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사라진 2천..여자로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조회수 2020. 9. 23. 17: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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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여성기업 혜택
여성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
여성기업에게 주어지는 혜택 법률에 명시
전체 기업 중 여성기업 37.9%에 불과

“여자로 태어났다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Y(38)씨는 중소기업 대표다. 그의 회사는 주로 정부와 정부산하 기관에 용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는 최근 한 정부산하 기관과 4000만원 짜리 계약을 위한 협상을 했다. 원래 정부나 산하기관은 2000만원 이상 일을 외부에 맡길 때는 공개 경쟁 입찰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일감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안에 사업을 끝내야 하는 기관은 입찰공고를 내고 사업자를 선정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출처: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캡처
드라마 속 여성기업 대표이사의 모습

그래서 기관 측이 Y씨를 부른 것이다. 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하는 계약, 이른바 수의계약을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Y씨는 2000만원 어치 일감만 받을 수 있었다. 수의계약 허용범위는 2000만원 이하란 규정을 지킨 것이다. 계약을 마친 뒤 기관 담당자는 Y 대표에게 “당신이 여성이었다면 4000만원 어치 일감 전부를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가 여성인 여성기업은 5000만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출처: 여성기업종합정보포털 홈페이지
여성기업제품 마크

여성기업이란 무엇일까?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은 여성 기업을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번째 법인의 경우 여성 대표자가 최대출자자인 상법상의 회사. 두번째 소득세법 또는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여성이 사업자등록을 한 개인 사업자. 세번째 이사장 또는 총조합원 수의 과반수가 여성인 협동조합. 세 조건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여성기업이다.

 

여성기업은 등기부 등본과 평가위원 현장 확인을 통해 실질적인 적격 여부를 따져 확인서를 발급받는다. 인증을 받은 여성기업에게는 균등한 사업 활동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있다. 여성기업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번째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입찰에서 가산점을 받는다. 최소 0.25점에서 최대 1점까지 가능하다. 경쟁 계약 시 참가 업체가 많고 가격이 비슷한 경우에는 가산점이 낙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두번째 공공기관의 우선 구매 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물품 및 용역 구매시 공공기관은 5% 이상, 공사는 3% 이상을 인증받은 여성기업에서 우선하여 구매해야 한다. 세번째 정책자금 지원 시 은행 금리와 보증료를 우대받을 수 있다.


네번째 다양한 창업지원 혜택을 받는다. 여성기업 종합지원센터는 최장 3년 동안 생산·기술·마케팅을 지원한다. 또한 사무실 임대가 어려운 여성기업은 창업보유실에 입주할 수 있다. 다섯번째 소액인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여성기업 확인서를 받으면 추정가격 5000만원까지는 수의 계약을 통해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출처: 픽사베이

여성기업의 혜택이 좋다보니 여성기업 인정을 받기 위해 법을 어기는 사람도 있다. 최근 한 지역의 공공입찰 순위에서 상위 5개의 기업이 모두 허위 여성기업인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A업체는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여성기업 인증을 받았다. 2018년 3월 대표인 남편은 부인에게 자리를 넘겼다. 부인은 회사 대표로 등기부등본에 올랐고 경영에도 참여한다고 밝혔다. A업체는 여성기업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대표는 경영전반에 무관한 전업주부였다. 공공기관 입찰을 따내기 위해 부인을 내세워 허위로 여성기업 인증을 받은 것이다.


B업체 역시 자신의 어머니와 부인, 처제를 대표와 이사 등으로 허위 신고했다. B업체 대표는 “불법인줄 알았지만 여성기업 확인을 받기위해 어쩔수 없었다”고 말했다. C업체는 작년 공공기관 입찰을 60여건이나 받으며 지역 입찰금액 2위에 올랐다. 공방을 하는 부인을 대표로 앉히며 여성기업 확인서를 받급받은 결과다. 같은 지역에서 12억원 매출을 올린 D업체 역시 비슷하다. D업체 대표는 여성기업 인증을 받은 후 지역 입찰금액 순위에서 1위로 올랐다. E업체 역시 허위로 여성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 대표는 “여성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등기부등본상 대표 이름만 여성이다”고 말했다.

출처: 여성정책연구원 홈페이지

여성기업 혜택이 많다지만 여성기업의 수는 적다. 2016년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총 사업체 395만 192개 중 여성이 대표자인 사업체는 149만 6943개로 37.9%에 불과했다. 사업체 규모가 커지면 그 비율은 현저히 줄어든다. 소규모 사업체에서 여성 대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41%이다.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27.4%, 대기업에서는 6%다.


11월 22일 마스터카드는 국제기구의 통계 자료를 활용해 여성 기업가의 경영 환경을 평가한 ‘마스터카드 여성 기업가 지수’(MIWE)를 발표했다. 한국은 여성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 조사에서 59점으로 58개 나라 중 36위를 차지했다. 사회진출, 지식자산 및 금융 접근성, 우호적인 기업 지원 환경 변수 등 3가지 부문을 평가한 결과다. 연구진은 “일본과 한국 등은 여성이 경영주로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억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 jobsN 최서윤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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