히 아트 컬렉팅을 넘어 미술계를 후원한다는 이미지까지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투자적인 면이다. 미술품은 그 자체로도 자산 가치가 높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세차익이 커져 위기 시에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만 브라더스가 부도를 막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은 것도 기업 컬렉션이었으며, 이를 통해 수백 억 이상의 이익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도이체방크의 전문 큐레이터 역시 한 인터뷰를 통해 “꼭 투자를 위해 미술품을 구입하는 건 아니지만, 투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구매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1세기 미술투자의방향

기업의 아트 컬렉팅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욱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기업이 컬렉팅에 들이는 비용도 어마어마한데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도 개인의 차원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한 서비스가 바로 테사TESSA이다. 분할소유권을 통한 소액 투자 방식으로 기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었다고 평가받는 테사는 미술품 컬렉팅의 장점 중 투자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따라서 데미안 허스트 ∙ 제프 쿤스 등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블루칩으로 인정받은 작가들의 작품만을 다루고 있으며, 3월 12일에는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의 작품을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기업을 넘어 대중들까지도 미술품 투자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21세기 미술투자의 방향 아닐까.

참고자료


미술품 투자의 기술(매일경제)

How One Wall Street Bank Put Together One Of The Biggest Art Collections In The World(INSIDER)

If these walls could talk…(RedDot Culture)

The Top Corporate Art Collections(Forbes)

필자 ㈜테사 브랜드 마케팅팀 에디터 전하영
정리 인터비즈 콘텐츠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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