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되고 싶은 건물주, 커피 1잔 안마시면 가능하다는데

조회수 2020. 9. 24. 15: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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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으로 건물주 꿈 이루는 투자법 아시나요?"
‘리츠 얼리어답터’ 최인천 작가
2000년대 초반부터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활동
“일확천금 지양, 노후 자금 등 안정적 투자처로 이해해야”

“한국이 리츠를 도입한 건 2001년입니다. 2000년도 이전에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있었던 국가는 호주·미국 정도밖에 없었어요. 우리나라가 늦은 건 아니었죠. 그러나 20년 지난 지금, 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현재 한국 리츠 시장 규모는 1조원 정도죠. 우리보다 6년 늦게 리츠를 도입한 영국은 우리보다 80배 이상 큽니다. 미국의 리츠시장 규모는 1230조원 이상인데 이는 거의 국내 증시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대한민국 리츠 시장은 이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한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할 거라 생각해요.”

출처: jobsN
‘리츠 얼리어답터’의 작가이자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인천 전무.

최인천 작가는 2017년 초 ‘커피 한 잔 값으로 초대형 오피스 주인 되기-리츠 얼리어답터’라는 책을 낸 부동산 전문가다. 1998년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부영에서 근무하다 2003년 생보부동산신탁으로 이직했다. 이후 LIG손해보험 등을 거치며 약 20년간 부동산 업계에서 일했다. 현재 한 글로벌 자산관리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한국리츠협회 등에서 부동산자산운용전문인력교육 강사로 활동 중이다.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2016년 12월 국토교통부장관상 수상, 2012년 1월 삼성생명보험 자산운용대상 등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부동산 전문가인 최인천 작가를 만나 최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는 리츠 투자에 대해 알아봤다.


◇리츠 투자란 무엇인가


“대학 때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이라 하면 건설·부동산 관련 인구는 2000만명이 넘는다’구요. 단순히 시공금액 규모만 보는 게 아니라 대출과 분양 그리고 매매까지 포함한 전체 부동산활동 등을 포함한다면 맞는 말이죠. 우리나라는 부동산 시장이라고 하면 대부분 주거시장을 떠올립니다. 주거 부동산이 개인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부동산투자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나뉘어요. 직접투자란 개인 등이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부동산을 사는 걸 말합니다. 간접투자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리츠나 펀드 등과 같은 간접투자기구를 거쳐 투자하고 자산을 관리하는 형태입니다. 상근 임직원이 없는 특수목적회사(SPC·Special Purpose Company)를 설립해 그곳에 투자자가 모이는 구조죠.”


리츠란 안정화된 수익형 부동산 자산을 가진 상장된 간접투자기구를 뜻한다. 리츠 투자란 이 간접투자기구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쉽게 말해 부동산 자산을 주식이나 채권처럼 개인이 투자하고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최인천 작가는 “리츠 투자의 기본 전제는 안정화된 수익형 대형 부동산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변동성이 낮은 현금흐름을 보유한 대형 오피스가 해당한다. 개발 상태에 있거나 공실률 높은 부동산은 리츠의 특징에 걸맞지 않다.

출처: 신한알파리츠 공식 홈페이지
신한금융그룹의 신한알파리츠의 크래프톤타워.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네이버·스노우 등이 입주해있다.

또 하나 특이점은 상장리츠는 펀드와 달리 만기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 상장사와 마찬가지로 의사회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할 때까지 무기한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처럼 투자자의 의사결정 구조도 다르다. 리츠는 투자자가 투자한 주식 비율만큼 직접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반면 펀드는 내가 얼마를 투자했든, 투자한 자금에 대해 결정권은 전적으로 운용사가 갖는다.


“부동산 간접투자가 생겨난 배경에는 투자 한 건당 투자 규모가 너무 크다는 데 있어요. 대규모 상업 건물의 평균 투자금액은 수천억원대 이상입니다. 개인이 우량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기란 불가능할 수밖에 없죠.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부동산 투자 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주체는 대기업이나 자금력이 충분한 기관투자자에 한정됩니다. 그러나 제한된 참여자만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손실이 날수밖에 없죠. 리츠 투자에 발 빠르게 움직인 미국·싱가포르·홍콩 등에서는 리츠를 활용해서 부동산 시장을 건강하게키웠습니다. 한국도 부동산이 시장이 건설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도 자금이 묶여 있었어요. 기회는 충분했지만 다른 나라가 성장하는 와중에 정체해 있었던 겁니다.”

