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교수 "미국은 공무원 인기 없는데, 한국 현실이 슬프다"

조회수 2018. 11. 6. 10:46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일자리 줄어든 2017년 직업 전략
내년 실업률 최악, 일자리 줄어들어
대기업 취업, 공무원에만 가는 실태 문제
그나마 공채 뚫으려면 직무 포트폴리오 짜라
한국 취업 시장 공무원 열풍은 힘든 경제현실을 반영하는 암담한 소식입니다. 미국 젊은이들은 실리콘밸리 벤처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교수)

내년 실업률은 3.9%로 올해보다 증가할 것입니다. 실업자 상당수는 청년층일 겁니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노동연구원 성재민 박사)

한국의 취업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11월 기준으로 8.2%. 2003년 11월(8.2%)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고용시장 주축을 이루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10월~11월 연속 10만명 이상 감소했다. 두달 연속 10만명 이상 감소한 건 2009년 8~9월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9년(-7만1000명) 이후로 매년 줄곧 30만명 이상을 유지했다(현재 전체 취업자수는 11월 기준으로 2659만2000명). 그런데 내년에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연간 30만명 수준에서 20만명대로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017년 취업자 수 증가폭을 28만6000명으로 예측한다.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 들은 많지만 일자리는 그만큼 늘지 않는다. 연구원은 내년 실업률이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3.9%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출처: jobsN
노량진 공무원 학원 문 앞에 서 있는 공시생들

거시 경제 상황도 노동시장을 도와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2017년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금리를 자꾸 올리면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자본 시장이 출렁거리면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어 신규 고용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교수는 “수출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는 지금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은 어떻게 2017년을 준비해야 할까. 


jobsN이 국내외 금융, 인사, 취업 관련 전문가들에게 ‘한국 취업준비생이 가야 할 길’을 물어봤다. 

새로운 직업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우선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의 직업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 젊은이들은 대부분 안정적이지만 도전과는 거리가 먼 공무원 같은 직업에 몰리고 그나마 대부분 취업에 실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취업준비생의 미래와 한국 경제에 양쪽에 치명적인 현상으로 슬픈 일”이라는 지적이다.


쿠퍼 교수는 경제학계 나아가 미국 경제정책에까지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예를 들어 그의 제자 중 한명이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 쿠퍼 교수도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을 지냈다.  

출처: jobsN
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교수
일반적인 미국 대졸자들은 실리콘밸리의 유망한 벤처기업을 가려고 합니다. 일부 ‘뜻이 있는 졸업생’(some devoted graduates)만 공무원을 선택합니다. 그마저도 직업군인이나 국회, 외교부 같은 곳을 선호합니다. 하버드대 졸업생 중에는 공무원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보다 창의적인 직업, 벤처에 도전해야 합니다.

그는 “시험을 통과해 직업을 구하는 방식은 구시대적"이라고 말했다. "정답만 강요하는 시험 중심 교육이 당신의 미래를 좌우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인사전문컨설팅회사 머서코리아의 박형철 대표는 “취업 준비 기간은 단기적인 경쟁이 아니라 평생 직업, 자아실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3가지를 조언을 던졌다. 


첫째, 취업을 약간 늦추더라도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다면 별도의 직업훈련을 받으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인문계 등 비전공자를 위해 실시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인 ‘청년취업아카데미’, 대기업 직무별 인턴 체험 프로그램인 ‘고용디딤돌’부터 1~2년 코스로 직업 기술을 공부하는 폴리텍 같은 전문대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출처: jobsN
한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둘째 취업준비 기간 가운데 1~2년을 떼어내 창업에 도전해보라는 충고다. 실패하더라도, 창업 경험은 요즘 최고의 ‘스펙’ 이다. 책상에 앉아 있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대신 스스로 일을 만들어 직접 해보라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채용 제한 두지 않는 해외 기업 도전이다. 고연봉을 받고 해외 취업을 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해외 근무 경험 자체가 성공적인 취업과 이직을 위한 스펙이다.  

요즘 호주, 영국, 말레이시아 취업준비생들이 중국 싱가포르로 대이동중입니다. 외국인 채용에 대한 차별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영어실력이 모자라도 전문성을 가진 공대생들은 충분히 도전할 만합니다.

해외 취업을 위해 정부나 민간 취업 알선 사이트 공고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관심 있는 기업의 홈페이지를 보면 의외로 외국인도 뽑는 채용공고가 많습니다.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해 보세요.
출처: jobsN
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

그나마 공채를 뚫으려면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378곳 대상으로 내년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60%였다. 올해 초 70%보다 10%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좁아진 대기업 취업에 도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달라진 기업 채용 트렌드는 ‘직무경험’을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취업준비생은 “갓 대학을 나왔는데 무슨 직무 경험이 있냐”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취업컨설턴트인 최진희 커리어비전 대표는 앞으로는 자기소개서·이력서와 별도로 ‘직무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입사지원서를 제출할 때 원한다면 직무기술서를 내도 좋다는 기업이 늘고 있다. 


가령 이공계 졸업자는 소프트웨어, 자바, 도면설계 등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과 성과를 정리해 제출한다. 직무에 관한 경험이 없는 문과생은 지원하는 기업의 성장성과 전망, 제품군을 조사해 '내가 이 기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삼립식품 공채에서는 당초 인사팀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어요. 그러나 한 취업준비생이 직무 포트폴리오로 ‘삼립의 인사업무 개선방향’을 써 제출하고, 최종합격해 인사팀으로 발령받았죠.” 


또 대학생들은 지원하려는 기업과 직무를 3학년 정도에 정해야 한다. 직무를 정하면 관련 학과를 복수 전공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 대표는 “기업에서 ‘융합’이 대세가 되면서 전공구분이 무너지고 있다"며 "직무와 전공에 연관성이 커야 한다”고 말했다.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