출처: 이리츠코크렙 공식홈페이지
2018년 12월31일 기준 자산관리회사별 리츠운용현황. 국내 리츠 자산은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비교적 빨랐던 한국 리츠 도입, 그동안 규제에 묶여있었다”


최인천 작가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일찍 개방됐던 한국의 리츠시장이 지난 20년간 크게 성장하지 못한 원인으로 “소극적 제도와 미성숙한 시장 주체”를 꼽았다. 먼저 규제 이슈를 살펴보면, 리츠 투자 도입 초창기에 1인당 소유 지분 한도를 크게 제한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2001년 국내 리츠 도입 시 1인당 소유 지분 한도는 10%였다. 2013년도까지 한도는 30%로 늘었다. 2019년 10월 기준 50%로 증가했다. 반면 다른 선진국들은 초창기 규제를 최대한 완화했다. 후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여러 정책으로 보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리츠 도입 초기부터 1인당 투자 한도를 제한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선 개인이나 기관에서 다양한 리츠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조차 없었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 한국 사회에는 리츠 투자에 대한 자본과 경험이 부족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부동산 전문 투자자나 운영사를 할 만한 곳이 부족했다. 한국 사회는 단기간에 집약적으로 성장한 사회다. 선진화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험을 축적할 시간이 없었던 셈이다. “리츠 투자가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이 큰 이유는 정부 정책과 시장 흐름 때문입니다. 부동산은 정부 정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시장이죠. 최근 정부가 주도적으로 리츠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죠. 전 세계 경제가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주식이나 채권 등의 직접투자를 통해 장기적 수익을 내기 힘듭니다. 장기 투자 목적 자금으로 리츠 외엔 마땅히 투자처가 없죠. 리츠는 적은 투자금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전제대로 안정화된 수익형 부동산만 시장에 공모된다고 했을 때 말입니다.”

출처: 신한알파리츠 공식 홈페이지
투자하고자 하는 건물의 주변상권분석, 입주고객사, 공실률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점점 커지는 리츠 투자에 대한 관심···"일확천금 기대 지양해야”


최인천 작가의 말대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리츠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 10월11일에 마감한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는 국내 공모 리츠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리츠는 공모주식수의 3009만4554주의 35%인 440만8730주에 대한 청약을 했다. 공모가는 희망가격 범위(4750~5000원) 최상단인 5000원이었다. 최종 청약 경쟁률은 63.28대 1이었다. 청약 증거금(투자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사기 위해 계약금 형식으로 내는 돈. 청약일 날 증거금을 내고 납입일 날 잔액을 납부한다)으로 약 4조7610억원이 몰렸다. 이번 공모로 롯데 리츠는 부동산 자산에 약 4299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롯데 리츠가 투자할 계획인 부동산 자산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마트·아웃렛 8곳(점포 수 기준 10개 점포)이 있다. 전체 연면적은 638.779㎡(약 19만 평), 감정평가금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이곳에서 거둬들이는 임대수익을 투자자들과 나누는 구조다. 1조5000억원짜리 부동산 자산에 개인이 단돈 5000원의 자본으로 투자해 이익을 얻는 셈이다.


2019년 10월17일 기준 국내 증시에는 총 6개 리츠 종목이 있다. 그중 일반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선 것은 롯데 리츠가 처음이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분석한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부동산에 들어선 점포들은 평균 임대차 계약기간이 10년이다. 롯데 측은 공실 리스크 없이 장기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롯데 리츠의 장점으로 꼽았다. 예상 배당수익률로는 연 6.39%(2020년 말·공모가 기준)를 제시했다.

출처: 조선DB
최근 마감한 롯데 리츠 공모에는 역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인천 작가는 “리츠 투자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일확천금을 바라는 투자처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과거엔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말이 큰돈을 벌어들인다는 말처럼 쓰였어요. 그러나 리츠 투자가 보다 보편적으로 이뤄진다면 이런 생각도 달라지겠죠. 리츠는 장기투자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주식이나 비트코인처럼 절대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없어요. 노후자금을 위한 한 달 40만~5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생각한다면 일반적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마저 개인이 얼마만큼 자금을 어느 정도로 전략적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분명한 건, 리츠 투자는 앞으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단돈 5000원의 커피값으로 건물주가 되는 꿈에 다가설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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